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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띵군) 대한, 혁명의 시대모바일에서 작성

djsf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1.20 15:39:26
조회 2667 추천 48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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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년 후송 난징 궁성 앞

사람들이 지엄한 궁궐 앞의 광장을 가득 메우고 섰다. 그들은 대체로 헐벗고 굶주렸으며 얼굴은 누렇게 떠있었다. 그들은 탁하고 갈라진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쌀이 아니면 죽음을 주십시오."

"쌀이 아니면 죽음을 주십시오."

"쌀이 아니면 죽음을 주십시오."

그러나 궁궐 앞의 금군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지키고만 있었다. 본래 황상께서 계시는 궁 앞에서 이런 불순한 집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죽을 죄였지만 계속되는 기근과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민심이 크게 악화되었다. 그러자 조정에서도 집회는 불문에 붙이되 과격해지면 단호히 대응하라는 명만 내려둔 상태였다. 팽팽한 긴장감만이 금군을 감돌던 그때...

군중 쪽에서 총성이 울렸고 금군 병사 하나가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이에 금군도 발포를 하면서 유혈진압을 시도했고 주변에 있던 시보의 기자들은 연신 플래쉬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어 전국으로 실어날랐다.
  
장강의 어느 나룻배.

수운을 기반으로 하는 후송에서 배는 몸을 숨기기에 좋은 수단이었고 집회를 주동한 인물들은 배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하고 있었다.

"당신들, 일을 저질렀으니 이제 어찌해야 할 거요."

공산주의자가 민족주의자에게 힐난하듯이 따져물었다.
  
"어쩌긴 뭘 어째야 합니까. 당연히 혁명의 열기를 지방으로 퍼뜨리고 압제자들을 몰아내고 공화정을 이룩해야지요."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남방군도에서의 화산 폭발로 냉해가 이어졌고 조선에서 청에게 수출한 기관총과 야포 때문에 전쟁에서 사상자만 많아지고 있다하나 인민들은 아직 천자를 믿고 따릅니다."

"하지만 하늘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곡가를 보십시오. 지주들의 창고에는 쌀과 목화가 쌓여있지만 조선에 수출할 물건이라 농민들은 그걸로 배를 채울 수도, 옷을 지어입을 수도 없습니다. 전호(소작농)들이 이를 지켜만 봐야하는데  이걸 견디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모순을 200년동안 지켜본 농민들입니다. 도시 혁명이 실패하면 농촌도 어려워요. 지금은 서양에서는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 넘어간다고 말했는다는데 자본주의에 가장 가까운 곳은 도시입니다."

"그거 막구수(마르크스)가 한 말이지? 내가 회담에서 막구수에 대해서 말을 꺼내면 다시는 당신들과 만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래, 막구수 선생이 한 말이다. 근데 그게 뭐 어때서. 불랑국 혁명만 봐도 혁명이 도시에서 시작되는 건 자명한 일인데 현실을 좀 봐! 잘하면 서양에서도 지원을... ..."

"뭐? 이 외세의 앞잡이가. 중국에는 중국의 방법이 있는 것이지. 남의 것만 좋다고 졸졸 따라다니기는..."

"뭐요?!"

공산주의를 주장하는 파벌과 한족 민족주의를 추구하는 파벌로 나뉘어져있던 혁명회의 회담 자리는 순식간에 싸움터로 변했고 그들의 멱살잡이에 배가 기우뚱거렸다. 그때 밖에서 선생들을 수행하던 아이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와 급보를 알렸다.

"선생님들, 큰일 났습니다. 우전대신 성선회가 유주 은행의 차관을 얻어 철도를 국유화하려 한답니다. 그리고 채권을 발행하고 완공 후에 대가를 보상한답니다."

"무엇이? 성선회, 이 한간이 백성들이 한푼두푼 모아서 번 돈을 뺏어 외세 놈들에게 갖다 바치겠다는 소리 아닌가!"

민족주의자들에게는 힘들게 모은 민족자본을 외세에 헌납하겠다는 소리로 들렸고,

"철도 부설로 병력동원이 빨라지고 만에 하나라도 북벌이 성공하면 눈앞으로 다가온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기회가 사라진다!"

공산주의자들은 정말 승전해 압제자들의 지배가 굳어질까 두려워했다.

"지금은 우리가 싸울 때가 아니오. 당장 힘을 합쳐 전국적인 봉기를 일으켜야 합니다."

"맞습니다. 더이상 조가의 돼지들이 민중을 착취하는 꼴을 볼 수 없습니다."

두 파벌은 지금만큼은 단결해 혁명을 확산시키기로 결의했다.


한성 경희궁 편전.

"뭐요? 남경에서의 소요사태에 이어 우한에서 무장봉기라고? 그게 사실이오? 국상?"

헌법을 제정한 뒤 내각을 조각할 권리를 총리에게 넘기고 뒷방에서 놀고먹을 생각을 하던 태황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예, 폐하. 더구나 황제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하며 전국으로 봉기가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사옵니다. 그리고 그 중에는 사유재산을 없애겠다는 불측한 주장을 하는 이들도 섞여있다고 하옵니다."

태황은 총리에게 즉시 내각 회의와 상하원 의회를 모두 개회할 것을 명했다. 그리고는 자신이 바꿔놓은 역사를 곰곰히 생각해봤다. 3번의 윤회 끝에 조선은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제국주의 국가가 되었고 주변국들도 여기에 영향을 받아 각기 산업화를 추구해나가며 제국을 건설하고자 했다.
  
후송도 마찬가지였다. 증기기관 수출이 허용된 후로 공장으로 수많은 도시노동자들이 출근했다. 하지만 근본은 대부분의 농민들이 향신들의 착취에 시달리는 농업국가였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켰고 이번 전쟁에서는 100만 단위의 사상자가 나왔다... 근데 이거 딱...

"피의 일요일 때의 러시아 제국이네. 거기에 신해혁명까지? 떼놈들도 가지가지 하는구나."

그는 전생에서 은근히 두려워하던 민족주의, 공화주의, 공산주의가 한 데 어우러져 혁명이 바로 옆동네에서 일어났다는 것에 머리를 부여잡았다. 더이상 바다 건너에서 수수방관할 수 없음을 직감하고는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난 평화롭게 살고싶은데 왜 전쟁을 피할 수 없는 걸까..."


* 1883년 인도네시아에서 폭발한 크라카타우 화산을 모티브로 했음. 당시 화산으로 인해 1884~5년동안 동아시아에 냉해가 닥쳐왔다고 함.
* 피의 일요일 사건+신해혁명으로 섞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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