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배우가 김
선영이다. 사실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미안해서’일
것이다.

물론 김선영은 기량만으로도 우리나라 여자 뮤지컬
배우 중 서열 1, 2위를 다투는 배우다. 하지만 기량만
으로 논하기는 미안한 배우이기도 하다. 그만큼 가진
것이, 보여주는 것이 많은 배우다.
스티브 바이를 단지 ‘속주형 기타리스트’의 범주에만
넣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어지간히 유명한 배우라면 피해갈 수 없는 안티가 김
선영 주위에서는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도 흥미롭다.
그 만큼 노래로나 연기로나, 배우로서 갖춰야할 소양
으로나 부족함이 없는 배우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선영을 빼면 이 정도로 안티가 없는 여배우는 신영
숙 정도가 아닐까 싶다.

김선영이 지난해 연말부터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
는 브로드웨이 라이선스 뮤지컬 위키드에 합류한다
는 소식이다.
초록마녀 ‘엘파바’ 역이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현재 ‘엘파바’를 맡고 있는 옥
주현과 바통터치다. 5월 초부터 옥주현이 위키드에
서 빠지고, 그 빈 자리를 김선영이 메우게 된다.

“숨겨왔던 비장의 엘파바”

김선영의 위키드 합류는 업계에서는 쉬쉬하던 비밀
이었다. 사실 김선영은 느닷없이 엘파바를 맡게 된 것
이 아니다. 김선영은 캐스팅 단계에서 이미 ‘엘파
바’로 확정이 되어 있었다. 장장 7개월에 걸친 오디션
을 옥주현, 박혜나와 함께 나란히 통과했다.
그래서 지난해 위키드 제작발표회에서 설도윤 설앤
컴퍼니 대표가 “엘파바는 세 명이다”라고 여운을 남
겼던 것이다.

어쨌든 김선영은 설앤컴퍼니가 넉달 이상 꼭꼭 숨겨
온 비장의 엘파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