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가 남해 내려간다고 말할 때 보면, 곧 좋은 사람 나타나서 결혼할 수 있을 거라고 하니까

세희 대답이 그러더라

좋은 사람이 나타난다 한들 제가 결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프로포즈 한 건) 지호씨니까 그런 거라고..

복습하다 보니까 이 말이 되게 새삼스러웠는데

정류장 키스를 비롯한 초반에는 남녀 간의 스파크가 튀었던 건 아니어도

세희는 처음부터 지호를 인간적으로는 참 호감 있게 봤구나 싶고

그래서 이성으로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것도 더 빠르고 쉬웠을 거라는 생각이.

(예쁘고 아스날 팬인 게 디폴트에다가)

성실하게 계약조건을 이행하고 심지어 계약에도 없는 청소며 줄눈공사까지 새로 해놓는 세입자

초면에 키스하는 똘끼가 있긴 해도 그냥 키스란 걸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구구절절 설명하는 순수함이 있고

단순히 '같이 살기에 최적으로 편한' 상대인 걸 떠나서

인간적으로 믿을 수 있고 좋은 사람이라는 신뢰감 비슷한 걸 가진 게 보임

말로는 난 월세가 필요하고 넌 집이 필요하고, 우리가 동류인 줄 알았다 등등 얘기하지만

지호에게 결혼 제안을 꺼낸 데에

새벽 세 시에 잠옷 바람으로 정처없이 나와 끝내 자기한테까지 찾아온 지호 입장이

아예 눈에 밟히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

계약결혼하는 자체가 평범한 사람한테서 나오는 똘끼는 아니지만

정말로 '지호씨니까' 가 아니었다면 아무나 물고 결혼하자고 하진 않았을테니까

끝까지 결말을 안 상태에서 다시 보면 새삼 꽂히는 포인트 있고 존잼임ㅋㅋ

그래서 딥디 안 산 샛기 있는 거 실화냐 빨리 사라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