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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제이 자둘 짧후기(스포,개취주의)앱에서 작성

ㅇㅇ(223.38) 2021.04.11 23:40:11
조회 693 추천 34 댓글 10

삼연은 자첫이지만 재연때 자첫자막한 기억이 남아있어서 자둘이라 적었어.
그때는 학1의 첫사랑 얘기로 풀어가면서 이해했고..
극이 서사를 꽉 채우기보다 보고싶은대로 보라고 의도적인 비움이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자둘이 다를 줄은 알았지만... 그 예상보다도 더 많이 다른 느낌이었어.
그나마 내가 자첫엔 희망엔딩을 본 거 였구나싶더라.

자첫과는 좀 다른 시각으로 보고싶었지만
오늘도 학1이 줄리엣에게 반하는 순간이 강하게 남아서...
학1의 사랑얘기로 풀어갈 거 같아.
다만 자첫의 감상과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자신의 피흘리는 사랑을 위로받은 학1이 어떤 의미로든 죽음을 맞으며 동시에 다시 태어나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오늘은 학1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비극속으로 걸어들어갔다는 점이 좀 다를 것 같아.
여전히 내게 알제는 학1의 피흘리는 사랑이야기이자, 그 무엇과도 비교 못 할 '비극'으로 느껴졌어.

자둘해도 여전히 캐릭터들의 전사가 와닿는 극은 아니라..
사실 1막 내내 나는 왜 학2가 줄리엣일까를 고민했어.
왜 학2여야했을까.
학1의 선택이었다고 봐야할까? 아니면 어머니와 유모역할을 선점한 학3,학4에 의한 자연스런 우연인걸까?
학3과 학4가 뜯어 말릴만큼...
학2가 학1이 끌어들인 이 사랑얘기 속, 정해진 비극 속에 빠져드는 이유가 뭘까.
나는 그게 가장 궁금했었는데 오늘 공연을 다 보며 내린 결론은.. 줄리엣이 누구였던간에 학2와 같은 반응을 했을거 같단 거였어.
누구든지... 로미오와 눈마주치고 대사를 주고받으면서 학교에서 금지되고 억압된 자신 안의 사랑을 깨웠을 거 같더라.
그게 단지 하룻밤의 꿈일지라도.. 결혼 서약을 주고받는데에 그토록 진심이 될 수밖에 없게끔.
이 사랑 이야기가 내 이야기라고 믿을 수 밖에 없게끔..
학1은 그만큼 진심이고 열렬히 '로미오'가 되었구나싶었어.

시작은 가벼웠겠지.
그래도 사랑얘기라 학1이 끌렸을 것 같아.
그리고 정해진 비극이라 더 끌렸을 것 같고...
그들의 삶이 그다지 아름답진않다보니까..
무의식적으로 행복한 얘기보다 비극 속에 자기를 끼워넣기가 더 쉽지 않았을까.
나 대신 피흘리고 아파하는 그 존재가, 어쩌면 아파도 아프다 말할 수 없고 사랑해도 사랑한다 내 뱉을 수 없는 학1에게 구원같이 느껴졌을 수도 있었겠다싶었어.
그리고 그런 학1의 진심은 서로 서로 전염되어가고
사랑은 사랑을, 폭력은 폭력을 부르면서
아이들은 점점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게 되지.

아이들이 망설일때마다, 서로 손을 부여잡고 다시 환상 속으로 들어와.
누군가에게 지금, 이 비극이 필요하니까.
피흘리는 내 마음대신, 나 대신 외치고 아파하고 슬퍼하며..
나를 대신해 죽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니까.
아이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비극을 걸어가.
네 고통을 이 이야기 속에 던져줄게.
나에게 나눠주면 내가 환상 속에 날려줄게.
현실을 잊고 꿈을 꾸자.
오늘 밤, 깊은 밤, 이 시간은 우리에게 허락된 꿈의 시간이니까...
하지만 학1이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불러 세웠을때, 아이들은 차마 환상 속에 머물러주지 못했어.
비극은 이미 죽음으로 마무리되었고 이야기는 끝났어.
아침이 밝아오고 이들은 현실로 돌아가야하는거야.
내 피흘리는 고통을 대신 안고 죽은 그들을...
어둠 속에 묻어주고 현실을, 나의 비극을 맞이하러 가야했지.

아이들은 학1을 깨우려 노력했지만... 학1은 환상 속에서 깨어날 수가 없었어.
로미오의 고통보다, 깨어나서 느끼는 고통이 더 컸기때문에..
사랑의 고통보다도 현실의 비극이 그에게 더 거대했기때문에
짧은 환상으로는 충족되지않는 허무한 가슴때문에..
학1은 비극 속에 머물고싶었어.
자신의 고통은 단지 사랑의 고통... 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에 영혼을 빼앗긴 학1은 모든 현실과 규칙과 삶을 배반하고 홀로 책상을 오르지.
왜 하필 사랑이야기일까, 왜 슬픈 사랑얘기에 학1은 그토록 메달렸을까.
자신의 사랑과 그 사랑을 겹쳐본 것도 있고...
또 자신의 현실에선 전혀 없는 비극이기도하기 때문이겠지.
폭력과 억압, 어떠한 상실과 좌절이란 비극은 학1에게 너무나 현실적이고 가까운 비극이었겠지만
자신이 앓는 사랑의 열병은, 이뤄진적도 이룰 수도 없는 비극이었을거야.
그들의 환경은 사랑을 철저히 차단하고있었으니까..
그래서 학1은 더 사랑얘기에, 사랑으로 시작해 끝나는 비극 속에 빠져들었던게 아닐까.
나의 현실과는 정반대의 비극이기에, 더 환상처럼 느껴지는..
꿈결같이 머나먼 이야기.
그럼에도 나만큼이나 불행하고 피흘리며 상처입는 이야기.

