오늘은 좀 일찍 쉬고싶어서 여섯시 이십분쯤 되니 어둑하길래 나왔어.
평소에 자쥬 가던 놀이터에는 아직 애기들 있을것 같기도 해서
우리 동보다 좀 더 올라가면 산쯤에 위치한 단지가 하나 있는데 거의 폐쇠되다시피 한 테니스장 같은게 하나 있는걸 얼마전에 발견했거든. 거기는 몇일간 시간대별로 쭉 가보니 사람이 진심 하나도 안다녀서
글로 룰루랄라 가서 마구 뛰어놀고 신나게 땀흘리다가
너무 어두우니 귀신나올거같아서 슬슬 정리해서 내려가고있었어.

내려오다가 애가 인도에서 응아자세를 취하기에
도로쪽으로 끌고와서 봉투를 꺼내고 있었고.

저쪽에서 사람이 오는듯해서
우리애는 사람을 너무 좋아하니까 혹시나 놀라실까봐 애 몸줄을 손으로 잡고 땡기면서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이런거 집에서 멕이든 뭐든 상관없는데 왜 길에 데리고 오냐고 소리를 빡 질러서
나도 빡치니까 대꾸도 안하고 똥주우려는데
왜 똥은 안치우냐고 소리를. 손에 주황색 봉투 대놓고 벌려서 잡고있었는데.
지금 주우려고 합니다. 봉투 안보이세요?

저런건 사진찍어서 신고해야되!!!! 하몀서 폰 끄내길래
네 지금 찍어서 신고해보세요. 하고 신경 안쓰고 똥줍는데 갑자기 나한테 안될거 같으니
애꿋은 경비아저씨한테 소리를 지르면서 난리를 치는거애 막 욕내뱉고.
어이가 없어서 띵똥끌고 그리로 가니까 막 계속 욕하면서 지네 집으로 들어가더라?

바로 경비아저씨께 상황 설명하고
제가 따로 잘못한것은 없지만 괜히 아저씨 욕먹게 해서 죄송하다. 제가 원래 밑 동 라인에서만 산책할땐 이런일이 없었는데 앞으로는 이쪽으로 강아지 데리고 올라오지 않겠다. 제가 죄송하다. 하고 동이랑 호수 물어보셔서 알려드리고 내려왔는데

그 경비아저씨는 또 관리소에 상황설명 하셔야하잔아? 관리소에서 전화가 왔더라고 집으로.
안그래도 아빠는 이런문제 예민하게 구는 사람이라서
지금 집이 가시밭이야.
진심 억울하고
한대 후려패거나 띵똥이 처 물어뜯어서 합의금이라도 줬으면 덜 억울할텐데 생각밖에 안들고
겨우겨우 아빠 신경안쓰이게 하느라 매일 피똥싸는데
남이랑 시비까지 붙었으니 진짜....

시발 내가.... 아오 진심 뭐 하나 잘못했음 말이라도 안하지...

내가 남자였으면 찍소리도 못했을인간이 어디서 술처먹고 괜히 시비질일까

보통은 이런일 어떻게 함? 그냥 다들 끙끙 참고 넘겨 ?
나 말고는 누구에게 이 한번 들이댄적 없는애가 욕먹으니까 괜히 미안하고 지금 아빠도 꼴보기싫고 동네도 안그랴도 싫어했는데 ㅈ같고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