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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가 우리에게 남겨주고 간 것들.(리뷰)

ㅇㅇ(203.249) 2015.02.11 10:18:37
조회 1297 추천 67 댓글 10
														

힐러가 우리에게 남겨주고 간 것들.




말을 하고 싶어졌거든, 내가.. 도둑이라고

근데, 아버지가 살인범이라는 건, 그건 좀 다른 문제잖아..”


정후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자기는 정의를 위해서 사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세상을 바꿀 생각도 없었고, 그냥 좋은 섬에 가서 살고 싶은 거. 정후가 바라는 건 그거 하나였어. 그리고 그냥 영신이라면 따라 가 줄 사람. 무인도에 가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운명을 믿나?”

영재가 민자씨에게 말하지.

말하자면 정후가 힐러가 된 건 정후의 선택이 아니라, 운명 같은 거였어.

영재는 말하지 않았지만, 정후를 키우면서 이 녀석이라면 자신이 사랑했던 친구의 억울한 누명. 죽음을 밝혀주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하며 키웠겠지.


어느 날, 운명처럼 그 일을 밝히게 되리라고.. 그랬을 거 같아.

우린 기대했어.

그가 슈퍼맨이 되었건, 배트맨이 되었건.

세상을 바꿔주는 영웅같은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어르신이든 농부이든 아니, 제일일보가 되었건.

아님 김문식이나, 오비서가 되었건.

승리의 어퍼컷을 날리고 싶었던 거였겠지.


뭔가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된 것 같이 보이지 않는 어제의 결말은...

어쩌면 우린 우리의 무력함이 아닌

정후의 비범함으로 세상을 이기는 카타르시스 같은 걸 느끼고 싶어서였는지도 몰라.

근데, 그게 아니였잖아.


우리가 본 결말은, 여전히 어르신들이 판을 치고. 멀쩡한 몸을 아프다고 해서 보석금으로 풀려나는 그야 말로 엿같은 상황인거지.


근데 정후는 있잖아.

누구보다 평범한 삶을 갈망했어.

힐러가 되었지만 그건 사실 정후가 선택한게 아니였으니까.

어르신들이 자신들의 안위와 목적을 위해서 아빠를 살인죄를 뒤집어씌우고, 엄마는 정후를 보호하기 위해서 떠나게 하고 자신을 키워줬던 영재를 죽음으로 몰고 가지.


정후는 밥먹을 때, 누구한테 방해 받는게 싫어해.

차 운전할 때 방해 받는게 싫고.

그냥 정후는 늘 정후 그대로 살고 싶었지.


누가, 자기 여자를 도망자로 만들어.... 채영신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거다



정후는 자신이 지켜야 할 영신이를 통해 자신의 평범한 삶을 찾아야 하는 꿈을 가졌어.

정후가 처음에 영신이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지.


표범이 다리가 부러졌는데도 도망가지 않고 하이애나들이랑 싸우더라고 와. 얼마나 울컥하던지.... 그 앤 그랬어. 무서운걸 몰라서가 아니라, 무서운대도 용기를 낸거지


영신이는 무서우면 무서울수록 숨거나, 도망가는 애가 아니야. 그런 영신이한테도 지켜야 하는 소중한 것들이 생기니까. 정후를 보호하고 싶었던 거지. 세상엔 우리가 숨을 곳이 많다고.

근데, 정후는 그 물음에 끝까지 답하지 않아.


도망가는 건 영신이가 해왔던 일이 아니니까.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영신이를 살도록 하게 하는 것들이 싫었던 거지.


정후는 그래서 봉수의 가면을 벗어낼 수밖에 없었던 거 같아.

자신이 선택한게 아니라 어르신들에 의해 입혀졌던 그 모든 가면들......평범으로 돌아가, 그걸 방해하는 것들을 향해 맞서야 하는 삶에 서야 하는 거지.

인터뷰 장면에서 말하지.

저는 힐러입니다. , 이름은 알거 없고


10년이 넘게, 세상으로부터 멀어져 있었던 정후는 힐러를 벗어내야만, 그 삶을 되찾는다는 걸 알았어.

