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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짓 없으면 감평이나 해주고 가라(1)

ㅇㅇ(59.17) 2019.02.22 22:27:50
조회 126 추천 0 댓글 3

한 목숨팔이가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멀거니 서 있었다.

톱니바퀴 모양의 눈동자가 보인다. 눈동자는 칠흑같이 검고 깊다. 속을 들여다본다면 그 속에 도사린 총알을 볼 수 있겠지만 그러지 않는다. 대신 시선을 돌려 또 다른 눈동자를 보았다. 그 눈동자는 검지 않다. 푸른 눈동자는 그 속에 품은 뒤틀린 욕망만큼이나 괴이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눈동자가 뜻하는 바는 명백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총성이 공기를 뒤흔들었다.

감았던 눈을 떴다. ‘가 피를 흩뿌리며 넘어지고 있었다. ‘는 전지가 다 닳은 로봇처럼 몸부림 한번 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다가가 를 살펴보니 왼쪽 눈이 붉은 웅덩이로 변해있었다. 생사를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이번이 몇 번째지?”

거친 숨소리가 섞인 목소리에는 짙은 피로가 담겨있었다. 고개를 돌리자 땀에 흠뻑 젖은 남자가 보인다. 권총조차 두 손으로 힘겹게 쥐고 있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생기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시신을 업어 들며 답했다.

“27번째입니다. 고객님.”

, 벌써 그렇게? 서당 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만, 슬슬 나도 전문가가 되어 가나봐.”

그의 말투는 자조적이었으나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 눈을 보아도 그의 눈은 생기만이 흘러넘칠 뿐, 자조의 빛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답을 알면서도 예의상 그에게 물었다.

오늘은 여기서 그만두시겠습니까?”

아니, 아직 부족해. 오늘 사실 경비대한테 걸렸었거든. 미안하지만 조금 더 어울려 줘야겠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알겠습니다. 고객님. 잠시 뒷정리를 하는 동안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그래. 난 잠시 쉬고 있지.”

그리고 남자는 쓰러지듯이 소파에 앉았다. 나는 그의 손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땀에 흠뻑 젖어 축 늘어져 있었지만 동시에 흥분으로 덜덜 떨리고 있었다. 오늘은 늦게까지 일할 것 같았다. 벌써 뻣뻣해진 시신을 업어 들었다.

아직은 온기가 남은 시체를 업은 채,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나를 맞이한 것은 시체 더미였다.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살해당한 들이 망망대해의 섬처럼 피 웅덩이 가운데 쌓여있었다. 맞아 죽고, 갈려 죽고, 잘려 죽고, 불타 죽고, 얼어 죽고, 찢겨 죽고. 죽은 들은 하나 같이 처참한 몰골이었고 아무런 표정도 짓고 있지 않았다.

들고 있던 시체를 더미 위에 얹었다. 질퍽한 소리와 함께 핏물이 새하얀 소매에 튀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몸집을 불려 나가는 피 웅덩이를 피해 뒷걸음질 치며 품속에서 시체 청소기를 꺼냈다.

손잡이 끝에 달린 바늘에 엄지를 쑤셔 박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쾌한 신호음이 들렸다. 피가 흐르는 엄지를 입안에 넣으며 시체 더미를 시체 청소기로 겨냥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김과 동시에 강한 빛줄기가 총구에서부터 뿜어져 나왔다. 빛이 잦아들었을 때, 내 눈앞에 있는 거라곤 평범한 주택의 화장실뿐이었다. ‘시체 청소기를 품에 넣으며 소매를 살폈다. 병자처럼 창백했다.

남자에게로 돌아오니 남자는 기이한 도구를 하나 들고 있었다. 그는 아이 같은 눈빛으로 나를 보며 내게 그 도구에 관해서 설명해주었다. 그 도구의 이름은 전기톱이며 몇백 년 전에 사람들이 나무를 자르는데 사용했던 물건이었다고, 그리고 자신이 최근 아무 데도 아닌 곳에서 열린 경매에서 사 온 것이라고 내게 말해주었다. 말하는 내내 그는 무언가에 안달이 난 듯 안절부절못하지 못했다. 마치 선물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그래서. 이걸로 되겠는가?”

그는 마른 침을 삼키며 그렇게 설명 끝에 본심을 드러낸다. 그의 눈은 순수하게 욕망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나는 도구를 살펴보았다. 순간 부활 장치를 부수거나 망가뜨릴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괜찮습니다. 마음껏 이용해주세요.”

그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순수한 기쁨으로만 이루어지고 비롯된 아이의 웃음이었다. 그렇기에 내 시쳇더미보다 더욱 참혹한 웃음이었다. 나는 그 웃음을 얼마간 바라보다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다음 순간,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었다.

***

대화문 좆도 못쓰는건 나도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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