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gamer.ne.jp/news/202508200039/
일본 매체에서 명방 애니메이션 감독 와타나베 유키, 아미야 성머, 첸 성머 셋과 최근에 인터뷰한걸 번역했음
제목 밑으로는 쿠로사와 토모요는 아미야로, 이시가미 시즈카는 첸으로 표기함
TV 애니메이션 「아크나이츠」 와타나베 유키 감독 × 쿠로사와 토모요 × 이시가미 시즈카 특별 대담 인터뷰:
녹음 초기의 추억부터 사카모토 마아야가 연기하는 탈룰라에 대한 생각까지
'흑야의 회고록'이 추가된 배경, 그리고 작품의 테마 '자아와의 싸움'을 되돌아보다
TOKYO MX 등에서 방송 중인 TV 애니메이션 「아크나이츠: 잿더미 속 불빛(RISE FROM EMBER)」. 본 작품의 감독 와타나베 유키 씨, 아미야 역의 성우, 첸 역의 성우 세 분의 특별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본 작품은 스마트폰 게임 「명일방주」를 원작으로, 메인 스토리를 축으로 그린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현재 방송 중인 시즌 3에서는 드디어 이야기가 하나의 종착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Gamer에서는 바로 이 시점에서, 지금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나 서로의 작업 스타일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왼쪽부터 와타나베 유키 감독, 아미야, 첸)

"명일방주"와의 6~7년, 그리고 첫인상
――원작 게임 자체도 일본 서비스 5.5주년을 맞았고, 애니메이션도 시즌 1 방송으로부터 약 3년이 지났습니다. 「아크나이츠」라는 콘텐츠 전체를 되돌아보면 감회가 어떠신가요?
아미야: 저는 게임 녹음부터 참여했는데, 녹음할 단어는 매우 짧고 적은데도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렸어요.
처음에는 아미야의 스탠딩 일러스트와 간단한 프로필만 받았어요.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도, 어떤 위치에 있는 아이인지도 모르는 상태였죠. 토끼 귀는 있지만 머리색도 갈색이라 굉장히 평범한 느낌이었어요.

――확실히 아미야는 특이한 머리색도 아니고, 겉모습이 화려한 캐릭터는 아니죠.
아미야: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낮은 톤의 목소리로 연기했어요. 그랬더니 "게임의 간판 캐릭터로 귀여운 느낌이지만, 아직 앳된 느낌이 남아있다. 자기 의견은 확실히 말하는 타입이지만, 어딘가 허술한 구석도 있다"고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한 30분이면 끝나려나 하고 갔는데, 결국 4시간 정도 걸렸어요.
첸: 저도 「명일방주」는 게임 녹음부터 시작했어요. 마찬가지로 첸의 일러스트와 간단한 프로필만 받은 상태였는데, 꽤 귀여운 외모라서 약간 높은 톤으로 테스트를 한 번 해봤죠.
그런데 아미야와는 반대로 "이 아이는 말하자면 경찰 조직의 수장 같은 사람이니, 목소리는 더 낮고 멋있는 계열로 부탁합니다"라는 디렉팅을 받았어요. 당시에는 "이렇게 트윈테일 같은 귀여운 머리를 하고 있는데?!"라고 생각했죠.
아미야: 고정관념에 빠져버리는 게 한심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로잡히게 되더라고요….
첸: 다른 작품에서는 그 외모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면 OK를 받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명일방주」는 정반대의 디렉팅을 받았죠.
성우로서는 일단 낮은 톤으로 연기해보고, 너무 과하다고 하면 다시 높이는 식으로 접근하거든요. "이 정도까지 낼 수 있습니다" 하고요. 녹음했던 시기가 6~7년 전이라, 지금보다 젊었던 제가 열심히 낼 수 있는 가장 낮은 목소리를 냈더니 "그 톤으로 계속 연기해 주세요"라고 하셔서 녹음했어요. 다행히 4시간까지는 아니고, 예상 시간 내에 끝낼 수 있었지만요.

