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실한 불교신자인 사립학교 법인 이사장

이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고등학교를 모교

인 학교법인 동국대에 조건 없이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학교법인 영석학원은 지난 2일 의정부

영석고 내 법인 이사장실에서 양측 학교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영석고 무상

기증 약정식’을 가졌다.

<사진설명> 안채란 영석학원 이사장(사진 왼쪽)과 최순열 동국대 학사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일

영석학원 이사장실에서 열린 ‘영석고

무상기증 약정식’.

안채란 영석학원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본인은 현재 83세의 나이로 인생의 종착

역에 이르러 불교를 건학이념으로 삼은

본교 설립 정신을 이어줄 동국대에 영석고

를 기증한다”면서 “모교인 동국대가 학교를 맡아 더 나은 환경에서 학생들이 움츠리지 않고 공부할 수 있길 바란다”

고 기부의사를 밝혔다.

이에 최순열 동국대 학사부총장은 “자랑스러운 동국인으로 한 평생 교육불사에 헌신한 영석학원 이사장님의

높은 뜻을 받들어 지역에서 인정받는 사립고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동에 위치한 영석고(교장 이종록 직무대리)는 현재 17학급에서 학생 600여 명이 재학 중인

사립 고등학교다.

1954년 동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안채란 이사장은 교육 불사의 원을 세우고 1970년 이 학교를 설립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안 이사장은 “영석고의 ‘영석’은 아버님 함자에서 따온 것으로 이 학교는 나의 분신이나

마찬가지”라며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을 당시 교육을 통해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가르친 아버님의 뜻에 따라

지금껏 교육에 혼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독실한 불자로 알려진 그는 동국대 법인이사와 총동창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재단법인 영석ㆍ채란장학회를

설립해 그 동안 동국대 재학생 11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모교와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하지만 영석고가 학교법인 동국대 산하로 들어오기까지는 앞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영석고는 지난 2004년 7월 전 학교장의 학교운영기금 횡령 의혹 등으로 학내분규가 발생해 현재 지난 2007년

교육부의 임시이사(관선이사)가 파견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양측 관계자들은 임시이사회에서 정식이사회로 전환돼 합병결의가 난 후 교육부의 정식승인을 얻기까지 최소

2~3년 정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동국대 관계자는 “영석고 학생들과 교직원에 대한 승계는 큰 무리가 없겠지만, 향후 학교 거취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 “앞으로 변호사 자문, 행정적 검토를 충분히 거친 후 합병을 추진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의정부=허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