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양 캐롯이 새해에도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선수단 급여를 제날짜에 지급하지 못하고 1주일 후에 주기로 했다. 사무국 직원과 통역, 트레이너 등 지원 스태프도 마찬가지로 제때 급여를 받지 못했다.
캐롯 구단 관계자는 6일 "매달 급여일은 5일이었지만 이번 달은 13일에 지급하기로 했다”며 “선수단에도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선수단 급여가 밀린 건 팀 창단 후 이번이 처음이다. 구단 측은 “독립 법인 특성상 자금이 들어와야 급여와 운영비 등에 사용하는데, 1월은 자금이 늦게 들어와 급여 지급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농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캐롯 관계자는 월급 지급을 하루 앞둔 4일 선수단 및 통역, 트레이너 등 지원스태프에게 월급이 1주일 후 지급될 것이라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급 지급일은 구단마다 차이가 있다. 캐롯은 지난해 8월 25일 창단 후 매달 5일 선수단에 월급을 지급해왔지만, 1월 5일에는 지급되지 않았다.
우려대로 선수들이 예정된 날짜에 월급을 못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약속대로 1주일 뒤 지급이 된다 해도 월급 지급일에 맞춰 고정적인 지출이 있는 선수들로선 정해진 날짜에 월급을 못 받은 것만으로도 큰 피해를 입은 셈이다. 향후 구단 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진 것은 물론이다.
캐롯은 창단 과정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구단이다. 지난해 6월 KBL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제출한 자금, 구단 운영 계획 등 자료가 부실해 승인이 보류된 바 있다. 또한 가입비 형식의 특별회비 15억원 가운데 5억원을 우선 납부하기로 했던 지난해 10월 7일에 납부하지 않아 KBL 이사회로부터 “정규리그 출전을 불허할 수 있다”라는 통첩을 받기도 했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구단이 선수단에 월급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여수 코리아텐더는 2001-2002시즌 종료 후 재정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선수단에게 약 6개월 동안 월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주축선수인 전형수를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현금 트레이드하기도 했다.
코리아텐더는 자금난을 겪는 와중에도 외국선수들에게만큼은 월급 지급을 미루지 않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규리그 4위에 오른 코리아텐더는 6강에서 ‘스타군단’이라 불린 서울 삼성을 제압, 창단 첫 4강 진출이라는 감동 드라마를 썼다. 이후 KTF(현 KT)에 인수되며 해피엔딩을 맺었다.
반면, 캐롯은 호기롭게 프로농구에 뛰어든 지 1년도 안 된 구단이다. 5연패에서 벗어났지만 풀어야 할 가장 큰 문제가 남아있다. ‘내우외환’에 빠진 캐롯은 구단 운영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프로농구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스포츠라는 걸 감안해도 선수들의 월급이 제날짜에 지급되지 않은 건 아무리 생각해도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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