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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랑켄 유은 후기 한조각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62) 2015.12.16 10:00:21
조회 1446 추천 40 댓글 19

먼저 밑에 저글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글이긴 한데
9일부터 북극씬에서 바뀐 은괴 노선보고 유은 후기 끄적여놨던거 생각나서 상처+북극씬 부분만 들고왔어
나는 이날 (그리고 13일 동은도) 은괴한테 북극씬은 구원과 복수 사이의 갈등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봤거든. 그냥 뻘후기인데 올릴 타이밍을 놓쳐서 생각난김에;;

심각한 개취주의 스포주의
여기서 오늘 이라고 돼있는건 9일 유은공연을 의미함


오늘은 "그래 난 상처가 있어" 하기 전에 목 안만지고 그냥 대사치더라. 이미 아저씨가 인간이 만든 생명이예요? 할때 아이를 밀 결심을 한 느낌. 재연때 늘 그랬듯 "한 괴물이 있었네" 부분 오른쪽 아이의 빈자리 보고 불렀는데 막상 북극탐험 영상때 울지도 않고 우는 모습도 안보이고 그냥 담담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등보인 상태로 빅터 기다려서 아 왜 ㅠㅠㅠ 이러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론 이게 신의 한수였던 느낌.

최근 빅터가 무대앞 도착했을때쯤 은괴가 돌아서서 빅터 바라보면서 기다리는데 이때 표정은 참 좋다. 근데 오늘은 빅터가 일단 발치에 쓰러졌다가 일어나서 곡괭이 휘두르려는데 그거 잡아서 밀치고 곡괭이 던져버린 다음에, 초재연 통틀어 처음으로 으아아아 소리지르면서 빅터에게 달려들어 목을 조르고, 몸싸움할때도 계속 분노를 표출했음. 그리고 총을 집었을때도 지금까지는 그냥 위협? 같은 의미로, 내가 널 죽일수 있는데 총 너한테 주는거야, 같은 느낌이었다면 오늘은 정말 총을 쏠까말까 갈등하는 느낌이었음. 그러다 표정이 가라앉으면서 그 표정이 체념.. 담담함.. 모든걸 내려놓은? 그렇지만 후련한건 아닌? 뭐랄까 그런 표정이 되면서 총구를 돌려서 빅터에게 쥐어주는데... 여기서 너무 현눈이 나더라.

상처는 사실 아이의 살해장면이지만 동시에 괴물 입장에선 아이를 구원하는 것이기도 함. "너도 커서 어른이 되면 인간 행세를 하겠지? 그러지 마." 괴물이 겪은 인간중에 괴물보다 나은 인간은 하나도 없었음. (그렇다고 괴물이 낫단 얘기는 아니고) 아이는 인간행세를 하지 않는다/할수없다는 점에서 괴물과 동류임. 괴물은 아이를 인간이 되어야만 하는 운명에서 구원한 것일 수 있음.

괴물이 빅터를 살해할까 갈등하는 장면도 마찬가지임. 이미 빅터를 닮은, 혹은 어린 빅터를 구원한 괴물이 빅터를 살해함으로써 빅터를 구원할지, 아니면 빅터를 살려둠으로써 빅터에게 복수할지 갈등하는 느낌이었음. 이게 상처에서 앙리의 기억을 되찾으면서 (괴물이 앙리라는 이야기는 아님. 괴물에게는 빅터를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앙리의 기억과 괴물 자신이 인간에 대해 스스로 깨친 기억이 공존하니까) 앙리로서 수행할 제2의, 그리고 현시점의 유일한 구원인 죽음과, 난괴물에서 괴물이 결정했던 혼자로 만드는 복수 사이에서 앙리와 괴물이 치열하게 다툰다는 느낌을 받았음. 상처에서 울지 않고 북극과 연결되면서 은괴는 전작인 짘슈도 떠올랐음. 이번엔 자신의 목숨이 아닌 타인의 목숨을 통한 구원이라는 차이점일 뿐.

그 갈등의 답은 사실 정해져있음. 혼자였던 앙리는 단 하나뿐인 친구 빅터를 만나 그를 위해 목숨을 내놨음. 앙리가 외로운 사람이 아니었다면 어떤 신념 어떤 실험이건 그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음. 자신 외에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까지 함께 다치게 하는 결정이 되기 때문임. 이런 앙리의 외로움은 괴물이 되면서 더욱 증폭됨. 단순히 목을 따서 만들어서가 아니라 괴물에게는 앙리의 그림자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고, 그점에서는 빅터와도 미러이미지임. 앙리, 괴물, 빅터는 모두 외로운 사람들이니까. 그래서 앙리든 괴물이든, 빅터를 구원하고 북극에 홀로 남는 선택은 할 수 없음. 외로움이 가장 두려운 것이기 때문에. 죽음보다도 더한 복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총에 맞은 괴물은 빅터의 뺨으로 왼손을 올리고는 차마 만지지도 못하고 복수를 이야기함. 동시에 유빅의 왼손도 은괴의 뺨으로 올라옴. 데칼코마니처럼. 미러이미지답게. 은괴의 팔이 먼저 떨어지고, 은괴의 마지막 숨결이 사라지고, 유빅은 그제야 엄지손가락으로 은괴의 뺨을 쓸음. 눈물을 닦아주듯이. 그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자 은괴의 몸이 넘어감. 유빅이 중얼거림. 앙리...?
생창을 하듯, 그에게 앙리 일어나 깨어나를 외치는 유빅. 살아나지 않는 앙리, 그리고 괴물. 두 생명의 종언. 유빅은 앙리의 머리를 끌어안고 나는 프랑켄슈타인을 부르고, 은괴는 그 노래를 들으며 옅은 미소를 띔
그리고 나는 초재연 통틀어 북극씬에서 가장 제대로 욺



출처: 연극, 뮤지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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