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웠는데 잠도 안오고 해서 그냥 짧게 끄적거려봐. 

일단 앓다 죽을 요정넷을 보고 왔는데, 내가 기대했던 거랑은 다르기도 하고. 나 혼자 쓴 후기 보면서 곱씹다고 다른 생각도 들어서 갤에도 써봐

요정넷 생각보다 쎄진 않아. 나는 정말 세고 세며 센 넷과 촤의 파워게임을 기대하고 갔는데 내 기대가 너무 컸나봐. 개취포함 많이 되있으니까 그거 감안하고 봐줘.

내가 극보면서 너무 실망한건 전혀 파워게임같지가 않아. 까놓고 러브미에 가까워. 처음 등장 때부터 범촤 놀래키기 위해 조심스럽게 오고, 요정넷 간지럼태우면서 장난치고. 스킨쉽도 많고. 이게 나쁘다기 보다 강강노선을 기대하고 간 나에겐 너무 충격적이었어. 나 나를 포함 쓸덕들 현웃오는거 못참고 웃는거 오늘 처음 봤어. 꿍스꿍스가 아니라 소리가 난건 진짜... 무릎베게씬.  요정넷 이거 노린거에요? 나 진짜 내 눈 의심했다. 저게 뭐지?!?! 그 디테일에 대해서는 참 호다 불호다 말을 못하겠어.그냥 너무 컬쳐쇼크여서 멍-

일단 이페어의 노선에 대해서 느낀 걸 써보자면 난 계약서가 진짜 충격적이었어. 그간 내가 본 페어들은 계약서를 쓸 때 촤가 넷을 달래는 느낌이었다면 범촤와 요정넷은 전혀 아니야. 범촤가 자 계약서야! 동등해지는거야 기회를 잡아! 이러는게 아니라 요정넷이 저 계약서를 써주면 촤가 얌전해질까 이런 느낌이었어. 

범촤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용이 동생에 대해서 언급할때였거든. 둘이 장난치면서 놀다가도 동생 얘기만 나오면 정색하고, 신경질적이 되고. 나는 이게 동생만큼 사랑받지 못했다는 리촤의 애정결핍도 느껴지고 넷에서 자신말고 다른 사람이 언급되는 걸 싫어하는 느낌도 들었어. 그리고 한 편으로는 넷에 대한 열등감까지 있는 느낌이었어. 그러니까 촤는 넷으로부터 결핍된 부성애를 갈구하고 요정넷은 그걸 받아주는 느낌. 범촤는 정말 어리고 불안하고 신경질적인 촤였어. 그래서 좋았던 범촤 디테일이 처음 등장할 때 장난치는 거나,  무대 끝부분에서 평균대 걷는것처럼 팔 벌리고 아슬아슬하게 걷는거. 불안정한 느낌을 단적으로 보여준달까? 

근데 이게 정작 극 볼 때는 별로였어. 이게 왜 극 볼때 별로였냐면, 정말 나는 슈페리어한 리촤가 중요한데 범촤는 안 그래보였어. 일단 내 기준에서 대체 뭐때문에 넷이 리촤를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 그리고 넷도 촤를 크게 인정해주는 느낌은 아니었어. 플랜에서 넷이 촤한테 대체 누굴죽이겠다는 건데? 나말고? 이 장면에서 요정넷의 의도는 너가 나말고 진절머리 날 정도로 친해진 사람이 있단말이야?라는 의도. 범촤가 요정넷을 좋아하는 만큼 요정넷도 리촤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그리고 저 말에서 아마 범촤는 요정넷앞에서만 앞에서 말한 불안정한 상태를 편안히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아마 요정넷 없는 곳에선 좀더 슈페리어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쓸에선 그런 장면은 쓸모가 없지. 또 다른 개롤들이 많이 언급했는데 지금까진 완벽해?하고 묻는 범촤와 그저 끄덕이는 요정넷. 이 장면도 이런 노선의 일부분으로 보여져.

이렇게 생각하면 요정넷이 약한넷은 아니야. 어찌보면 강강넷인데도 불구하고 파워게임같지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유약한 촤때문이겠지. 어찌되었든 요정넷은 촤와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어. 그럼에도 촤를 위해서 맞춰주고 있다는 느낌. 원래 에원리때 다른 넷들은 다들 미리 성냥을 준비하고 뿌뜻하다는 듯이 내밀기까지 하는 넷도 있었어. 근데 요정넷은 촤가 먼저 요구하길 기다려주고 그제서야 불을 줘. 게다가 쓰릴미 넘버 끝나고 담배를 피울 때는 촤가 피는 담배를 가져가기도 하고 살인을 하자는 말에는 헛소리하지말라는 듯 담배를 다시 물려주기도 하고. 여러뭐로 촤보다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느낌이야.

틀림없이 짧게 쓴다고 했는데 길어지네ㅠㅠㅠ 이러다 그냥 후기 한편 다시 쓰겠다ㅠ 어쨌든 범요정 페어 신선했어. 다만 좀더 슈페리어한 리촤를 너무 크게 기대한 나와, 그리고 언급안할려고 했는데 정말 세륜 조명과 도무지 13쓸 짝퉁하위호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연출-- 그래 내가 오늘 쓸 보면서 가장 큰 불만이었어. 표를 놔야하나 고민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13쓸 정말 좋아했어서 배우들 빼와서 13쓸에서 보고싶다는 생각도 했고. 급하게 마무리 지으려니까 힘드네;; 

ㅎㅈㅇㅇ 앓다죽을 요정넷보려고 갤로고침에 새로고침했던 시간들. 의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