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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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야?"
"나랑 같이 야식리그 뛰자!!"


야식리그...?
아. 언젠가 수업시간에 들어본것같다. 암흑기에서 중흥기로 넘어가던 스2판에는 오프라인 대회에서 활약하던 선수들 말고도 새벽에 해외에서 열리는 온라인 대회에서 활약하던 선수들도 있었다고. 그걸 부르는 은어가 야식리그였다지, 아마.


"그거 너무 새벽에 해서 별로..."
"아. 오늘 인규형이 하는 아케이드리그 결승전이야!"
"인규?? 혹시 고인규야??"


하나의 표정이 갑자기 확 밝아지면서 환하게 웃고는 민수의 두 손을 꽉 잡았다.


"나 그분 완전 팬인데!!! 올스타전에서 아케이드 리그가 정식으로 자리잡힐수 있던게 그분 공이야!!"
"와..미래에는 올스타전까지 생겨?"
"응!! 게다가 얼마나 매력적인지...특히 솔이...헤헤...."


매력적이란게 솔이를 칭하는건지 인규를 칭하는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털이 뽀송뽀송한 하이얀 포메라니안을 잊을수가 없더란다. 솔이의 영상을 떠올린 하나가 헤벌레했다.


"여기 와서까지 온라인대회마저 정복하고 싶지는 않았지만..고인규를 실제로 볼 수 있다면 당연히 콜!!!"
"꽤나 힘들거야. MVP, 진에어, T1, CJ를 다 잡았던 스베누의 지성이형을 잡은 KT의 승현이가 오늘 우리 상대거든."
"그래?"


저그의 전설 중 하나와 게임을 하게 된다라!


-


짧게 낮잠이라도 자려 령우가 중간연습이 끝나자마자 침대로 달려가서 잠을 청했다. 아직 어떻게 해야 2106년의 나를 만날수 있는지를 몰라 무작정 자기로 한 것이었다.
다행히 눈을 감자마자 금새 주변이 조용해지더니 주변의 물건들이 모두 사라지고 남은건 령우와 령우가 자고있던 침대뿐이었다.
제발..제발 나와라!


-용케 송하나를 만났네?
"....그래. 걔한테 공유를 배울거야. 2106년 따위가 아니고 2016년 본좌가 될거라고!! 이번 시즌은 반드시!!!"


허공을 향해 외치는 것이었지만 공허한 외침이 아니었다. 요즘 팀 내에서의 입지가 얼마나 끝을 달리는지 말로 다 할 수 없었다. 하다못해 윤수형도 우승이 생긴데다가 2티어 2연준이라 프리미어 2연준인 중혁이한테 무시도 당하는데다 우승을 해본 신형이형이나 도우형은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걔한테 배우는 것만으로 본좌가 될 수는 없겠지...분명 다른게 또 있을거야."


침대에 앉은 령우가 턱을 괴고 곰곰히 생각했다.


".....걔를 없애야하나."
-미친 소리! 그러면 2060년에선 환영이겠지만..
"그럼 좀 알려주던가!!"
-16강에서 송하나를 떨어뜨려. 그리고 네가 박령우라는걸 알려주는거지. 그거 하나면 충분해. 분명히 멘붕할거야. 걔만 넘으면 우승은 머지않는거고.
"송하나를 떨어뜨린다고..."


별안간 령우가 웃기 시작했다.


"큭...좋아..간단한거잖아? 크큭...하하..아하하!!"
"령우야. 자는것도 좋지만 자면서 웃지는 말아라."
"?!"


고개를 젖혀가면서까지 미친듯이 웃고있었는데 난데없이 윤수의 목서리가 들렸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어느새 잠이 깬 모양이었다.


"아..미, 미안..형."


-


그날 밤 다음팟은 물론 트위치와 아프리카 등 고인규의 모든 플랫폼이 시청자가 폭증했다.
혐국인들은 채팅창에서 'Oh my god!! D.Va has win again!!'을 도배해대기 바빴고 한국에서는 아직 로스터에도 오르지 않은 D.Va라는 아이디의 소녀의 정보를 캐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


스베누와의 최저가 컨트롤에서 '아케이더를 계승중입니다 지성이형'이라는 명언을 남기며 스갤을 폭파시켰던 승현이 무표정이었다. 아직도 손에선 땀이 흐르고 있었다.
6대0. 완벽한 KT의 패배였다. 자기가 글파에서 무자비하게 짓밟았던 릴졸렬의 꼴이나 다름없었다는게 더욱 화가 치밀어올랐다. 삼칸 숙소에서는 싱글벙글이겠지. 내가 25분만에 게임을 끝내고 디즈니랜드에 따라갔을때처럼.
성민이 보여주는 핸드폰 화면에선 전화로 인터뷰중인 싱글벙글한 병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우리 삼성 선수들이 아케이드도 좀 잘하죠~하하하!
"...꺼. 형."


그냥 재미로 시작했던 아케이드가 승현의 승부욕을 불타오르게했다. 낮고 무거운 목소리에 얼른 핸드폰을 끈 성민이 멀찌감치 뒤로 갔다.


"D.Va...디바...디바라고...."


패딩을 챙긴 승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연습실 문을 열었다.


"승현아! 이 시간에 어디 가려고!"


대엽이 그의 뒷통수에 대고 소리쳤다. 차도 다 끊겼을 시간이었다.


"..얼굴이라도 한번 보게요. 어차피 프로리그에서 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