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은 테이크오버 리스펙트에서 했던 베일리 vs 사샤 뱅크스 경기 초반에 나온 장면인데

만약 두 선수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 짧은 장면이 저 둘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사실을 알 듯

베일리는 허거고, 선하고 바른 캐릭터로 남녀노소 가리기 않고 사랑을 받으며

자신의 적에게조차 존중을 보내는 캐릭터라면

사샤 뱅크스는 보스고, 야망에 가득 차 있고 이전 브룩클린에서 패배 후에도 

그 날만 예외적으로 니가 더 뛰어 났을 뿐이라고 말하며,

이기기 위해서 저런 호의 조차도 이용할 수 있는 캐릭터지

물론 이런 장면이 만들어 질 수 있는건 은행장과 베일리가 저 경기 이전까지

자신의 캐릭터를 확고히 하고 모두에게 나는 이런 캐릭터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각인 시켰기 때문이겠지만

지금 제리코가 보여주는 캐릭터에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건 그 선수의 현란한 마이크웍이나

리스트 오브 제리코라는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만든 소재 덕분이지만

그런 이유 전에 경기에서 제리코가 보여주는 수많은 디테일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함

예를 들자면, 태그팀 경기에서 무릎으로 거의 기어가다시피해서 태그하는 장면이라던가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 중에서는 브레이 와이어트나 딘 앰브로스가 이런 걸 잘 보여주지

딘이 존 시나와의 경기에서 stf 걸린 상태에서 풀려나기 위해 손을 물어 뜯는 장면이나 

에제와의 경기에서 카프 크러쉬 걸린 상태에서 링 바닥에 머리를 찍어서 그걸 푸는 장면 등은

경기 내적인 쇼맨쉽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선수가 미친 또라이 라는 걸 보여주는 디테일이라고 생각함

브레이 같은 경우에도 승리 후에 무릎을 꿇고 손을 벌리는 모습이나

존 시나와의 레매 경기에서 관중 반응을 좌지우지하는 장면 등을 보면

자신의 맡은 미친 사이비 교주 캐릭터에 상당히 부합하는 모습들이니까

비슷한 세대인 로만이나 세스 같은 경우에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의 어필이 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함

뭐 둘이 캐릭터가 명확치 않아서 그런 것도 있고....이런건 쉽게 얻을 수 있는것도 아니라서 다른 장점으로 어필해야지

아무튼 요즘은 각본 탓도 있고 전체적으로 저렇게 확고한 캐릭터가 많지 않아서.....

당장 위에 언급한 사샤 조차도 선역 전환하면서 저 때만큼 디테일한 부분을 잘 못 살리는 것 같으니까

진짜 이번 샬럿과의 대립은 빌드업만 잘 됐으면 베일리와 대립 이상으로 양질의 대립이 나왔을텐데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