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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악몽 같던 내 스키 경험담 하나 [스크롤 압박]

박박사문맨 2005.11.24 12:24:12
조회 1629 추천 0 댓글 15


도대체 몇 년 전인가..1999년 쯤 되니까..한 6년 전..? 어쨋든 중3때 강원도 고강 피닉스 파크인가..뭔가하는 리조트에 가족들과 친척들하고 갔어 마침 겨울인지라 이 기회에 스키나 함 배워보자..하고 마음을 먹고 스키 부츠, 막대기 2개, 스키 발판(?)을 냉큼 렌트하고 장착. 부츠를 먼저 신고 발판에다 합체. 철커덕 철커덕. 원래는 부츠와 발판을 합체 시킨 후에 둘이 분리 되지 않게 꽉 조여야 하는데 귀찮기도 하고 발이 조금 아파서 조금 헐렁하게 놔뒀어. 그 다음 초보자용 코스에서 강사한테 단체 강습. 주위를 둘러보니까 커플 천지라 혼자 우두커니 서 있던 뻘쭘함을 생각하면 지금도 어이쿠나 해. 어쨋든 커플 천지인 최악의 환경에서   이 두 테크닉만 확실히 배웠어: *윗 경사를 올라 갈 땐 꽃 게 걸음, 그 다음에는 멈추고 싶을때는 스키 발판을 ↘↙  요런식으로 오무려 주면 멈추는게 가능함* 일단 여기 까지만 배우고 건방지게 강사를 무시하고 혼자 타기 시작했어. "꺄호~" 씨이이잉~~~~~~ 이런식으로 혼자 신나하면서 초보자용 직선 코스에서 (경사 25도, 길이 40m) 직진을 하며 한 참을 놀았지. 한 한 시간.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는데.. 아 근데 나중에 너무 쉬운거야 이게. 직진으로만 내려가도 되고 경사가 끝나고 평지가 펼쳐지는 코스라 따로 브레이크를 안 걸어도 잘 멈추고 말이야. "케케 이 코스 완전 조빱이네. 아놔 나 이러다가 프로 스키어가 되는거 아냐? 나라면 바로 옆에 있는 중급 코스 (경사45도, 길이 300m)로 가도 되겠지?" 이런 조 가튼 생각을 하면서 의기양양하게 중급 코스 케이블 리프트에 올라탄 80kg 거구의 찌질이 중3. 근. 데. 정상에 올라와 보니 정말 아찔. 밑에서 볼 땐 별 경사가 아니었는데... "어...어...어......어..?" 위에서 보니까 체감 경사가 70도는 될 거 같아. '어이쿠나 ㅆㅂ'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남자가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어야지. 무슨 개 깡이라고 리프트 타고 다시 내려가기에는 쪽팔렸어. 잠시 심호흡하고 주위를 둘러봐.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 처럼 주제 파악 못하고 이 코스에 온 초보들이 많이 보이더라고. 내려가다 어쩔 줄 몰라서 울락말락한 꼬마들 어이구야 하면서 멋지게 넘어지는 아줌마들 0.0000000001 m/s 의 스피드로 지그재그로 내려가는 아리따운 누뉨. 하 참. 저렇게 내려가서 언제 내려가나..4시간은 걸리겠어. "풋" 자신의 처지는 어느새 망각한 채 난 웃음을 슬며시 입가에 보였다. "크크크..적어도 이 사람들 보다는 내가 실력이 월등하지.. 어이어이 누님. 지그재그로 내려가려면 좀 더 스피드를 붙인 다음에 하는거야~ 어이 아줌마 멈추려면 앞을 오무려야 한다니까~꼬마야~이 형만 따라와라~" 용기 백배된 바보. 힘차게 직진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점점점 스피드 업이 되가고 있는 걸 느꼈어. 이 때 까지는 쾌감을 느낌. 체감 속도 시속 40km에서 슬슬 이제 지그 재그로 가볼까...하고 생각하고 다리에 힘을 줬어. 자 오른쪽으로~~~~ .. ... ..씨잉 어..? 스키가.... 안.움.직.인.다. 내 체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에선 웬만한 힘을 가해선 방향을 바꾸기가 어려운거야. 게다가 부츠와 스키 발판이 헐렁헐렁하게 장착한 걸 그제서야 기억. !!!!! 드디어 나는 패닉에 빠지기 시작했다. 쒜에에에에엥~~~~~ '어버법ㄴㅁ어ㅏㅣㅁ;ㄴ아ㅣ;ㅁㄴ아;ㅣ나마;니아ㅣㅁ124512408@(*$!_)$*_" 안돼! 정신 차리자!!!!!! 패닉하는 동안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어!!!!!!!!!!!! 어떻게든 해야돼!! 방법 방법 방법 방법.............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내 양손에 쥐고 있는 두 막대기를 발견. "그래 이거야!!!!!" 천지파열무를 시전 하듯이 나는 두 막대기를 땅에다 턱하고 박았어. 밖힘과 동시에. "뿌직" ....... 이상한 효과음과 동시에 내 양손을 보니 반으로 동강난 막대기 2개가.. 나머지 반들은 땅에 꽃혀있다. 