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시 한번 가봐도 괜찮을까?】

아미야: 아…… 물론이죠.

창고에 버려진 각종 기계설비들 중에 그 이상한 장치가 그 안에서 우뚝 솟아 있다.

표면의 붉은 페인트가 선명하게 보이는 2m가 넘는 직사각형 장치로 모래바람으로 심하게 침식된 것 같았다.

클로저: 바로 그거야. 박사 너도 참 이상하구나. 왜 갑자기 이것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어졌어?

아미야: 막 가져왔을 때는 누가 다가오기만 해도 소리를 냈었는데, 그런데 지금은 클로저 씨가 망가뜨린 것 같네요.

클로저: 뭘 내가 망가뜨렸다고! 이 장치는 가져왔을 때부터 이미 이렇게 됐는걸. 나는 단지 약간 "연구"했을 뿐이야.

클로저: 이게 도대체 무슨 물건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더라. 한번 뜯어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절단기가 세 대나 고장났고, 심지어 이 외부 표면은 제대로 절단도 못했다고.

클로저: 그래서…… 박사, 이게 무슨 물건인지 알고 있어?

【1: 아마도 금고 같은 거 아닐까?】

【2: ……확실하지 않아.】

【3: 혹시 날아갈 수 있는 거 아닐까?】

【1】

클로저: 이렇게 큰 사이즈의 금고를 선명하게 색칠해놨는데, 도둑질당할 염려가 크지 않을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거 같아.

【2】

클로저: 역시나. 박사도 이게 뭔지 모르는 거구나.

【3】

클로저: ……박사, 혹시 어디 아파? 너무 피곤해서 멍해진 거 아냐?

당신은 이 기묘한 장치를 자세히 관찰하고 있다. 심하게 마모된 금속 케이스 아래에는 어떠한 버튼도 틈도 없었다.

당신은 이와 비슷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최소한, 당신의 현재 가지고 있는 기억 안에는 없었다.

당신은 호기에 이끌려 그 장비의 케이스를 가볍게 두드린다.

*두드리는 소리*

*동시에 들려오는 비프음*

클로저: 엥?

아미야: 박, 박사님! 조심하세요!

【1: 나, 나 아무것도 안 했다?】

클로저: 신경 쓰지 마, 우선 멀리 떨어져!

한바탕의 그악한 소음이 지나고 난 다음, 이 장치는 "쨍"하는 소리를 냈다.

*무언가 열리는 소리*

한 치의 틈도 없던 케이스가 선실의 문처럼 위아래로 갈리듯 열리게 된 것이다.

직사각형 구조의 장치 내부에서 당신들은 금속성 광택을 띄는 인공 구조물을 찾았다.

상자의 케이스 겉면과는 달리 상자 안의 모든 것이 마치 처음과 다를 것 없이 깨끗하여 시간이 남겼을 각종 흔적들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이것은 인공 구조물의 형태인데, 당신들은 무언가 익숙하단 느낌을 받았다.

클로저: ……

아미야: ……이건……

클로저: 이거 말이야…… 맥주병…… 이지?

【1: 아무리 봐도…… 맥주병인데?】

클로저: 뭐야! 여기 안에 든 건 뭔가 좀, 그래, 고급스러운 줄 알았는데! 더 건설적인 물건이잖아!

클로저: 한참 동안 건드렸었는데, 이거 그냥 자동판매기 아니야? 왜 오리지늄 폭발물 방폭제라도 깔아둔 것처럼 두껍게 만든 거야?!

클로저: 어라…… 이 맥주 색깔이 조금 이상한데? 내가 한번 연구를 좀……

【1: ……】

아미야: ……박사님, 이게 뭔지 아시나요?

【1: 별거 아니야. 그저 조금 마모된 낡은 쇳덩어리일 뿐이겠지.】

【1: 중요한 것은 이게 우리한테 지금 맥주 한 병을 제공해줬다는 거야.】

【1: 그리고 클로저, 그 맥주병은……】

【1: 유물실에 있는, Ace의 방패 옆에 놔주지 않을래?】

【1: 그건 우리가 했던 내기였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