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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뭉치들아 자니? 아가사 프리뷰 극세사 쪄왔어 티타임하자! (스포,스압)

비소(119.149) 2014.01.16 01:45:42
조회 1445 추천 20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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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공 시작되었는데 아가사 후기가 많이 없네 ㅜㅜ그래서 함 올려보는 아가사 프리뷰 후기야. 참고로 나는 프리뷰 막날에 종일반을 해서 그 전설의 빨간전투개미...나 그런건 보지 못했어 ㅋㅋㅋㅋㅋ

원래 종일반 할 생각은 없었었는데,

프리뷰 막날에 (언제나 그랬듯이) 그냥 한 번 보는 거야! 하고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낮공을 봤어..

헐...헐...이거뭐지..스포를 밟고 갔는데도 클라이막스에 아주그냥 소름이 쫙쫙 돋는 거야!

결국 한참 멍하니 있다가 홀린 듯이 밤공 표도 현매하고 들고 온 노트북에 미친 듯이 메모를 했어 ㅋㅋ잃

얼 이후에 오랜만에 불타오르는 분석의 의지 ㅋㅋㅋ내가 이 작품을 정복해 버리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사실 종일반으로도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어 본공 한 번쯤은 보고 분석글 올리려 했는데, 내가 보고싶은 캐슷에 꿀자리 표가 없더라구...아가사, 그 다음 표는요? 표를 주세요오오!(핏 레이몬드)

더이상 관극을 못한 탓에 프레스콜이랑 연습영상 보고 이리저리 생각이 또 많아져서 엄청 길어졌네.

이건 그냥 내가 가려워서 쓰는 셀프 효자손용 후기랄까...ㅇㅇ..약간의 주저리가 있을 수 있음.

스포는 만땅이고. 탱연출이 연출면에 있어서 그렇게 복잡한 상징 같은 걸 쓰는 경향은 아니니까(아니라고 믿는 거지만)

아가사와 레이몬드의 스토리 중심으로, 주로 텍스트 위주의 분석이 될 듯.

레이몬드와 아가사 - 묘한 관계.

아가사 뚜껑 열리고 제일 많이 나왔던 얘기가 짹, 블 등을 연상시킨다는 건데..

나도 처음에는 근레이가 근한스처럼 초반에 헐떡거리면서 기억이안나요 힘들어요 난 폐인이예요 으아아아 1926년에 뭔일이 있었는데 시바 ㅜㅜㅜ 하는 장면에서 진짜 블이 생각나기도 했어 ㅋㅋ소년은 열쇠구멍 할때 오르골 같은 소리도 블 넘버 생각나고 ㅋㅋㅋ

그런데 관극 끝나고 나니까 오히려 잃얼이 생각나더라. 둘은 플롯 면에서 많이 닮았어.

첫 번째 공통점은 둘다 외화가 내화가 구분되어 있는 일종의 액자형 구조를 띠고 있고,

또 내화와 외화 사이를 매개해 주는 중요 인물이 있다는 점. 아가사에서는 레이몬드, 잃얼에서는 휘.

레이몬드라는 인물은 현재 1953년의 외화에서 1926년의 내화, 즉 아가사의 11일간의 실종 이야기로 관객들을 끌고들어가.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는 이야기의 출구 역할도 하는, 이야기를 열고 닫는 인물이지. 잃얼의 휘도 그랬어. 잃얼은 민영익이 휘의 사진관에 찾아와 황후를 회상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되고 끝나지.

그리고 두 번째 공통점은 둘다 누가 누굴 만나서 어떤 갈등이 일어나고 결국 누가 승리를 거두고 누가 패배하였는가...

스토리에 집중한게 아니라 한 인물의 내면세계 혹은 무의식에 주목해서 이야기를 구성했다는 거야.

 개인적으로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눈에 확실히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의식 속의 감성을 전달하는 데는 효과적인 장르라고 생각해. 극사실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되고, 이성적으로 현실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부분들은 음악과 조명들이 감정을 더해줘서 자연스럽게 납득시키도록 해 주거든. 결론은 그래서 잃얼과 마찬가지로 내 취향 직격 ㅜㅜㅜ

주저리가 길었지만, 레이몬드는 아가사라는 극에 있어서 진짜 로이만큼 중요한 인물이야. 어쩌면 로이보다도 더.

아가사라는 극은 아가사가 실종된 11일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를 밝혀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기 글에 확신을 잃고 바닥까지 내려온 레이몬드라는 작가가 어떻게 그날의 기억을 찾고 자신만의 글을 쓰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이기도 하거든.

