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후기 보고 고민하다가 오늘 막공인 거 알고
어렵게 이리저리 부탁해서 표를 구했던 난
아무래도 극에 대한 기대가 컸나 봐.
뭔가 샤라쿠나 그 주인공이 그리는 그림들이 무대에 촤악 펼쳐질 걸 기대했는데

설명만 화가고 그림을 안 그려-_-
도대체 설명에서 잔뜩 강조한 선과 색 얘기는 어디서 봐야 하는 거니-_-
이게 화가 얘기인지, 그냥 화가가 등장하는 신파인지 모르겠잖아-_-

그리고 도미사부로........ 호이배우 나온대서 내심 기대했건만..........
분장하고 춤추는 도미사부로 보면서

........... 일본 무용 분위기가......... 으음...................
하면서 보고 있는데 순간 들리는 "쿡" 소리.
아주 작았지만 A구역 뒷쪽에서 들리는 듯한 그 작은 소리 덕분에
웃음터져서 그때부터 도미사부로 장면에서 집중이 안 되네.
그 소리를 시작으로 간간히 옆에서 흣. 큭. 이런 소리가 났기 때문에 더더욱. ^^
호이가 연기를 못 해서는 아닙니다-_-
................ 하지만 그 춤은 좀 아니야ㅠㅠㅠㅠㅠㅠㅠㅠ 누굽니까, 그 안무 짠 사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일본무용을 잘 몰라도 뭔가 그건 좀 아니라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캐릭터 설명 보면 굉장히 속깊고 다면적인 캐릭터인데

이게 왜 평면적인 80년대 신파가 되는 건지 누가 나한테 설명 좀 해줄래요-_-
좋게 해석하고 싶어도 해석이 안 된다.

대사로 계속 화가가 내 선이 아니야, 내 색이 아니야!!! 라고 하는데
그걸 극에서 공감하게 해줘야 하건만 그림은 안 그리고 자꾸 대사만 하고
뭔가 그려진 종이가 돌아다니는 건 얼핏 보여서 알겠는데 객석에는 어떤 그림인지 보이지도 않으니
어떻게 그 화가의 고뇌에 공감을 하겠냐고요-_-
뭔가 더 회화적이고 그 화가의 고뇌를 깊게 그려낼 줄 알았더니

삼각관계에 얽힌 80년대 신파. 라고 요약하게 되는 걸 어쩌면 좋냐고-_-

극이 나빴던 것도 아니지만 좋았던 것도 아냐.
여러모로 아쉽다, 정말.
특히 도미사부로. 굉장히 안타깝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질 줄 알았는데 이게 뭔가요...

화가의 고뇌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그런 건 전혀 전해지고 있지 않고
사랑에 대한 것도 난 솔직히 별로 공감 안 된다고.
도대체 링고는 왜 등장한 거냐-_-
사무라이야 도미사부로의 죽음 때문에 필요했다고 쳐도
굳이 링고를 넣어서 다중 삼각관계를 구축해야 했나요-_-
화가 얘기도 다 못 하고 도미사부로 얘기도 다 못 하고
그냥 불쌍한 도미사부로, 불쌍한 아야까. 뭐 이렇게 끝내는 건가-_-

.............. 혹평하는 것 같아서 미안한데 내 기대가 컸던 건지 이래저래 아쉬워서 이러는 게 맞습니다-_-
샤라쿠를 내세웠으면 최소한 그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어떤 그림을 그린 인물인지 보여달라고.
소재는 거창하게 내세워놓고 이도저도 아니게 가상인물이라고 물타면 안 되죠-_-
부분적으로 괜찮은 점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영 마음에 안 차네.
그래도....... 멀티 역할 하신 여자분, 도입부에 무용하신 분, 아야까 님, 그리고 해금연주하신 분께는 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