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의장의 결단

(파티 준비 나흘째. 만마전으로 향하기 앞서 샬레 업무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이로하로부터 연락이 왔다)

선생님...

[마코토가 아니라 이로하가 연락을 하다니 별일이네]

그게 말이죠...

마코토 선배는 연락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나 할지...

아니, 연락을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해야 하나...

뭐, 답이 없는 건 평소에도 그렇지만요...

일단, 약속 시간보다 이르지만

만마전으로 와주실 수 있을까요?

[...?]

(그리하여 조금 서둘러 만마전을 방문했더니...)

[마코토...! 무슨 일 있었어?]

평안하신가요, 선생님.

오늘은 빨리 오셨네요.

후훗, 만나서 기쁘네요.

[이라호! 마코토가 고장났는데?!]

[왜 난처해했는지 순식간에 이해했어!]

...이해해주시는군요.

저 상태가 된 마코토 선배,

이상하다기보다 솔직히 무섭지 않아...?

마코토 선배, 괜찮아~?

후훗, 이부키. 저는 괜찮아요.

아, 그렇죠. 이번 파티를 위해 준비해둔 특별한 찻잎이 있어요.

어떠신가요, 선생님?

이부키는 코코아가 좋아~.

네, 코코아도 좋지요.

[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줄래?]

...그게 말이죠.

(사건 발생 세 시간 전)

내 홍보 계획을 방해하다니...!

큭, 풍기위원회 놈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무리였죠...

그래도 나름 화제가 된 모양이니, 성공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시끌시끌했던 건 사실이고~.

안 돼...! 이대로는 이번 파티에서

우리와 풍기위원회의 상하 관계를 알려주겠다는 내 계획에 지장이...

치아키!

지금 풍기위원회 놈들은 뭘 하고 있지?!

보~자, 파티 당일을 대비해

임시 훈련을 하는 모양이네요.

과연...

히나의 피아노 연습 시간은 확실히 빼앗고 있군.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법.

게헨나에서 진정한 권력을 차지할 리더가 누구인지, 정점에 걸맞는 자가 누구인지...

게헨나의 전교생은 물론이고, 샬레의 선생에게도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에에잇! 이로하, 그걸 가져와라!

그거라니... 그게 뭔데요.

아, 그랬지.

그건 이로하가 아니라 사츠키한테 준비시켰지...

이번엔 사츠키 선배에게 무슨 준비를 시켰는데요...?

아하핫! 마코토 선배가 뭔가 하면

금방 불안해하는 게 이로하쨩답네!

하아, 대체 뭘...

우후후, 걱정 마, 마코토쨩.

NK울트라 계획의 개량판이라면 완성했거든!

...예?

개량이라니 진짜 무슨 얘기죠?

후후, 지금까지는 만마전에

충성을 맹세하고 싶어지도록 해왔지만...

이번엔 마코토쨩의 요청에 맞춰서 튜닝을 해봤어.

그래, 리더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이 증폭되도록 말야!

크크큭! 역시 사츠키야! 내 요청에 확실하게 응해주는군!

개량된 사츠키의 최면술을 쓰면...

설사 풍기위원회라 할지라도

모두 나 위대한 마코토 님에게 경의를 품게 되겠지!

...아니, 그러니까 설명을 좀 해달라구요.

좋아, 우선 이로하로 시험해보자!

치아키! 이부키! 이로하를 사로잡아라!

네?! 뭐, 뭘 하려고요?!

네~! 기꺼이~!

미안해 이로하쨩, 부하는 상사의 말을 따라야 하는 법이잖아!

이로하 선배~! 술래잡기야~!

자, 잠깐?! 이, 이부키까지...!

크크큭, 이로하.

네 안에 잠들어있는 나를 향한 사랑과 존경심을 증폭해주마!

제게 그런 말을 하는 시점에서,

설령 사랑과 존경심이 있다고 할지라도 없어질 거라는 생각은 안 해요...?

자! 사츠키!

걱정 마, 이로하.

지금보다 살짝 마코토쨩을 좋아하게 될 뿐이니까!

자, 잠깐 기다...!

후후후, 갈게!

[...즉, 이로하에게 걸려 했던 최면이 마코토에게?]

...네, 평소 행실을 돌려받은 거죠.

뭐, 이대로 둬도 무해하니까 내버려둬도 되지 않나?

...계속 이대로라면 아무래도 좀 그렇겠지만.

이부키는 지금의 마코토 선배도 좋아~.

후후, 저도 이부키는 물론이고 만마전 여러분...

그리고 선생님도 정말 좋아해요.

...살짝 무서워졌어.

...마코토쨩의 이런 모습을 풍기위원회가 알게 되면

큰일이 나지 않을까?

특히 그 행정관이 알기라도 했다간...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러고 보니 마코토 선배가 「파티의 안전이 걸려있으니

피아노 연습은 훈련을 마치고나서 해라! 소리사키 히나!」

「내가 만마전 의장으로서, 똑똑히 모든 훈련을 지켜보겠다!」

라나 뭐라나 해버린 탓에, 훈련장에 가야만 하잖아요?

...! 이 상태의 마코토쨩이 갔다간

전면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구?!

[아무리 그래도 전면 전쟁까지는...]

풍기위원장은 몰라도 행정관은... 내심 되갚아줄 기회를 노리고 있을 걸요?

그런데도 선생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하세요?

[...그만 생각하기로 하자]

아하핫! 거기서 빼는구나, 선생님!

풍기위원회...?

응? 마코토 선배, 왜 그래~?

......그랬죠. 저희 만마전과 풍기위원회는

여태껏 서로 으르렁대기만 했어요.

네, 그야말로 견원지간이라 불리우는 관계였죠.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한 가지 해결책이 떠올랐어요.

[원인이 뭐라고 생각했는데?]

네, 이게 다 만마전과 풍기위원회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예?

조직이 존재하는 탓에 쓸데없는 갈등이 생길 정도라면...

그로 인해 학생들이 혼란을 겪을 바에는...

저는 의장 권한을 행사해

만마전과 풍기위원회의 해산을 선언하겠어요!

코코아, 맛있다~.

[마코토......?]

하고자 결정했으면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죠.

어서 전교생에게 공지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네, 그래요...

더 이상 계속 다퉈봤자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요!

모든 것은 게헨나의 평화를 위해서!

자, 자, 잠깐 기다리시죠?!

마코토 선배?!

아하하핫!!!

...저 상태라면 평화를 실현하기 전에

게헨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는데?

[마, 마코토! 기다려!]

(그 이후, 뛰쳐나간 마코토를 붙잡고

어찌저찌 최면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