두 사람은 1953년에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1926년의 기억을 되살려내. 극본 상으로 보면 아가사와 레이몬드가 큰 두 축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해 보여. 그래서 후기에, 로이와 레이몬드 둘다 아가사에게 중요한 인물인데, 로이와의 이야기는 7 정도 되는 거에 비해서 레이몬드와의 이야기는 3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아쉽다는 평이 많았어. 나도 동의하는 바야... 레이몬드 이야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캐릭터 자체로도 어렵고 복잡한 인물이긴 해. 13살과 40살을 오간다는 점에서 캐릭터 변화가 가장 드라마틱해.

호기심 많은 꼬마에서 표절작가로 낙인찍힌 폐인 비스무리한 것까지 소화해야 하는... (이렇게 어려운 인물인데 앙상블에서는 좀 빼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특히 근레이는 자꼬 귀듕해서 가면써도 눈에 띄어요...레이몬드가 아가사를 비난하는것처럼 보여서 자꾸 노력하게 됨 ㅋㅋㅋ)

하지만 극중에서 이런 레이몬드의 감정선을 잘 따라가기가 힘들다는게 큰 문제야.

여러 번 재관람을 하고 레이몬드에게만 포커스를 맞춰서 본다면 어찌어찌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첫 관람 만으로는 극이 설명해주지 못하는, 레이몬드라는 인물에 대한 빈 곳이 너무 많아..

소년 레이몬드가 아가사의 실종 후에 어떤 삶을 살았고 아가사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어떤 단계를 통해 기억을 찾아가는 건지는 알아채기가 힘들어. 독자의 상상으로 채워야 할 수밖에..

 

그도 그럴 것이 중요도에 비해서 넘버도 좀 부족한 느낌이고, (솔로 넘버 하나쯤은 추가해줘도 괜찮을 텐데) 아가사 실종 후에 활약을 하기 때문에 아가사랑 붙어 있는 씬이 거의 없어..

내화인 1926년에서 아가사가 내면세계 안에서 고군분투한다면 레이몬드는 외부세계(저택 안에서 베스 아치볼드 폴과)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거든.

두 사람이 강렬하게 연결되는 부분은 라비린토스를 제외하고 주로 시작과 끝 부분에, 그리고 그 감정들은 대사로 압축되어서 설명되고 있어.

그래서 빈 곳을 좀 채울 수 밖에 없을 것 같네. 혹시 레이몬드에 대해서 잘 이해되지 않았던 횽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래.

 

레이몬드는 호기심 많은 추리소설광 꼬마지.

가사에도 나오지만 아가사는 레이에게 있어서 영웅이었어. 선망의 대상.

 하지만 레이는 아가사 앞에서 자신의 글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부끄럽고 무섭다고 고백해. 그도 그럴 것이 아가사는 당대 살인의 천재라고 불리는 최고의 작가였으니까, 선망하면서도 그 천재성에 약간 억압당하는 거 있잖아. 그런 게 레이에게는 있었던 것 같아.

 

 그 와중에 자신의 영웅은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행방마저 묘연해져.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정체를 알게 된 레이몬드는 아가사가 주위 사람들의 악행을 폭로하려고 쓴 미궁 속의 티타임의 결말을 완성하지.

왼쪽에서는 레이가, 오른쪽에서는 로이와의 사랑을 확인한 아가사가 소설을 아주 잔인한 살인 묘사들로 채워.

 

그리고 자신의 영웅을 위해서, 미궁 속의 티타임의 결말을 완성시켜서 사람들 앞에서 폭로해 버리지.

하지만 그건 아가사를 위한 일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가사의 원고를 유출해 버리는 일이 되었어.

(그 폭로는 아가사가 결정을 보류한 일이기도 했는데 아가사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기가 폭로해 버렸기도 했고...)

나는 이 레이몬드의 행동이 딱히 악의가 있어서기보다는,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 아이라 자제력보다는 호기심이 더 넘쳐서 아가사의 원고를 훔쳐봤고, 너무 순진해서 폴의 꼬임에 넘어가고, 아가사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무작정 진실을 말했지만 그 일이 아가사에게 해가 되는 일이라는 걸 몰랐던거야.

 

그렇게 주변인들은 자신을 죄인으로 몰아세우고... 자신의 영웅이자 선생님, 그리고 의지할 곳이었던 아가사는 자신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지.,...레이는 그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겨 버려서 그날의 기억을 다 지웠던 거야. 원래도 자신의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던 레이몬드는 그 트라우마를 기점으로 아가사에 대한 무의식적인 죄책감이 더해져서 절대 자신만의 글을 발표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거야.

