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말한대로 5회 국수전에서 김동학프로가 상병타 맞받아치고 우승한 이후 몇몇 프로기사들이 상병타를 시도해봤지만(ex : 공현선 프로) 결국 김동학프로의 완벽한 반격 앞에 무너지면서 다른 대안을 찾게돼. 결정적으로 4회 챔피언십에서 차선균프로가 한차 뽑아올리면서 상병타는 관짝으로 들어가고. 다만 김동학프로는 초잡고 최국수 공략할때 상병타 종종 하는데, 내 생각에는 '니가 나만큼 이 변화를 잘 아는지 한번 보자 + 중후반 수싸움으로 승부보겠다' 라는 마인드인 거 같아. 실제로 김동학프로 두는거 보면 잘 알려진 수순대로 안두고 중간에 수순을 조금씩 바꿈. 대표적으로 4회 프로기전에서 최재용님이 2선최국수를 차렸다가 김동학님의 상병타를 제대로 못막고 무너짐

이전 글에서 설명 안한게 있는데, 최국수포진의 주 목적은 왕을 내리고 한차를 왼쪽으로 돌린다음 병을 쓸어 대차를 하겠단거야. 귀마쪽 묶인 병을 빠르게 풀겠단거지. 이전 글에서 말한 상병타도 여기서 소개할 중포&우안궁도 목적은 비슷해. 한이 차대하는걸 방해하겠단 거지. 여튼 상병타가 막힌 이후 등장한 공격법이 중포인데, 수순을 보여주자면

이렇게 한차가 대차하겠다고 바로 돌면 농포로 대차를 방해하면서 한의 양차를 가둬버리겠단 거야. 실전수의 발견이었나? 황문수 프로의 강좌에서 소개됐었고, 4회 챔피언십 준결승전 정원직 vs 김동학 2세트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오면서 한차가 좌진에 갇혔고 정원직프로가 이겼지. 저거 때문에 초에서 중포를 구사하면 한차가 바로 돌기보다는 3줄을 들렀다 가거나 하게돼. 아니면 아예 한차를 안 돌리고 얌전히 사를 닫거나 곁마를 차거나. 참고로 저기서 상으로 병까고 포장부르는건 초의 선택이고 안까고 두는 변화도 많이 나옴

문제는 저렇게 한차가 갇혀도 초에서 꼭 이기는건 아니었고, 한에서 차를 안돌리고 사닫고 곁마차면 무난한 중후반 운영싸움으로 흘러가. 대표적으로 4회 챔피언십 준결승 정원직 vs 김동학 3세트에서 김동학프로가 그렇게 뒀고 이겨서 결승갔고. 무엇보다 김동학프로 중후반 수읽기가 워낙 괴물같아서 많은 프로기사가 최국수포진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음

그러다가 장봉준프로가 네캎에 신수를 공개하는데, 초반에 급전을 거는게 아니라 안궁부터 박고보는거야. 얼핏 들으면 ???? 싶겠지만 초에서 그렇게 두면 한에서 차를 바로 못돌려. 왜냐하면

이렇게 면포로 상까면 한차가 뒤지거든. 때문에 마찬가지로 한차가 바로 못돌고 3줄을 들렀다 가거나 해야돼. 장봉준님이 최초로 공개한수는 궁사닫이었고 이후 연구를 통해 우안궁으로 발전함. 다만 초가 사를 올릴때 한에서 왕을 왼쪽으로 틀수도 있는데, 그러면 초에서 왕을 바로 못내리고 왼쪽 차가 나가줘야돼. 무심코 왕을 내렸다간 상으로 오른쪽 졸까고 면포로 차를 씌우면서 초차가 뒤짐. 포가 오른쪽으로 넘으면서 포장군 나오는 그림이 상상되지?

스톡이 나오고 연구가 더 진행된 지금에도 2선최국수 깨는 원리는 똑같아. 한에서 대차를 맘대로 못하게 하면서 초에서 좋은자리를 차지하는 거지. 차이점이라면 중포든 우안궁이든 귀마가 안 나가고 한발 빠르게 수순을 전개하는 거고. 수많은 변화수를 여기서 다 보여주기는 힘들고, 예시를 간단하게 보여주자면

대충 이런 식이야. 초에서 둘 차례인데, 왼쪽 졸을 밀어올려서 좌진을 공략할수도 있고, 하포를 우진으로 넘기고 우진졸을 밀어서 우진의 양병을 공략할수도 있어. 전자는 졸을 끌어와서 한궁 있는쪽을 부순다음 나중에 포를 앉혀서 한궁을 노리겠단거고, 후자는 상&포&마를 총동원해서 병이 2개밖에 없는 우진을 부수겠다는 거지. 모두 초의 선택이고 쌍방 운영싸움으로 전개되는데, 초에서 공격을 정확히 하면 한에서 맞기만 하다가 털리게 돼. 7회 챔피언십 8강전에서 양승태님의 중포공격에 김동학님이 시달리다가 결국 못 버티고 패배한 게 대표적이야.

개인적으로 2선최국수가 흥할 수 있었던 비결은 1. 김동학국수의 미친듯한 연구와 정신나간 수읽기능력 2. 총 대국시간 제한 <<< 이 2가지라고 생각해. 둬본 사람은 알겠지만 덤 지키면서 존버만 하겠다는 씹노잼스러운 포진이고, 초에서 무리하게 공격하거나 실수하거나 하는게 아니면 한에서 반격자체가 불가능해. 철저히 점수빨로 이기려는 대회용 포진인거고. 이전에는 총대국시간 제한으로 초에서 무리하게 공격해서 덤을 뽑아야만 했고, 지금은 시간이 비교적 넉넉해지면서 중후반에서 승부를 보는 게 가능해졌기에 이 포진의 인기가 시들해진게 아닐까 싶어. 4회 챔피언십 결승 4회전을 보면, 차선균님이 초잡고 장기전으로 끌고가서 결국 졸 전진으로 역전하는데 총 대국시간이 짧았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

난 기풍이 존버형이라 이걸 메인 후수포진으로 써왔는데, 최근에 프로기사한테 몇번 맞으니까 이거 버려야하나 싶더라. 졸찔렀을때 차 빽하는것만 아니면 5선최국수 두고싶은데 그거때문에 두기싫고, 후수정형포진은 구린거같고, 변형상포진은 난타전가기 딱좋아서 나랑 안맞고, 결국 변형 중앙병 좌포진 or 변형 좌진병 우포진 둘 중 하나인데 후자가 더 끌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