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펑크가 무슨 놀라운 아마추어 레슬링 실력을 보유하고 있진 않아도(저때 펑크는 좋게 봐줘도 브록이 지적한대로 걍 체육관에서 생활 체육 수준의 주짓수를 하는 게 전부였겠지) 적어도 상식적인 수준의 테이크 다운을 하고 있다는 거지. 

그리고 설령 그런 MMA적인 관점으로 보지 않아도 저 상황에서는 들이 받는 게 당연한 거잖아. 아니... 장난해? 언제부터 프로레슬링이 그렇게 부드러운 스포츠였는데.  

DDP가 오스틴 팟캐스트에서 말하길, 빅 쇼 vs 골드버그가 처음 붙었을 때 빅 쇼는 스피어를 접수해줄 생각이 없었대. 애초에 빅 쇼도 데뷔한지 얼마 안 됐을 시점이라서 콧대가 엄청 높았던 시점이어서였다고 하고. 그런 빅 쇼에게 골드버그는 실제로 스피어를 쳐갈겨 버리면서 쓰러뜨림.

골드버그가 WcW 시절에 제리코랑 마찰 있었던 거 다들 알지? 제리코는 골드버그를 조롱하는 각본을 수행했고. 그러다가 위클리 쇼에서 골드버그가 제리코한테 스피어를 내갈기는 걸로 각본이 종료됨. 그때 제리코는 자기가 '뒤로 3미터는 날라갔다'라고 했어. 그만큼 골드버그가 제리코한테 열이 받았던 상황인 거지.

물론 프로레슬링에서 위험한 장면은 가능한 절제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 예를 들어서 머인뱅 2011에서 시나 vs 펑크를 보면, 시나가 탑 로프에서 레그 드랍을 하는 걸 펑크가 파워밤으로 반격하는 장면이 있는데, 저 장면은 존나 불필요했고 위험했다고 생각해. 두 선수가 좋은 경기를 해보자는 야심 때문에 저런 장면이 나온 거고 뭐 결국에 그것 때문에 시나가 다치거나 하지 않았으니, 잘된 일이지만 그래도 불필요했다고 생각해.

근데 저 테이크 다운은 그런 경우 자체가 아니잖아.

에릭을 덮치는 오스틴.

오스틴은 MMA 훈련을 하거나 아마추어 레슬링을 수련한 경험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저기에서 패기 넘치는 테이크 다운을 보여주잖아. MMA나 아마추어 레슬링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는 나 같은 팬들은 갸 저거 보면서 '와 시발 오스틴 쩐다!!' 하면서 즐거워하겠지. 그리고 그게 딱 지금 이 시대에 로만한테 요구되는 기준임. 근데 로만 저 미친 놈의 새끼는 그 낮은 하한선조차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거고.

아니.... 로만이 14년도 말에 '내가 존 시나의 짝퉁 같다고? 내가 운동 신경 좋고 더 잘생겼거든!' 이랬다고(프로모도 아니고 인터뷰에서) 기억하는데 뭐 저딴 테이크 다운이나 하고 자빠졌으면서 뭔 놈의 운동 신경 타령이야. 뭐 운동 신경 자체는 좋겠지. NFL 구단이랑 계약을 맺어본 적도 있긴 하니까. 근데 보여주는 게 있어야 인정을 해주든 말든가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