그래서 아마 작가로 활동하면서도 무의식적 표절을 했을 가능성도 높아. 자신만의 이야기를 보잘 것 없다고 생각해 부정하고, 자신이 표절을 하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 채로 다른 책에서 보았던 이야기를 자신의 것인 양 발표하는...<은교>의 그 제자도 그랬던가..(얘는 애초에 재능이 없었구나)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그 트라우마의 후유증이 끝에 다다랐을 때, 아가사와의 기억을 되찾아야 할 강력한 동기가 찾아와. 그것이 아가사의 첫 부분이 되지.

이 레이몬드와 아가사의 관계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베스 폴 아치볼드가 레이몬드랑 아가사를 비난하고, 아가사-로이-레이 이렇게 셋이 모여서 난 널 죽이고 싶어 널 죽여버릴거야 삼중창하는 씬이야. 이 씬에 레이몬드와 아가사의 관계성이 가장 강렬하게 밀집되어 있어.

 

나는 처음에 이 장면이 과연 뭘 뜻하는지 몰랐어. 로이가 아가사에게 자신은 너의 살의라는 것을 깨우쳐 준 후에, 니 속에 있는 살인의 동기들을 보여주겠다며 말해. 그리고 갑자기 레이몬드가 등장해서 미궁 속의 티타임을 발표하겠다며 베스 아치볼드 폴의 악행을 밝히고 비난해.....이게 과연 무슨 장면인지 집에 오는 동안까지 궁금하더라고.

근데 나중에 깨달았어. 이 장면은

 

레이몬드가 드디어 베스, 아치볼드, 폴에 대한 진실을 알고 그 내용을 아가사가 실종된 후의 티타임에서 폭로하는 장면 + 아가사가 자신 마음 속의 살의를 정확히 인식하는 장면이 합쳐진 씬이야.

 

그녀가 마주친 악마의 얼굴들을 만나네..

 

근데 이 씬은 이 두 장면 뿐만 아니라, 내포하고 있는 장면이 하나 더 있어.

 

바로 이 장면이 성인 레이몬드가 기억을 되찾는 지점이야. 진짜 복잡한 씬이야. 그러니까 이해하기가 힘들지 아휴.......

그 증거는 뭐냐면, 특이한 게, 이 부분에서 레이가 13살의 목소리가 아닌 성인 레이몬드의 목소리로 연기를 해.

그래서 이 상황이 대체 어느 시기의 상황인지 감이 안 잡혀서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는 거지. 분명히 이 장면은 1926년에 일어나는 일인데 레이는 왜 성인 레이몬드의 목소리로 연기하지? 나는 이 장면이 저 두 장면 말고도 성인 레이몬드가 잃어버렸던 기억을 찾는 과정 역시 보여주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성인이 된 레이몬드가 기억을 되찾으면서 어린 시절의 자신이 당했던 일 앞에 마주하고, 그 기억 속으로 빨려들어가면서 혼란을 겪는 것이라고... 그래서 실제로 사건이 발생한 것은 1926년이지만, 세 사람을 심판하는 레이몬드의 목소리는 성인이었던 거야.. 이제야 이 씬이 이해가 된다...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머리 터질 뻔한 나 쓰담쓰담..

그리고 이 씬의 마지막, 널 죽여버릴 거야 이 넘버.. 이 넘버 가사를 살펴보면 조금 묘해. 이게 과연 무슨 내용일까?

가사를 보면 진짜 알쏭달쏭해. 참고로 R은 로이, A는 아가사, M은 레이몬드야.