아미야: "이 아이가 히로인입니다" 같은 설명도 전혀 없었어요. 초기에 보이스가 있는 캐릭터 목록 같은 게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라는 느낌이었죠. 그때는 "귀엽고, 평범한 갈색 머리니까 그렇게 강한 캐릭터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대단한 편견이죠. 제 편견, 좋지 않네요!
중국의 Hypergryph 분들과 원격으로 연결해서 녹음한 적도 있는데, 굉장히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녹음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장대한 작품에서 이런 중요한 위치였다면… 그렇지, 시간이 걸릴 만하지 싶었어요. TV 애니메이션이 시작되고 나서야 뒤늦게 그런 생각이 들었죠.
――아미야는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이니, 그만큼 공을 많이 들였겠네요.
와타나베: 저는 당시 다른 회사에 있었지만, Yostar Pictures가 제작하는 게임 프로모션용 애니메이션 PV 작업에 참여하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라인 랩의 사리아가 든 방패를 수정했던 기억이 나네요.
여러 사정으로 처음에는 TV 애니메이션에 참여할 생각이 없었고, 원래는 PV 전문가로 일할 예정이었어요. 그래서 시작은 PV였지만, 거기에 또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TV 시리즈에도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아미야: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였나요?
와타나베: 일반적인 경우보다 준비 시간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아미야: 마치 아미야 같네요… (웃음). 감독님 손에 일이 넘어왔을 때는 이미 몇 기로 만들지, 어디까지 다룰지 같은 것들이 정해져 있었나요?
와타나베: 어느 정도의 예상은 있었습니다. 다만 그 점도 여러 변수가 있어서, 예를 들어 "전 12화 분량의 완전 오리지널 스토리로 로도스의 일상을 그린다" 같은 건 절대 무리라는 데에는 전원 의견이 일치했어요. 원작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서 작품의 매력을 전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 당시 메인 스태프들의 공통된 인식이었습니다.
아미야: Hypergryph 쪽에는 그 이후의 전개라든지, 사실은 이렇다는 캐릭터의 뒷이야기 같은 게 있었을 텐데요. 그런 정보를 취합하는 작업도 있었나요?
와타나베: 일단 이후 전개에 대해서는 조금씩 들으면서도, 거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아미야: 하지만 연출을 보면, 역산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장면들이 많았잖아요.
와타나베: 진행하면서 계속 궤도를 수정하고 있습니다.
아미야: 정말 천재시네요…!
와타나베: 단편이라고 할까, 패럴림픽 관련해서 7분짜리 4부작 시리즈 같은 작품을 만든 적은 있었어요. 하지만 30분 분량의 TV 애니메이션 감독 경험은 처음이었고, 더빙 현장도 「명일방주」가 두 번째였어요. 현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예의범절도 전혀 몰랐죠.
첸: 다른 작품이라면 오디션 등을 통해 저희 스스로 캐릭터 이미지를 정할 수도 있는데, 이 작품은 이미 정해진 상태였으니까요. (농담조로) "쿠로사와에 이시가미라니~~??" 같은 반응도 있었을지 모르죠 (웃음).
와타나베: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했습니다! 오히려 다른 작품에서도 간판이 될 만한 분들만 계신데, 저만 아마추어 같은 느낌이었죠. 음향 감독이라는 직함도 있지만 기술적인 건 아무것도 모르면서 옆에서 이래라저래라 말만 하고…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가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첸: Hypergryph 분들도 중국에서 컴퓨터로 더빙작업에 참여해 주셨는데요.
감독님들이 계신 부스는 저희에게 모습은 보이지만 소리는 안 들리거든요. 쉬는 시간에 문득 돌아보면, 그 컴퓨터를 향해 인왕상처럼 서서 무언가 말씀하고 계시는 감독님이 있었어요.
와타나베: 저는 고용된 감독 입장이니, 원래는 조용히 일해야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납득이 안 되면 고개를 끄덕일 수 없어서, 엄청나게 시끄러운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웃음).