서정후로서의 본인의 삶으로 돌아오지.

물론 영신이랑 함께.


어르신들은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또 다시 나오고 나올거야.

그들이 원하는 농사를 지어가면서,

도대체, .. 우리라는게 누구를 말하는 겁니까?”

도대체 어르신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거죠?”


그런데 정후와 영신이가 택한 그 소중한 평범한 삶을 위해서 우리는 다리가 부러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거야.


이거 분명 덫이야, 들어가면 다리 하나쯤 부러지겠지..”


19회에서 다친 다리를 치료하는 정후는 계속 고민했을거야.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정후는 어르신들이 나라를 위해 나쁜일을 하건, 뭘 하건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었어.

어차피, 나랑은 상관이 없었던 일이니까.


그런데 정후는 평범한 삶을 지키기 위해, 살인 누명을 벗기 위해.

살려다가 다리가 부러져. 우린 걱정하지, 그 다리 부러진게 정후를 옥죄어 올까봐.


근데, 정후는 민자씨를 그 절뚝거리는 다리로도 구해내.

통쾌하지.


힐러가 우리에게 남겨주는 것들은

문식이가 말한 요즘 것들에 대한 비난이 아닐거야.

그냥, 정후랑 영신이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 평범하게 살기위해.

밤에 깨어있고, 무서우면서도 재활용이 안되는 개쓰레기..”라고 외쳤던 것처럼


생방송으로 잠자던 사람들을 깨우고, 일으킨 것으로.

우리네 평범한 삶이 감당해야 하는 것들..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


윤동원이 묻지

도대체, 선배랑 힐러.. 그놈 무슨 사입니까?”


민자씨의 대답은 이거야.

같은 국민사이다! !”


사회에 쓰러져가는 사람들, 이유없이 죽임을 당하고 매도되어가는 사람들.

그래 그 사람들은 우리 같은 국민이야.


어르신, 앞으로는 사람을 죽을때요. 그 사람들의 아들이나, 딸을 좀 생각해주지..?”


준석이와 길한이 명희 영재..그리고 문식이.. 문호...

그리고 정후와 영신이..


그들 모두 평범한 사람이지.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그들은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었어.

좋아하는 것, 높은 데, 첫 눈, 작은 손, 하얀 이불, 그 머리칼.

싫어하는 것, 그것들과 같이 있지 못하게 하는 그 모든 것.


내가 좋아하는 것, 그의 셔터소리, 커다란 손, 웃는 눈, 커다란 품.

싫어하는 것, 그것들과 함께 있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


그 삶의 평범하고 소중한 것들을 위해

정말 우리가 정말 되어야 하는 것은 정의를 구현하는 힐러도 아니고

거짓으로 점철된 봉수도 아니지.


그러면, 우리도 물려서 좀비가 될지 모르는데?”


개쓰레기가 득실대는 세상 속에서

영신이 말처럼 어디 한군데 물려서 맛가버린.

내가 오길한인지 김문식인지도 모르는 엿같은 세상에 굿바이 하고.


평범한 군중 속에 민주를 이루는 하나의 삶으로

그런, 너희를 응원한다고.


그런 따뜻함을 얻었어. 나는.

삶의 거창한 정의를 말한다면 너무 짓눌렸을지 몰라.

그런 나의 무기력함에 화가 났을지 몰라.

바뀌지 않는 세상에 대한 분노... 그런게 나를 자꾸 괴롭히겠지.


근데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알콩달콩 삶. 우리가 지켜야 하고 우리가 살아야 하는 삶에 대한 응원이었다고 생각해.

그 삶이 우리가 아닌 농부와 어르신들로 인해 경작되지 않도록.


우리 마음에 남아있는 그 양심에

삶의 위협이 받더라도, 다리하나 부러지는 각오로.

향에 잠들지 아니하고 말해야지.


고마워


그 정리되지 않는 어수선 한 세상이 종결되지 않았다고 말해줘서.

그리고 그 세상에서 좀비가 되지 말라고 말해줘서.


나처럼 정후와 영신이도 평범함을 지키기 위해 하루를 살아간다고 말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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