R 네 안에도 있었어

A 내 안에도 있었어

R 얇은 웃음을 걷어내

A 얇은 웃음을 걷어내면

R 그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A 소용돌이치는

A,R 검은 어둠

M 내 안에서 소리쳐

R 네 안에서 소리쳐

M 이런 내 모습 꺼내달라

R 이런 내 모습 꺼내달라

M 그 안에서 우짖어대

R 우짖어대는

M,R 검은 괴물

A,M,R 널 쫓아갈 거야 널 따라갈 거야 후회할 시간도 목적도 내겐 없어

A,M 널 죽이고 싶어

R 널 죽이고 싶어

M 내 안의 괴물을

R 네 안의 괴물을

A 내 안의 괴물을 M 무릎 꿇고

A,M 쓰러지는 순간까지

A,M 난 널 죽이고 싶어 R 널 죽이고 싶어

M 내 안의 괴물을

R 네 안의 괴물을

A 내 안의 괴물을 M 무릎 꿇고

A,M 쓰러지는 순간까지

M 난 널

R 난 널

A 난 널

M 난 널

R 난 널

A 난 널

A,M,R 난 널 죽여버릴 거야

돌림노래인데, 나는 로이가 그냥 아가사와 레이의 말을 되풀이한다고 생각했는데 밤공 때 보니까 가사가 좀 다르더라. 아가사와 레이는 ‘내 안에도 있었어’라고 하는데, 로이는 ‘네 안에도 있었어’ 라고 해.(소름돋아..........)

근데 이 부분에서 뜬금없이 레이가 로이와 연결되고, 왜 자기 속에 살의가 있고 누굴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는 거지? 라는 의문이 들더라.

그래서 이 장면에서는 레이가 13살이 아니라 초기 설정이었던 17살 설정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어. 13살 소년과 살의라니 어울리지 않잖아... 그래서 나는 이때의 레이몬드 속의 살의, 즉 로이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 처럼 극단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욕심이 앞서서 조금은 악한 행동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했어. 그 조금은 악한 마음이 뜻하는 게 자신의 소설을 신문에 실어주겠다고 꼬드기는 폴에게 넘어가 아가사의 이야기를 유출시킨 걸 뜻하는 걸까? 이 부분은 아직도 이해가 안 가...실뭉치들아 이 넘버는 우리 티타임을 갖고 스터디를 해 보자...관극인생 최고로 알쏭달쏭한 넘버다..

기타 주저리주저리...

*연출은 마음에 들었어. 특히 현재와 과거 사이, 혹은 공간과 다른 공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느라 극이 산만해지기 쉬운데 그 넘나드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연출들이 마음에 들었어. 레이몬드가 현재에서 과거의 기억으로 넘어갈 때, 수화기를 들었는데 여전히 울리는 전화 벨소리라던가, 아치볼드와 낸시의 불륜 장면과 아가사와 로이의 사랑의 감정이 싹트는 장면이 동시에 펼쳐질 때 '와인'이라는 소품으로 이 두 커플이 대칭되게 보여지는 효과라던지...머리 잘 썼다는 생각 ㅋㅋㅋ

*근데 서사 뿐만 아니라 영상, 의상, 편곡까지 진짜 뭔가 욕심이 많아.

 

-일단 서사 면에서는 인물 하나라도 허투루 안 쓰려고 애를 쓴 느낌..작가가 인물들에 대해 애정이 많아서 가능한 한 인물에게 줄 수 있는 스토리는 다 퍼준 것 같아.

덕분에 아가사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정말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어느 인물 하나 절대 선, 절대 악인 평면적인 인물로 묘사하지 않고, 악역 같아 보여도 '이해'의 여지를 주어서 입체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지. 베스와 아치볼드의 이야기가 그래. 베스는 정말 아가사를 사랑했지만 한편으로는 친딸에 대한 애정 또한 있었기에 날마다 수면제를 먹였고, 아치볼드는 얼핏 보면 아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서랑 바람난 샹노무새퀴처럼 보이지만 가사에... 그녀의 머릿속에는 이 집 역시, 아이의 방과 부부의 침실에서도 살인이 일어나고 있을 거라고..낸시와의 관계 역시 단순한 쾌락을 위한 관계가 아니라 외로움을 감싸안는 사랑일 수도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줘서 이 인물을 마냥 나쁜 인물로만 만들지 않았던거같아.

결론은 이 베스, 폴, 아치볼드의 분량이 좀 적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야. 친절해서 좋기는 한데 차라리 앞에서 말한 레이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는 편이 극의 결을 살리는 데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홍치폴 진짜 야비하고 대사 찰지긴 한데..배역에 비해 존재감이 너무 커 ㅋㅋㅋ

그리고 가면무도회 장면이랑, 레이몬드와 뉴먼이 통화하면서 귀여운 율동하는 장면은 좀 아쉬워..

가면무도회 장면은 음..대극장에서도 그렇고 가면무도회 장면은 너무 흔해서, 소극장에서 그렇게 작은 인원이서 소박한 의상을 입고 하는 게 너무 식상해 보일 정도랄까...로이와 아가사가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 꼭 그 장면에서 이루어져야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잘 납득이 안 돼. 좀더 다른 계기로 둘의 감정이 깊어졌으면 더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레이몬드와 뉴먼 통화 장면은 ㅋㅋㅋ 볼때는 귀엽긴 한데 ㅋㅋㅋ난데없이 통통 튀는 장면이라 유독 튀더라.

