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오늘 오후 2시~오후 3시 30분 어간 한애갤 자짤인 소중한 날의 꿈 제작사인 연필로 명상하기 본진엘 다녀왔습니다.

한 서너명 정도 가면 괜찮겠지 싶어서 일주일전에 글도 올리고 했었는데 결국 람삐님하고만 가게 되었습니다.

모이는 장소는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출구... 넷상에서 서면으로만 보던 사람을 실제로 만나는 건 처음이었는데 저나 람삐님이나 처음 만나고 엄청 당황했습니다. 이유는 비밀.

스튜디오에 들어가기로 한 시간보다 더 일렀기에 1시간 동안은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나 나누다가 1시 40분경에 연필로 명상하기가 있다는 피닉스세은텍스 빌딩을 찾았는데...

생각외로 몹시 찾기 어려웠습니다. 람삐님 전화기의 지도기능이 없었다면 한참을 찾아 헤멨을 것입니다. 윗 사진에 보시는 건물이 피닉스 세은텍스 빌딩인데 보시다시피 작은 골목 안에 있는 빌딩이라 만약 지도 같은 것도 없이 맨손으로 왔다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혹시 견학을 생각하시는 분들은 사전에 준비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안으로 들어가서 스튜디오 내부를 보니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나 작았기 때문입니다. 중학생 여럿을 데리고 견학을 왔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 많은 학생들이 서 있을 자리나 있을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면적...

프로듀서인 듯한 사람이 회사에서 그동안 제작한 영상들을 보여주었는데 맨 마지막이 소중한 날의 꿈이었습니다.




"우롱하고 속여온 너희들을 단죄하러 왔다. 나 오이랑이다......  은혜는 못갚아도, 원수는 꼬~옥 갚는...."
"반동! 반동이다! 전위대!"





도서관에서...

"한소설책 하실래예?.....(떨어트린다) 어 이런..."





"와 추노한다 추노! 대길이 언니~"
"누나, 언년이 누나 저기서 이제 죽는 거야?"
"야이 빵꾸똥꾸야 입다물어! 집중하는데!"





오사인 볼트

"내가 한수민이 너한테 지면 성을 간다 성을!"
"뭘로 바꿀건데? 뇌씨? 빙씨? 좌씨? 춘씨? 존씨? 궉씨?"




"디.... 디씨!?"




공군측에서 연락이 없었는지?





순간캡쳐에_장사없다.jpg....

분명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재미있는 장면을 더 많이 찍어올 수도 있었는데 운이 없어서...



화면캡쳐의 경우 연명의 요청에 의해 금일부(2010.4.17)로 비공개로 전환합니다.



일단 영상을 보고 나서 느낀 점 (내용누설 방지를 위해 일부 과장함)



* 놀라운 영상 퀄리티는 말 안해도 다 아시겠죠? 감독님 말씀으로는 이것도 한참 오래 전에 제작된 영상이라(개인적으로는 2008년 무렵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더 좋다는 설명입니다.
* 작중 러브라인은 둘 이상인듯.
* 우리 이랑이... 진짜 정말로 레알 참 자연스러운(!) 아이입니다. (람삐님은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 김철수는 추격 당하고 있는 중..... 물론 상대가 추노꾼이나 엘리먼트 헌터는 아니구요.
* 우리 부활호... 비중이 작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스 요아힘 마르세이유 뺨치는 기동술을 보여주는군요.
*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등장하거나 넓은 지역이 한번에 등장하는 장면이 (많은지는 모르겠는데)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구도이기에 기억에 남습니다.
* 이거 스케일이 큰 것 같습니다. 우주적 스케일을 보여줍니다.
* 한수민은 깨는 모습밖에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 공룡이 한 장면도 안 나옵니다. 아무래도 극장에서 보여주려고 숨겨둔 모양입니다.




영상을 보고나서 곧이어 감독님과의 대담의 시간을 가졌는데 질문은 아무래도 말보다는 서면으로 하는 것이 더 자세하게 적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셔서 메일로 하기로 하고 그냥 이야기만 나누었습니다. 소중한 날의 꿈, 애니메이션 제작, 우리 애니메이션.... 등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1월에 받은 자료에서 보나, 오늘의 대담에서 보나 감독님부터 애니메이션에 대한 깊은 철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슨 철학인지는 직접 가보셔서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 제작은 영상제작은 거의 다 끝났고, 녹음 부분 등이 남았으므로 전체적으로는 8할~9할정도 된다고 합니다. 배급사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은 상황인듯 합니다.
* 연명의 소꿈 이후 차기작은 극장판으로는 도래샘 숲, TV판으로는 로봇 전원일기. 도래샘 숲은 서울시 도깨비 출몰 관련 내용이고 로봇 전원일기는 로봇들이 농촌에서 농사지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안 감독님이 꼭 하고 싶으셨던 일이 농사일인데다가 이야기 자체도 감독님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합니다.)
* 겨울연가 제작은 아직 끝나지는 않았고 마지막화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 올해 6월 이후에는 이런저런 행사가 많을 것이라 하셨습니다.(시사회라던가...)
* 도중에 화풍이 바뀐 이유는 자신들이 먼저 그린 것인데도 외국에서 비슷한 것이 나와버려서 수정한 것도 있고, 엑스트라들을 그리다 보니 우리 나라 사람 얼굴은 이렇게 그려져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이 섰기 때문이라고 들었습니다. (전체적인 대화 속에서 알 수 있는 것이, 외국의 것과 조금이라도 비슷할 수 있어보이는 것은 작은 것이라도 철저히 배제해버리겠다는 생각이 강하셨던 것 같습니다.)
* 개봉은 올해 내로는 꼭 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하반기중이라고 말씀하셨었습니다.) 제 예상에는 운이 나쁘면 저 제대하고 나서(11년 3월...)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섞은사과님은 언제 개봉하든 별 무리없이 보실 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질문 메일에 대한 답장이 오면 더 많은 정보가 나올 것입니다.




오늘 방문에서 봤던 열심히 작업에 열중하는 스탭들의 모습과 감독님의 말 속에서

우리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한번쯤은 이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그냥 보고 즐기고 넘기는 작품 하나하나가 말로 하기 힘든 엄청난 노력 속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도서관보다도 더 조용한 방 안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견학 전에 분위기에 압도당할 거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예상 이상이었습니다.

스튜디오 사람들의 말과 행동 등에서 소름끼칠 정도로 압도적인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혼신을 다하는 애니메이터의 위엄이었습니다.




연명의 극장판 차기작, 도래샘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