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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없이 시동만 '부릉'…도로 위 무법자에 5년간 600명 목숨 잃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8.03 16:52:36
조회 6625 추천 2 댓글 0

하루 14건꼴 무면허 사고, 연간 120명 목숨 잃어 무면허 단속은 사실상 사각지대 "기술·처벌 강화 및 핀셋 단속 등 대책마련 시급"


[파이낸셜뉴스] #.중학생 A군(14)과 B군(13)은 지난달 28일 대구 남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훔쳐 무면허로 1시간 넘게 도심을 달렸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접촉사고까지 낸 이들은 경찰에 붙잡혔고 "호기심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상태로 도로를 질주하다 붙잡힌 무면허 운전자부터 차를 훔쳐 도심을 활보한 미성년자의 사례까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면허 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 5년간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만 2만5000건을 넘어고 600명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차량 출발 시 면허증 확인이 필수 절차가 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핀셋 단속'을 강화하는 등 실질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3일 본지가 경찰청에 요청해 받은 '무면허 운전 교통사고 현황(2020~2024년)'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무면허 운전 교통사고 건수는 총 2만5024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사망자는 643명, 부상자는 3만4272명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무면허 사고 건수가 530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 기간에만 169명이 숨졌다. 이후 사고 건수가 소폭 감소해 지난해에는 4860건으로 줄었다. 사망자 수도 110명으로 떨어지며 4년 만에 35% 가까이 감소했다.

그러나 무면허 운전사고는 여전히 하루 평균 14건가량 발생하고, 한해 128명이 넘게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음주·무면허·뺑소니는 '교통 3대 악(惡)'으로 불릴 만큼 위험성이 높고, 범죄 간 연관성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무면허 운전은 음주운전과 달리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데다 일반 사기 사건처럼 언제, 누가 저지를지 모른다는 점에서 단속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일선 경찰들은 토로한다. 무차별 검문을 시행하면 시민 반발을 부를 수 있어 기술적 장치 도입과 타깃 중심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경환 법무법인 위드로 변호사는 "차량에 시동을 걸 때 교통카드를 태그하듯 운전면허증을 차에 찍으면 시동이 걸리게 하는 시스템을 차량 제조 단계부터 탑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배달업 종사자 중 면허 정지·무면허 상태로 운전하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상당히 많고,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무면허 확률도 높은 추세"라며 "타깃을 정하거나 사고 다발 장소를 분석해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처벌 강화 필요성도 언급됐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는 무면허 운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별도의 행정 처분을 통해 일정 기간 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결격 기간'도 존재한다. 최 교수는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2521명) 중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망자(110명)가 4%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행정처벌과 형벌을 강화하지 않으면 피해가 더 늘어난다"며 "결격 기간을 늘리는 등의 방법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면허 취소 후 운전대를 잡는 재범의 경우 과거에는 실질적인 운전 능력이 있다는 점이 참작돼 재판 과정에서 처벌 수위가 낮아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태에서 무면허 운전을 할 경우 실형부터 선고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재범 방지를 위해 형량 강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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