-제일 아쉬웠던 건 편곡. 작품의 결에 잘 맞는 메인 테마는 독의 탱고 비스무리한 넘버나 아니면 소년은 열쇠구멍의 오르골 소리 같은, 현악기 중심의 세션인 것 같은데, 정말 다양한 장르들이 종류별로 다 넘버에 있더라 ㅋㅋㅋ뭔가 편곡의 톤을 하나로 맞춰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 밴드 사운드 현악기 일렉 이렇게 왔다갔다 할 것이 아니라, 차라리 메인 테마를 딱 정해서 작품의 정체성을 좀 일관되게 드러내 줬으면 좋겠어. 리프라이즈는 기가 막히게 정말 잘들 썼더만 편곡들이 왜이래ㅜㅜ

그리고 가끔 극의 진행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현실입갤 시키는 편곡들이 있더라. 무슨 편곡이 극 감정선을 다 끊어 먹어요 ㅜㅜㅜ 대부분 좀 사운드 크고 떼창 많이 나오는 넘버들이 그래. 특히 폴이랑 베스한테 레이몬드 다굴당하고 아가사랑 멘붕한 레이몬드가 손잡고 빙글빙글 도는 씬....기타 솔로 나올 때, 나는 밴드 사운드다! 나의 기타소리를 들어라! 우와하하하핳 하는 거 같아서 감정 다 깨짐요..연습영상에서 봤을때는 피아노소리였나 그래서 그부분이 제일 임팩트 컸는데 본공에서는 왜때문에 현실입갤 시켜요..

그리고 대극장 극도 아니고 끝까지 긴장감 유지하면서 집중해서 봐야 할 극인데 박수 타이밍이 너무 많다는 것도 문제.

이런 거 있잖아 타오르는 독을!원해! 빠바밤! (박수박수~~)

넘버 자체가 성량자랑하는 게 많기도 하지만 (아가사 넘버들도 은근히 배우 잡는 넘버더라..양가사 배가사 목 조심 ㅜㅜ) 끝나는 타이밍에 편곡을 극적으로 하기보다는 좀 부드럽게 풀어줘서 극 흐름 안 끊어 먹었으면 좋겠음. 박수싫어 ㅜㅜ

-의상. 다들 의상 얘기 많던데 나는 그 전설의 빨간전투개미피아노덮개턱받이...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어(핏.로이) 를 안 봐서 그런지 의상들은 꽤 좋았어. 앙상블들 의상은 잘 안 살펴봐서 모르겠는데 미적인 것과 상관없이 씬마다 그 캐릭터를 잘 나타내준다는 느낌을 받았어. 베스가 아가사 어릴 때 나비를 살려준 이야기를 하면서 아가사가 나오는데, 팔 부분이 꼭 나비 모양 같았거든. 초반부에는 목까지 채워진 검은 드레스를 입었던 아가사가 로이를 만나고부터는 소녀 때 입던 원피스나 도발적인 붉은 드레스를 입는 것도 그렇고 나는 아가사 의상은 괜춘했음. 물론 낸시 의상은 답이 없다...

끝으로 로이와 아가사와의 관계 분석도 파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은데...지금 떠오르는 생각은 그 교통 사고를 기점으로 충분히 살펴보아야겠다는 생각이야.

 

그날 밤 아가사는 자신을 압박하는 주위 사람들과 그 세사람에 대한 끓어오르는 살의에 못 이겨서 자살을 택하려고 했지. 그래서 차를 몰고 호수로 돌진한거야. 그런데 이때 로이와 아가사가 전하는 사고 당시의 상황이 흥미롭거든. 호수로 돌진하는 아가사의 차 앞으로 로이가 뛰어들어 차를 막아섰다는 건, 결국엔 로이라는 살의가 아가사를 살린 거잖아. 또 그 사고 장면의 연출이, 그 충격으로 아가사의 인격이 진짜 아가사와 로이로 나누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더라. 또 호텔 방 안에서 아가사는 널 죽이기 위해서는 날 죽여야 한다면서, 독이 든 초콜렛을 먹으면서 다시 한 번 자살을 택하잖아. 그 두 장면이 묘하게 대칭되는게 참 인상깊었어,,

 

급하게 쓰느라 두서없지만 그래도 오늘 아가사 후기가 너무 없어서 급하게 쪄왔어.........

진짜 생각이 많아지는 극이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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