원작자분들을 상대로도 "왜 그렇게 되는 건가요?"라고 말해버리죠. 우선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전제하에, 원작 측에는 게임 캐릭터로서 소중히 하고 싶은 부분이 있고, 저희에게도 애니메이션 연출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어요. 제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하고 받아들일 때도 있고, Hypergryph 측에서 저희 의견을 수용해 주실 때도 있었습니다.
첸: 사이드 스토리인 '흑야의 회고록'이 추가된 것은 어느 쪽의 제안이었나요?
와타나베: 이건 원작자분들이 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아니었어요. 저희가 시즌 3를 어떻게 할까 논의하던 중에 "이걸 안 하면 이야기가 이해가 안 되지"라는 결론이 나왔죠. 회차 수는 정해져 있었지만, 부감독인 니시카와 마사키 군이 잘 이끌어주었습니다. 독타나 테레시아를 비롯한 중요 캐릭터 이야기로 이어지니까요.
'흑야의 회고록'을 하고 싶어서 했다기보다는, 각 캐릭터의 중요한 포인트를 여기서 이야기해두지 않으면 그 이후의 전개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W의 인격을 제대로 보여줘야만 했고요.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했던 것은, 직접 손을 쓴 것은 아미야와 첸이지만, 스컬슈레더와 미샤가 죽게 된 원인을 만든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여기서 이야기해두지 않으면 캐릭터의 결말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그 후의 이야기를 위해 캐릭터에게 필요한 정보를 쌓아두기 위함입니다. W의 회상, 혹은 죽지는 않았지만 주마등 같은 분위기로 연출했는데, 여러분도 아마 자신의 기억을 더듬을 때 엄청난 속도로 스쳐 지나갈 거라고 생각해요. 이건 W의 기억 속에 있는, 이미 모두 끝난 사건이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가 된 겁니다.
다만 시점을 W에게만 한정할 수 없어서, 이네스와 외드레드가 객관적으로 말하는 부분도 넣어야 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중첩 구조로 만들어서, 이네스와 외드레드가 본 W이자 W가 본 독타라는, 객관적 시점과 주관적 시점이 뒤섞인 기억 같은 기록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아미야: 눈물 나네요. 이 이야기만으로도 울 수 있어요.


――시즌 3의 볼거리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참고로, 이전까지는 감독님께서 '세계관 강좌'를 열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아미야: 이번에는 이네스나 외드레드, 탈룰라, 그리고 독타를 연기하는 분들과는 이야기를 나누셨죠.
와타나베: 네. 아미야 씨, 첸 씨에 관해서는 1기 때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이 두 캐릭터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많이 이야기했지만, 지금은 이미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주셔서 온전히 맡기고 있습니다. 두 분의 경우는 캐릭터의 해석보다는, 주변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했습니다.
――첸으로서는 탈룰라와의 혈연관계나 과거 사건의 시간축이 다소 복잡하고, 아미야 역시 탈룰라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아미야: 그런 부분도 있지만, 이 작품은 어떤 말을 들었을 때의 리액션으로 사건의 중대함을 시청자에게 전달해야 하는 경우가 꽤 많아요. 정치적인 부분에서 이 나라와 저 나라가 어떻게 서로 으르렁거려 왔는지 같은 역사적 배경을 모르면 한숨 한 번 내쉬기도 어렵죠.
와타나베: 본인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도 수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죠. 정말로 많은 생명을 짊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 그 무게가 더욱 잘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첸: 그리고 감독님은 한 회차에만 나오는 캐릭터에 대해서도 "이 아이는 이렇게 살다가 이런 식으로 퇴장하게 되는데…"라며 다른 캐릭터와 똑같은 열정으로 굉장히 세심하게 설명해 주셨어요.
아미야: 이름 없는 병사들에게도 대사가 많은 시리즈라서, 그런 분들께도 "이 사람은 누구누구와 함께 있었다는 생각으로 그렸어요!" 같은 느낌으로 디렉팅하셨죠.