학1은 현실의 고통과 비극보다, 사랑의 비극을 택했고..
학1의 삶보다 로미오의 엔딩을 골랐어.
발을 구르며 외치는 목소리들이 학1의 터질듯 뛰는 심장소리와, 머리를 가득 메우는 '어젯밤 꿈'처럼 느껴지더라.
환하게라고 적으면 안될 거 같지만, 환하게 웃으면서..
한없이 빛을 향하면서 빛만을 바라보며 어젯밤 꿈을 꿨어라 되내던 학1은 마지막 말을 토해내며, 붉은 천을 폭발하듯 내 던졌지.
휙- 펼쳐지며 날아가는 천을 보며 학1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마침내 자신의 열병같은 사랑을 보내줬을까.
어젯밤 꿈, 그 안에 담아서...
더이상 자신 안에 갇혀있을 수 없는, 억압되지 않는 어떤 정체모를 감정을 내던진 것 같았어.
이젠 되돌아 올 수 없다는 걸 알지만, 한 번 내뱉어버리면 이제 두 번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단 건 알지만..
이것이 결국 사랑이란 이름의 비극일 수 있단 걸 알지만.....
그래도 변하는 건 사랑이 아니니까.
기꺼이 사랑이란 이름의 비극 속에 자신을 내던진 것 같았어.
현실의 삶을 버린다해도... 자신 안의 유일한 진짜를 택하는 것 같달까.
비극일지라도 그 사랑은 진짜니까, 진심이니까..
가야만했던 거 같달까.


오늘도 여전히 학1 중심으로 보긴했지만 그래도 자첫보단 다른 학생들도 좀 눈에 들어와서..
난 학3, 학4가 롬줄을 말리는게 주변 눈치를 봐서라고 생각했었는데 오늘보니 그게 아니라 그냥 그 '둘'이 말리는 걸로 보이더라.
왜 그렇게 진심으로 사랑을 맹세하는데?
사랑에 진심이 되지말라고,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탐하지말라고...
학1이 학2를 자신의 비극 속으로 끌어당기는 걸 막는 것만 같았어.
그리고 메가 가끔 목소리를 깔때가 있던데 그 중 하나가 줄리엣의 죽음이었어서.. 순간 줄리엣보다도 학2가 죽는 느낌을 받아서 신선했어.
학2가 사랑을 위해 죽을 수 있다고.... 생각해버린거 같달까.
마치 학1처럼 비극적인 사랑을 알아버린거 같달까..
그래서 더 마지막에 학1에게 해주는 말들이 잔인했던 거 같고 또 그렇게 말할 수 있게 된 거 같기도하더라.
내가 해봤는데.. 사랑을 위한 죽음 속에... 나를 내던져봤는데..
결국 아침 해는 뜨고 우리의 현실은 다가오니까..
우리는 우리의 비극이 있으니까.
닿을 수 없는 비극은 보내주는게 맞다고.. 사랑은 환상이라는 비극이고 우리의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고....
그렇게 말해 줄 수 있던 거 아닐까.
사랑에 죽을 수 있다고 소리쳐봐야, 내 던져봐야..
현실은 그대로야.
그렇게....

학1도 학2가 진심이었단걸 아니까 설득되었었겠지만..
학교로, 억압으로, 현실로 돌아가려던 그 마음을..
자신의 마음이 붙잡았지.
속이 터질것처럼 답답하고, 그게 꿈이란 걸 믿을 수가 없고.
내 현실에 사랑이란 것은 없단 말이... 너무.... 숨막히고.
결국 학1은 이야기 속에서 다시금 자신의 진심을 찾고, 비극 속에 자신을 내던지지.
학1이 시작한 일은 결국 학1만이 이해할 수 있었어.
그 이야기에 그토록 끌렸던 이유, 비극 속으로 걸어가야만하는 이유..
다 자기안에 있었고, 스스로가 깨닫기를, 그 안에서 휘몰아치는 폭풍을 언제고 꺼내주기를 기다리고 있던 건.. 결국 학1의 감정이고, 사랑이니까.
학2는 학1의 결정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사랑이란 비극을 보다 더 궁금하게 여길까.
꿈 속으로 사라진 학1을 안타까워할까.
어떤 방식으로든 오늘 학1은 친구들을 떠났을 거 같았고..
그게 남은 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을까. 궁금해지더라..
그 웃는 얼굴을 봤다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겠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을테니 학1의 결말은 모두에게 의문으로 남았겠지..


한 번만 더 볼까싶은데 표가 구해질지 모르겠다.
자셋하고 또 새로운게 보인다면 또 후기써올게.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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