게다가 금상첨화로 속도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 "으아아아아~~~~~~~~" ......쒜엑~ 드디어 스쳐 지나가는 간판의 글자를 못 읽을 정도 (과장) 의 스피드에 도달. 난 겁에 질려 최대한 웅크리고 두 주먹을 꽉 쥐면서. (%웅크리면 속도가 더 빨라짐%) "침착하자 침착하자 침착하자 침착하자, 한 200m만 더 내려가면 평지가 있고 거기서라면 어떻게든 브레이크를 걸 수 있어....이런 경사에 이런 스피드로 브레이크를 걸거나 지그재그로 내려가려 하면 그거야 말로 자살 행위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침착하자." 하고 왼쪽으로 고개를 잠시 돌려보니 나랑 같은 스피드로 멋드러지게 Z 자형의 지그재그로 스노보드를 타고 있는 남자 . ...... ... 어떨땐 나보다 좀 더 앞서가다가, 어떨땐 나보다 좀 뒤쳐지면서 스피드를 조절하는 환상의 경지. 그렇게 타면서 나를 보며 어이 없는듯이 웃는 그 남자. "아놔..저거 나 놀리는거야 뭐야. 웅크리면서 막대기도 없이 무식한 스피드로   직진하고 있는 날 깔보고 있는건가....." 맞았다. 분명히 깔보고 있다. 웃기지 마! 이따위 스키는 내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금방 정복한다! 라고 생각하는데 그 남자가 안색이 새파라지면서 나한테 뭐라고 막 소리를 친다 응? 뭐? "......!!!!!!!!......!!!!!!!!!!!!!!!!!!!!!!!" 안 들려? "........앞!!!! 앞!!!!!!!!!!!!!!!!!!!!!!!!!!!!!!!!." 앞? 응 앞이구나! !!!!!!!!!!!!!!!!!!!!!!!!! 난 그 순간만큼 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은때는 없었다. 앞으로 돌아보니까 초딩2학년 쯤 되보이는 꼬마가 멀뚱하게 내 진로에 서 있어!!!!!!!!!!!!!! 충돌하기 5초전이다!!!!!!! 으아아아아아!!!!!!!!!!!!!!!!!!!!!!!!!!!!!!!! 눈을 감고 난 최대한 웅크리고 다리에 생전에 가해본적이 없는 힘을 가하면서 최대한 발목으로 왼쪽으로 틀었다!!!!!!!!!!!!! 철컥!!!!!!!!!!!!!!!!!!!!!!! 이 소리가 들림과 함께 눈을 뜨니 내 몸이 공중에 있음을 알아채렸다. 그거도 거꾸로. 장난 안까고 그 때 뭔가 머리에 좌자작 하고 스쳐갔어... 그리고 시간이 잠시 멈춘거 같았어. 매트릭스 처럼. 그리고 다시 눈을 감으니 순간 같기도 하면서 영원 같기도 한 그 순간이 지나면서 털푸덕!!!!!!! 이란 소리와 함께 난 거꾸로 엎어져 착지했다. 내 뇌는 그 때 엄청난 가속 상태에 들어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 경제 대공황 상태. ....... ......웅성 웅성 거리며 사람들이 모여드는게 느껴졌다. "이봐 학생 괜찮나?" 웅성웅성 '............아...이런...빨리 일어나야 하는데....' 왜인지 몸이 잘 안움직였다. 고개를 간신히 드니 앞에 내 길을 막았던 초딩이 날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라보며 멀뚱멀뚱. 휴우........무사하군..하고 안심하고 옆으로 한번 굴러서 내 몸을 뒤집었다. 옆에 보니까 그 스노보더 왈 "아놔, 초보가 주제 파악 못하고 중급자 코스와서 깝치니까 이렇게 되지 않냐..나 참.. 근데 아까 한 2m는 점프 한거 같더라? 그러면서 1회전 반 틀고 엎어지고..허 나 참." 뭐라고 응수하고는 싶은데 내 잘못이니..... 왱알앵알 거리는 청중들의 소리를 무시하고 어디 부러진 곳 없나 꿈틀 거렸어. 그러다가 일어서서 내 발을 보니 부츠에 붙어있던 스키가 실종 되었대.. 보니까 딱 상황이 이해가. 왼쪽으로 무리하게 급커브함과 동시에 내 부츠와 스키가 분리. ▼ 분리 됨과 동시에 최대한 웅크리고 있던 몸이 갑자기 쭉 펴짐. 점프 ▼ 관성의 법칙에 의해 내 몸은 계속 그 직진 코스로 ▼ 1회전 반 틀기. 아이를 뛰어 넘었다. ▼ 털푸덕 결국 안전 요원들 다 몰려오고 좀 소동 나고..난 아이 부모한테 죄성합니다 죄성합니다 제가 죽일놈입니다. 꾸벅꾸벅 부러진 막대기 값에다 망가진 스키등 돈을 부모님이 왕창 물어주시고 후.. 그래도 여기서 끝난게 천만 다행인가 싶더라고..대형 사고 안 난게..월메나 다행이야. 부츠하고 스키를 조금 헐렁헐렁하게 해 놓은게 의외의 행운 이었지. 지금도 그 생각하면 전신이 오싹 오싹 해. 아마 5년치의 운을 여기서 다 쓰진 않았을까..하고 나는 가끔 생각한다. 1줄 요약: 그 이후로 다시는 스키를 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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