첸: 감독님 안에서는 소위 말하는 '엑스트라' 캐릭터가 한 명도 없는 거예요. 이름이 없는 캐릭터도 한 사람 한 사람 제대로 살아있고, 각자의 인생이 있다는 거죠.
와타나베: 맞습니다. 예를 들어 리유니온은 가면을 써서 개성을 없앤 캐릭터들이라 좀 다르지만, 로도스에 소속된 오퍼레이터들은 원래 전원에게 이름을 붙이고 각자 다르게 그리고 싶을 정도였어요. 물리적으로 무리라서 포기했지만요… 다만, 함께 중추 구역으로 돌입하는 로도스 오퍼레이터들은 전원 사내 스태프들이 개체 식별을 해두었기 때문에, 그 염원을 조금이나마 이룬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럼 다시 한번, 시즌 3의 볼거리나 주목할 만한 포인트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아미야: 저는 역시 패트리어트네요. 아미야에게는 앞을 가로막는 적이라는 것 외에는 그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잖아요. 너무나 멋진 사람을 상대로 맞서 싸워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TV 애니메이션 「아크나이츠」는 손으로 그린 작화의 로망 같은 게 있었는데, 패트리어트에 와서 갑자기 3D CG가 되었죠.
와타나베: 스태프들로부터 "이건 움직이게 하지 마세요!! 무리예요!!"라는 말을 들은 작업상의 문제도 있었지만, IKIF+라는 3D 스튜디오의 도움을 받아 매우 훌륭한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아미야: 움직임의 질감이 조금 다른 것이, 역전의 용사라는 분위기를 잘 전달해 주더군요. 물론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다시 손 그림으로 돌아오고요. 최신 장면만 CG로 되어 있어서, 완성본을 봤을 때 꽤 뭉클했어요. 실제로는 다른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최종적으로는 그 연출에 "제대로 마음을 저격당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와타나베: 니시카와 부감독이 의도적으로 연출한 부분도 있을 겁니다.

첸: 저는 시즌 3에서 녹음이 기대됐던 장면이 호시구마와 충돌하는 씬이었어요. 게임에서는 의외로 짧게, 금방 결판이 나고 호시구마가 보내주는 느낌인데 애니메이션에서는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 주셨어요.
아미야: 그렇게 빨리 끝나는구나!
첸: 첸에게 있어서 시즌 3 1화는 심경의 변화가 가장 큰 부분이잖아요. 자신이 감염자라는 것도 밝히고, 탈룰라가 언니니까 자기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웨이의 배신이나 용문의 이면도 전부 알게 되고요.
마치 폭주하는 가출 소녀처럼 뛰쳐나간 곳에서 가장 신뢰하는 파트너인 호시구마에게까지 가로막히게 되죠. 첸은 첸대로, 이제 탈룰라를 막을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고 생각하니까 호시구마와도 전력으로 맞서 싸웁니다. 연기하면서 정말 즐거웠어요.
TV 애니메이션에서는 너덜너덜 상처 입은 호시구마가 한 손으로 첸을 내던지는 모습으로 호시구마의 강함도 제대로 그려졌어요. 아마 호시구마가 다치지 않은 순수한 피지컬 상태였다면 첸이 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부분을 영상으로 더 알기 쉽게 연출해 주셔서, 한 명의 원작 팬으로서도 정말 기뻤습니다.
와타나베: 원작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사실은 호시구마가 더 강하다는 점이에요. 그렇다면 왜 싸움을 멈췄는가. 방패의 모서리와 함께 마음도 꺾여버려서, 첸이 떠나는 것을 받아들인 거죠. 원작에 있는 일러스트와도 맞춰서 이런 전개로 만들었습니다.

――시즌 3에서는 지금까지 각자 다른 입장이었던 아미야와 첸이 함께 탈룰라에게 맞서게 됩니다. 이 지점까지 오면서 어떤 감정의 변화를 느끼셨나요?
