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의 전설이 그런 거로구나..

 여우비 올때 호랑이 장가간다는 말은 익히 들었지만 그런 비하인드가 있었는 줄은 이제사 알게 된 나.

 가만있자...

 일명 언어유희로 작가님아가 노렸나?!

 아니면 뒷끝 꼬리 한번 거하게도 길다, 

 애달픈 어린 내님 버리고 도망 갔음, 발병이나 나지 말지.. 고생티가 안날 수 없는 은수 행색에,

 가엾다가 미웁다가 아니지 내겐 그저 복수만 살길! 제 정신 다잡는다 괜히 욱해서는 비수 날리다가

뒤돌아 서서는 어른 형우의 타의에 의한 신종 자학모드에(일도는 지가 골목대장이라도 된 듯 씐났겠지.쳇.) 이어진 과거회상일 뿐인가.

 십여 년전, 신은수(樹/나무.수)라는 꾸이나무 아래 어린왕자 기다리던 어여쁜 여우 한마리

전설은 이제 없다면서 어른이 되어 홍명호(虎/호랑이.범)에게 시집가는 날, 

(혹은 정치호랑이에게 바짝 쫄은 가여운 여우 한마리, 그래도 진실이 알고파 눈 부릅뜨고 호랑이굴에 들어온 날) 

 강산도 변한다는 십여 년의 시간차를 두고 이제야 비로소 

 푸르러 눈 시립던 시절부터 그 여우 평생 지켜주겠다 사랑을 말하던 구름 진형우(雨/비.우)가

 강일주(日晝/대낮에 태양) 뒤에 숨어 제 속에 담고 있던 눈물을 뚝뚝 흘렸더래요.

 뭐 이런 건가!?

 이제보니 일주인 상희만 거짓말 잘하는 줄 알았더니만,

 은수나 형우도 곧잘 잘하대~

 그앤 어설픈 풋사랑이고 니가 내 첫사랑이야..

 얘~ 나 애아줌마야.. 그애 대한 건 이제 까마득해~ 고 거짓말.

 꾸수한테 먼저 돌멩이 던진 건 꾸우 넌데

왜 니가 짱돌 네댓 개 맞은 것처럼 아파하는 건데~

 꾸우에 대해선 기억도 가물거린다 휘릭 넘겼던 건 넌데

왜 때문에 그애가 꾸수 너에게 보여주려했던 파릇하고 달달한 '미래'를 담았던 프로포즈 씬들을 회상하는 건데~ 

 자긴 절대 그럴 리 없다 자신했었을텐데, 그 찌질남이 이제보니 나로구나.

 꾸이나무 아래에서 안될 줄 뻔히 알면서도 혹시나하며 '니 엄마 버리고 나랑 도망칠 수 있겠냐' 묻던 은수에게

 선뜻 그래 그러자 말 못한 형우는 이제와 후회가 밀려올 수도 있겠다 싶어 짜안.....

 서로에게 언제나 꾸이아빠 꾸우, 꾸이엄마 꾸수로 남을 줄 알아서

 푸릇했던 시절 첫 설레임, 첫 프로포즈를 회상하며 그 일만 아니었다면 지금과 사뭇 달랐을 '미래'를 상상할라칠때

홍미래양이 엄마~하고 부른다.

 니 미래는 그냥 이 미래로 만족해! 하는 것도 아니고 은수는 다시금 깨달았을지도 모르겠다.

 제게 참말로 친절한 운명씨다. 냐하~!

 제 어린 왕자를 기다리느라, 그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부터 가슴 설레이게 될 여린 사막여우 은수야..

 고개 들어 쳐다본 밤하늘에 달무리 진 만월이 떠 있더구나.

 너 고향 떠날 때는 반달이더니 말이지.

 만날 사람은 반드시 만날 수 밖에 없어.

 전설은 없는 게 아니다, 잠시 잊혀졌을 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거시야!

 꾸이아빠 형우야..

 알고보면 범인은 이 안에 있다!

 니 재봉틀 뮤직박스 등잔 밑의 절도범 얼른 잡앗!!

 언제부터 몇 사람 목숨줄이 '마음빚', '몇마디 사과'로 퉁쳐질 수 있는 게 된건데.

 나쁜 기지배!

 그나저나 강석현은 당사자께서 웬 제3자 화법을 쓰는 거임?

 진의원을 글케 죽음에 이르게 한 비밀장부 원본에 대해 알고 싶다니?

 상황이야 어쨌든 결국 자살을 독려하는? 메세지를 비밀리에 보낸 건 자기 아님?? 

 아니면 그 비밀 메세지에 대한 것도 뭔가 다른 사연이 숨어있는 거라 봐야 하는 건가???

 이 집 가족들 왜 그러는 건데...

 왜 제 살 아픈 것만 알고

 남의 살 아리는 건 무감각한 건데... 왜... 

 나이가 많고 불치병이고 불우한 환경 이딴 다른 핑계에 숨지 말길...

 그 모든 역경에도 꾸이나무처럼 오롯하게 살아남은 은수가 있어, 이싸람들아...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