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에게 '너의 어떤 부분은 항상 사랑해줄 수 있다'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게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는지가 질문이었음.

토로한테만 약간 핀트가 다른? 질문이 계속돼서 살짝 웃긴 분위기 됐다가... 

모든 사람한테는 여러가지 면이 있잖아요.

올리버가 가진 건 안 좋은 상황에서도 넘어갈 수 있는 입담이나 (손으로 표현 ㅋㅋㅋ) 자유로움 등인데,

그런 면들은 당연히 사랑할 수 있겠죠.

근데 그런 거 말고 특정한 부분이라고 했을 때, (사랑하는 부분이 아니라) 반대로 생각해보면.

필립은 올리버의 그 중독이라는 걸 견디지 못해서 떠난 거잖아요.

필립은 상대한테도 그렇지만 그보다도 그걸 견딜 수 없는 자신, 이럴 수밖에 없는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는 거죠.

자기가 올리버한테 원한 건 모르는 남자와의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내 자신으로서, 각자의 존재로서,

눈을 똑바로 본다거나 하는 그런 '공유함'인데.

올리버의 중독이라는 건 결국 껍데기라는 거잖아요. 필립은 그 껍데기밖에 없는 관계를 견딜 수 없는 거죠.

그렇다면 그 중독 말고 다른 것, 그 어떤 거라도 정말 아껴줄 수 있고 사랑해줄 수 있지만.

올리버가 남을 대할 때나, 자기 자신을 대할 때도, 그렇게 가치 없게 행동하거나 그런 마인드를 갖는다면 떠날 수밖에 없다...

필립한테는 그런 게 중요한데, 그게 안 되기 때문에 떠난다는 거죠.

내가 대충 정리해서 쓴 거긴 한데 내용은 저대로였고.

사실 14 필립은 분량도 그렇고 58에 비해 깊이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진짜 다르게 보임.

14 필립이 각자 자기 자신으로서 마주하는 공유함을 원했다는 게... 

그리고 신나서 촛불 켜고 얘기해야 될 것 같다면서 58 필립 상플 하는데도 진짜 하는 말들이 다 좋더라.

필립 치료 얘기 하면서도 그냥 치료라고 하지 않고, 그들이 소위 말했던 '치료'라는 것, 이런 식으로 상처가 되지 않을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한다는 느낌 나서 좋았음.

필립이 구토 요법 받고 나서 올리버에게 감정은 가는데, 올리버를 봤을 때 구토가 난다면... 그런 생각을 하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그 얘기 들으면서 나도 같이 가슴 찢어지고... 

가능성 얘기도 그랬고. 다른 것보다 요즘은 올리버가 아동문학 쓰는 이유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가능성 때문'이라고 얘기하는데 그 대사가 좋았다면서... 다들 어렸을 땐 많은 가능성을 갖고 살다가 크면서 점점 그게 적어지는 것 같다고.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이 있지만, 자기도 그렇고 다들 각자의 많은 가능성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었나... 내용은 맞는데 표현이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하고 싶은 말도 많아 보였고, 평소에 필립에 대해 되게 여러가지 생각을 갖고 있구나 싶어서 다시 보게 되더라.

사실 평소에 많이 생각하지 않으면 그럴 때 그런 답이 튀어나오지 않으니까... 

말을 유창하게 하거나 그런 것도 전혀 아닌데 왠지 곱씹게 되고 여운이 남아서 나도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관대 여러모로 참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