첸: 처음에는 첸이 로도스에 대해 불신감을 품고 있었달까, 신용하지 않았죠. 하지만 점점 아미야의 성실함이나 로도스의 생각을 알게 되면서 바뀌었어요.
첸은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함께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로도스의 생각과 같잖아요.
그래서 시즌 3에서는 자신의 꿈을 맡기는 듯한, 자신이 이루지 못한 길을 언젠가 아미야가 만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미야: 시즌 3 시점에서는 이미 서로를 굉장히 신뢰하고 있죠. 신뢰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즌 2와 3에서 아미야와 첸의 이야기 속 역할이 역전되었어요. 첸에게는 점점 개인적인 이야기가 되어가는 반면, 아미야는 점점 객관적으로 변해가죠. 아미야로서는 그런 첸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마음으로, 등 뒤에 손을 얹어주는 듯한 기분으로 함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와타나베 감독님은 이 세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와타나베: 알.리나에 관한 이야기에서 '자아와의 싸움'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작품 전체에서 계속 그려온 주제이기도 한데, 아미야는 처음에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죠.
아미야가 미샤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구하지 못하고 희생이 발생했습니다.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에 빠진 아미야에게 첸이 "정신 차려!"라고 말하죠.
그런데 이번에는 첸이 탈룰라를 만나고 싶고, 막고 싶고, 자기가 어떻게든 해야 한다는, 반쯤 자포자기한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이해 못 할 바는 아니지만, 정말 그걸로 괜찮은 거냐고 타이르는 것이 아미야예요. 입장이 역전된 거죠. 누구나 어느 순간 길에서 벗어나는 순간이 있는 법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자신의 입장과 개인적인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계속 그려왔습니다. 이 두 사람뿐만 아니라 여러 캐릭터가 그렇지만, 특히 중심이 되는 캐릭터들은 그런 식으로 그려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리더라는 입장을 맡고 있는 것은 아미야도, 첸도, 탈룰라도, 패트리어트도, 독타도 마찬가지죠.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개인적으로 연출에서 신경 썼던 것은 '반복'입니다. 프랙탈 구조라고 할까요, 아니면 어디를 잘라도 같은 모양이 나오는 긴타로 사탕처럼, 어느 부분을 잘라내도 주제와 연결되도록 하고 싶었어요. 아미야와 첸이라는 두 캐릭터를 봐도 그렇고, 이 관계성이 또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고, 어디까지 파고들어도 같은 주제가 계속 나오도록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라서요. 원작도 그런 부분을 그릴 수 있는 내용이었고요.
특히 시즌 1의 8화에서 이 두 사람에게 집중해서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시즌 3에서 성장을 거쳐 첸은 한층 더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에 치우치게 되죠.
아미야: 아미야의 이런 변화가 '성장'이라고 봐도 좋은 걸까, 언젠가 한번 여쭤보고 싶었어요. 감독님께서 어떤 마음으로 그리고 계신지 항상 궁금했습니다.
와타나베: 그 이후의 전개가 있기 때문에 제가 어디까지 파악하고 있는지의 문제도 있고, 원작자분들만 아는 부분도 있겠지만… 처음에는 아주 작은 성장이라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인 감정을 컨트롤하고, 리더로서 모두를 제대로 이끌어가는 것.
어떤 의미에서는 어른이 되어가는 이야기인데… 그럼 어른이 된다는 게 무엇이냐 하면, 개인적인 감정에서 멀어지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그걸 버려서는 안 돼요. 아까도 균형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성장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네요.
개인적으로 이야기에서는 성장과 변화를 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5화까지 보시면 더 깊이 이해하실 수 있겠지만, 엔딩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아미야가 어둠 속에 혼자 있는 것은 그녀가 빛이기 때문이에요. 외톨이가 되어도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성장이죠. 하지만 성장이란 괴로운 것이죠.
――방송 중인 에피소드에서는 드디어 탈룰라와의 재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미야나 첸을 연기하면서, 탈룰라라는 존재를 어떻게 마주하셨나요?
