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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을 곁들인 버섯 리조또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1.18 06:21:32
조회 4879 추천 47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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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싸게 파는 트러플(송로버섯) 병조림을 발견해서 충동구매 해 버렸습니다.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다가 버섯 리조또를 만들어 먹기로 결정.


우선은 육수부터 만들어 줍니다. 보통은 치킨 스톡을 많이 사용하지만 이번만큼은 야채 육수를 만들기로 결정.


당근, 샐러리, 무, 순무, 양파, 서양 쪽파, 딜 등을 넣고 야채가 물러질때까지 끓인 다음 국물만 걸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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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또의 재료들. 아보리오 쌀, 파마산 치즈, 양파, 양송이,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트러플.


평소에 버섯 리조또 만들 때는 최소한 세종류 이상의 버섯을 사용하고 생크림도 넣는데, 이번엔 트러플의 향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심플하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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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를 잘게 썰고 마늘 한쪽도 얇게 썰어서 올리브유를 두른 팬에 볶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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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가 어느 정도 갈색으로 익으면 양송이 버섯을 투입합니다.


개인적으로 버섯은 잘게 다져넣는 것 보다는 이렇게 대패로 민 것처럼 얇게 썰어넣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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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어느 정도 볶아지면 물에 불려놓은 아보리오 쌀을 투입합니다.


아보리오 쌀은 이탈리아에서 재배되는 품종의 쌀인데, 이게 없으면 리조또 만들기가 참 곤란합니다.


리조또의 관건은 겉은 죽처럼 부드러우면서 속은 심이 살짝 남아 씹히는 맛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한국에서 밥지을 때 쓰는 쌀로는 이 상태를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더라구요. 아무리 노력해도 설익거나, 밥이 되거나, 죽이 되거나 셋 중 하나밖에 안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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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볶다가 어느 정도 투명해졌다 싶으면 만들어놓은 야채 육수를 한국자 부어줍니다.


정해진 양의 육수를 한꺼번에 넣는 것보다 이렇게 한두국자씩 넣어가며 다 흡수되면 추가하는 쪽이 원하는 식감을 만들어내기 더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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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넣은 육수가 어느 정도 졸아들면 화이트 와인을 약간 넣어서 풍미를 더해줍니다.


화이트 와인이 다 졸아들면 다시 육수를 한국자씩 넣어가며 중불에서 계속 저어줍니다.


2~30분 정도 불 앞에 붙어서서 계속 뒤척거려 줘야 한다는 게 좀 번거롭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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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완성되었다 싶으면 불을 끄고 파마산 치즈를 강판에 갈아 올립니다.


따로 소금간을 안하기 때문에 입맛에 맞게 파마산 치즈를 넉넉히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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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팅을 하고 파마산 치즈를 한 번 더 살짝 갈아올려줍니다.


이건 맛보다는 데코레이션의 성격이 좀 더 강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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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 트러플을 갈아서 올려줍니다.


강판에 가는 것보다는 전용 슬라이서를 이용해서 얇게 갈아주는게 더욱 풍미를 살려줍니다.


어찌 보면 말라붙은 흙덩이같이 생긴 이 조그만 버섯이 세계 미식가들이 즐기는 식재료라니, 역시 뭐든지 겉만 보고는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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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버섯 리조또.


블랙 트러플 통조림은 신선한 송로버섯보다는 아무래도 한단계 아래인지라 그 향이 좀 약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영덕 대게와 게살 통조림의 차이랄까요. 그래도 트러플 오일같은 2차 가공품에 비하면 게살 통조림과 게맛살의 차이 정도는 보여주니 가격만 괜찮다면 한 병 정도는 사뒀다가 특식을 만들어 먹고 싶을 때 써도 좋을 듯 합니다. 일단 열면 일주일 내로 다 써야 하지만요.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그냥 한 두번 슥슥 갈아주면 강렬한 트러플 향기가 후각을 강타하는데, 이건 그 때에 비하면 산더미처럼 쌓아올려도 뭔가 좀 약한 느낌.


그래도 향이 부드러워서 어쩌면 이 편이 트러플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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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라는 요소는 단순히 미각 뿐만이 아니라 다른 감각에도 크게 영향을 받고, 그 중에서도 후각은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트러플은 그 자체로만 보면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고, 워낙 소량을 얇게 썰어넣는지라 식감이랄 것도 없습니다만 그 향 하나만으로 음식의 정체성을 바꾸어 버립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러플은 대체재가 없어서 맛을 묘사하기 지극히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포아그라는 결국 기름진 거위간이고, 이건 닭 간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대강 어떤 느낌일지 희미하게나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캐비어 역시 생선알 절임인지라 세부적인 맛은 다를지라도 하위호환되는 식재료가 있지요. 그런데 트러플은 다른 버섯으로 흉내 낼 수가 없습니다. 이것과 비슷한 향을 내는 식재료가 없어요.


굳이 느낌을 말하자면 이끼가 덮고 있는 검고 축축한 흙에 누군가가 휘발유를 살짝 쏟은 듯한 냄새? 이렇게 묘사하면 '이게 어떻게 맛있는 냄새냐'라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그런데 이게 또 묘하게 중독성있습니다. 향이 강하지 않고 고소한 요리에 트러플을 얹으면 그 냄새가 섞이면서 완전히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내지요. 심지어는 달걀 반숙 후라이에 얹어 먹기만 해도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어쨌든 오늘의 요리는 대성공입니다. 쌀의 요리된 정도도 적당하고 (진리의 아보리오!), 치즈와 트러플도 조화를 이루고, 아주 맛있네요. 고급 식재료를 사용할 때는 아무래도 좀 조심스러워지는데 만족할만한 결과가 나와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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