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늦었지만 어제 공연 후기 안쓰고 지나가기엔 좀 아쉬워서.. 근데 쓰다보니 후기라기보단 로이캐릭터 스터디 위주넼ㅋㅋㅋㅋㅋㅋ 어제 공연 쓰려다보니 자세한 디테일들이 기억이 안나서 스터디가 되어버렸음..ㅋㅋㅋㅋ

아가사 연출과 캐릭터 개연성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그래도 n차 돌다보니 여러 생각이 드는건 어쩔수 없네. 볼수록 왜 자꾸 로이맘이 되지(...)ㅋㅋㅋㅋ 어제 혼자 로이에 이입해서 널죽이고싶어 듣다가 눈물 또르르 흘림...ㅋㅋㅋ

로이가 미궁 속에 숨겨둔 검은 괴물, 살의를 뜻하는 것이라면 사람들은 두가지 선택을 할수가 있어. 그것에 잡아먹히거나 아니면 맞서싸우는것. 정의가 사라진 세상 속에서 그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아가사는 늘 자신의 살의와 맞서 싸웠고 꾹꾹 참으며 살아왔어. 하지만 딱 두 번 그 살의를 개방한거야. 어릴때, 아직 뭘 모르고 그것이 나쁜것이라는것조차 학습되지 않았을 무렵,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는 티타임멤버들에 염증이 났을 때 자신도 모르게 로이를 부르게 된거지.
하지만 아가사는 로이가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해. 왜냐하면 의식적으로 부른게 아니라 끝없이 치닫는 슬픔속에서 로이를 일종의 방어기제로 부르게된거나 마찬가지였으니까. 티타임 멤버들을 끝내 죽여버리는것이 아니라 저택에서 도망쳐나온 것만 봐도 아가사가 결국엔 로이를 어느정도 눌러냈다는걸 알수있지. 나중에 널 죽이고싶어에서도 나오지만 아가사는 자신에게도 검은 괴물이 있다는걸 거의 무시하면서 살아왔으니까.

어쨌건 가까스로 이루어진 둘의 재회는 살얼음판을 걷는것처럼 아슬아슬해. 아가사가 조금만 복수심과 살의를 잃어버리게 되면 로이는 사라져야하거든. 그래서 아가사가 소설을 그만쓰려고 했을때 로이가 엄청나게 화를 내지. 이제야 겨우 만나게 된 아가사인데 다시 저멀리 사라져버리려는거잖아. 늘 자신을 보고 도망쳐버리는 아가사의 뒤에 숨어 서서 항상 때가 오기만을 지켜보고있던 로이가 그렇게 놔둘리가 없겠지.

그래서 극은  로이가 이끄는대로 증오와 복수로 치닫게 되고 아가사는 모두 죽여버릴거라며 결국 로이를 받아들이게 되지. 드디어 아가사가 자신 안에 있는 괴물과 마주치게 된 순간이야. 거의 그 괴물에게 잡아먹히게 되려는 바로 그 순간, 레이몬드라는 붉은 실이 나타나고 정신을 차린 아가사가 칼로 괴물을 무찌르고 미궁밖으로 나오게 되지. 한 차원 더 성숙해진 추리소설의 여왕으로서.
아마 그 뒤로 아가사는 로이의 방문에 이전처럼 도망가지 않았을 것 같아. 추리소설을 쓰는 것은 끝없는 미궁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고 했으니 아마 소설을 쓸때마다 로이를 만나게 되지 않았을까. 대신 그 살의를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렸겠지. 독이 적게 쓰면 약이 되는 것처럼 아마 영원히 로이와 함께 하지 않았을까.


여기까지가 내가 이해한 로이와 아가사에 대한 관계고 어디까지나 내 생각임(((나)))ㅋㅋㅋㅋ 그리고 어제 후기를 좀 쓰자면 범로이때문에 정말ㅋㅋ 케이윌이 부릅니다 눈물이 뚝뚝.. 개취로 아가사는 널 죽이고 싶어/ 독 vari/ 널 죽이고 싶어 vari때문에 팽팽돌게 되는 것 같아. 특히 널 죽이고 싶어 vari에서 로이가 너무 안되보여섴ㅋㅋㅋㅋㅋ 눈물이 남ㅋㅋㅋ 자기만 보면 늘 도망가버려서 그 뒤에 숨어있을 수밖에 없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자신을 부르기에 기뻐하며 갔더니 알아보기는 커녕 거짓말이나 하고... 어제 불륜을 지켜보는 레이몬드를 가리려고 달려가는 혜가사를 보면서 한숨쉬듯 웃는 범로이가 눈에 어른거려. 넌 니가 상처받는건 생각도 안하고 저 어린애나 감싸고 있구나, 도무지 이해를 할수가 없다는듯한 웃음. 로이와 아가사의 평행선을 달리는, 그럴수밖에 없는 그 관계때문에 더 마음이 아픈것같아. 크흡 왜 행복하질 못하니 너네..ㅠㅠ
로이는 자기를 받아들이기만하면 모든게 다 수월해질텐데 끝까지 자기를 거부하는 아가사가 이해하지 못하고, 아가사는 아가사 나름의 이유ㅡ사실 현실에서 그렇게 칼부림하고 다니면 철창행이지ㅋㅋㅋㅋㅋㅡ로 로이를 거부할수밖에 없지.

어쨌든 둘이 난 널 죽여버릴거야/ 난 너를 사랑해- 난 네 안에 있어하고 절절하게 노래부르는 것때문에 대가사를 놓지 못하겠어...ㅋㅋ 후반 저 하이라이트가 프콜로라도 남아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
아무튼 어제 혜가사랑 범로이랑 케미가 워낙 좋아서... 화요일 최가사랑 범로이도 되게 좋았는데 절절함은 혜가사랑 붙었을때 조금 더 큰것 같기도 하고. 어제 혜가사가 사라져달라고 말하니까 혜가사를 더 품에 꼭 껴안으면서 아니라고 중얼거리는 범로이때문에 산주든 자세로 오열ㅋㅋㅋㅋㅋ 둘 다 감정 미쳤어요..?

아가사는 아무래도 연출이 아주 뛰어난 극은 아니다보니 배우들 역량이 매우 중요한것같아. 뭐 안그런 극이 있느냐지만 연출이 좀 구멍이있어서 배우들 연기로 이어나가야하니 더 그런듯ㅋㅋㅋㅋ 그리고 로이는 캐릭터가 잘못하면 제대로 중2캐라서 진짜 맘먹고 치명으로 가거나 아니면 그만한 개연성을 부여해야되섴ㅋㅋㅋㅋ 범시 연기에 새삼 박수를 보낸다.


그래서 ㅎㅈㅇㅇ 아가사 오슷이 나온다구요...?
ㄷㅈㅇㅇ 삼로이 전곡 박제 소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