첸: 첸의 입장에서 보면, 어릴 적에는 '좋은 언니'로서의 탈룰라를 봤을 테니 왜 리유니온의 리더가 되었는지는 아마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탈룰라의 회상을 보면 사실은 다정하고, 많은 사람을 구하고 싶어 하는 마음씨 착한 언니였잖아요. 매번 첸에게 편지도 써줬는데, 그게 전부 첸의 손에 닿지 않았고요.
정말 어릴 때 헤어진 후로 전혀 모습을 보지 못하는 사이에 탈룰라가 완전히 이상해져 버린 거죠. 그래서 길을 잘못 든 언니를 바로잡아야 한다. 웨이든, 여러 가지를 숨겨온 용문이든 탈룰라를 막을 수는 없을 테니, 이제 자신밖에 없다는 마음으로 혼자 돌진해 들어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미야: 아미야는 틈만 나면 넌지시 "그 시절의 탈룰라와 닮았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아미야가 아는 탈룰라는 터무니없이 강한 상대잖아요. 그래서 "닮았다니, 무슨 뜻이지?"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내가 남들 눈에 저렇게 보이나…?" 하고요. 아미야는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꽤 신경 쓰는 아이니까요.
이번 시즌 3에서 탈룰라와 대치하면서 느낀 것은, 그녀가 굉장히 다정하고, 또 굉장히 완고한 사람이구나 하는 점이었어요. 뭐, 본인 생각에는 닮지는 않았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웃음). "나와는 달라"라고 생각했겠지만, 누군가에게 마음을 기댈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은 그만큼 상대에게 다가가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서, 아미야보다 더 다정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느꼈습니다.
탈룰라를 연기하신 사카모토 마아야 선배님도 평소에 굉장히 인간미 넘치는 분이세요. 그런 분이 그런 감정을 억누른 탈룰라를 연기한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뭉클한 부분이 있어서… 꼭 껴안아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첸: 탈룰라가 평범한 인간이었다면 진작에 마음이 꺾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마아야 선배님이 연기하는 탈룰라라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 설득력을 마아야 선배님께서 담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와타나베: 거기서 버텨내는 것이 바로 탈룰라죠. 단순히 소위 말하는 '흑화'를 하는 것이 아니고요. 첸과 탈룰라는 혈연관계이기 때문에, 사카모토 씨에게 첸의 말투를 살짝 의식해달라고 말씀드렸던 기억이 있네요. 물론 아주 똑같이 하라는 건 아니었지만요. 첸은 말투가 조금 엄격한 부분이 있잖아요.
아미야: 그러셨군요!
와타나베: 탈룰라는 사실 아미야 같은 리더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부분이 있어요. 아미야와 입장이 비슷하거나, 추구하는 이상이 비슷하다고 할까요. 하지만 탈룰라는 여러 가지 계략에 휘말려버렸죠. 아미야와 독타의 관계처럼, 소위 말하는 단짝 같은 형태로 알.리나가 곁에 있어 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20화에서 패트리어트에게 "저에게는 동료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 또한 모순을 안고 있어요. 리더로서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게 되는 것이 일종의 성장이지만, 동시에 동료의 협력도 얻어야 한다는 양가적인 상태에 놓여있죠. 탈룰라는 리더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쪽의 인간이 맞이한 세계에 있는 셈입니다.
아미야: 막바지 장면에서는 저도 그런 부분을 의식했어요. 거기까지는 히스테릭하게 보일 정도로 격하게 말하다가, 어떤 대사 하나만 톤을 낮춰서 연기했거든요. 그런데 리테이크(재녹음) 사인이 없어서, (감독님의 생각과) 제대로 싱크로가 맞았구나 하는 걸 알게 되어 지금 무척 기쁩니다.
――「아크나이츠」를 TV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한 사람은 물론, 결말을 아는 게임 플레이어도 시즌 3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그녀들의 감정 변화를 차분히 즐길 수 있겠네요.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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