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일본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밝은 줄 아시오?

몇 가지 통계를 들어서 설명을 드릴게요...
97년과 07년 같은 주차에 상위 1~10위권 애니메이션 시청률이 반 토막이 났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또한, 일본 관동 지방에선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평균 시청률이 01년 6.2%에서 06년 3.6%로 대폭 하락하였다는 기사가 떴습니다.

과연 왜 그럴까요?
TV 도쿄의 홍보IR부장 오오키 츠토무라는 사람 왈 ‘애니메이션이 더는 아이들의 First choice가 아니다. 핵가족화로 가정의 아이들 수도 줄어든데다가 입시 문제 등으로 TV 애니메이션 방송 시간대에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고, 다른 여가거리 휴대용 게임기 보급이 아이들이 TV 애니메이션에서 멀어지는 이유다.’라고 지목했습니다.

반면에 심야 애니메이션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죠. 기존의 일본 애니메이션의 골드 타임 7~10시에서 늦은 심야 시간대로 재편성되고 이 시간대의 애니의 숫자나 양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소위 심야 애니메이션은 기존 시청자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 상황에서 오타쿠들의 취향을 철저히 맞추어서 관련 상품을 팔아서 그 수입을 메우려는데 큰 목적이 있지요.

그런데 예전처럼 오타쿠들의 성향이 대동단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심야 애니도 범람을 하니 차별성을 위하여 소위 취향에 속하는 장르나, 소재 같은 게 매우 세분화된 탓이 크죠. 분명히 오타쿠는 우리나라 오덕에 비해 문화를 산다는 인식이 박힌 건 사실이지만, 고집이나 배타성도 있고, 오타쿠가 늘어도 지속적으로 세분화되면 관련 상품의 판매를 크게 기대 못 하기에 장기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산업에 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 또한 있습니다.

한편,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은 시대가 변했다고 정의 해야 할 겁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같은 거물급 인사도 더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감독의 역할을 프로듀서가 조금씩 가져가고 있습니다. 일본 출판 만화계에서 출판사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요. 물론 시장의 needs를 파악하는 거야 도움이 되겠지만, 창의적인 애니메이션이 나오는데 걸림돌이 되겠지요. 물론 일본 영화계가 이미 수십 년 전에 철저히 붕괴한 덕을 애니메이션이 가져간다는 의견도 있지만요.

예전에 디시인사이드와 인조이재팬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10년 안에 붕괴한다고 주장하던 유리병이란 사람이 있었지요. 그 사람 이야기대로 10년에 완전히 붕괴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워낙 산업 규모도 크고 경험이니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다만, 앞으로 10년 뒤에 또 반 토막이 안 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한국 애니메이션에 미래가 없다는 둥 살려면 심야 애니메이션을 대거 편성해야는 둥 엉뚱한 소릴 하는 우리나라의 일본 애니메이션 덕후들에겐 뭘 바라야 할까요?

일본의 이러한 상황을 벤치마킹해서라도 닮아가서는 안 되겠지요.
개판 오분전은 아닐지라도 개판을 향해 달려가는걸요...
반면 우리는 출발점을 막 벗어난 시점인데요...



세줄 요약 :
1. 일본 애니는 미래가 밝은줄 알고 한국 애니 까는겁니까?
2. 심야 애니 편성이 능사가 아닙니당
3. 일본의 잘못된 길을 벤치마킹해서 따라가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