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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핫산) 왕판다 모녀 동인소설

익금불산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08 04:49:21
조회 4828 추천 15 댓글 10

원본 링크

*개시발거 개조스토리 내용이 많음. 왕판다가 못 본 사람 배려해서 자세히 쓰긴 했는데 그래도 그거 먼저 보고 오는 게 좋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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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편극광]


그리폰 소총 제대가 있는 고지가 돌파당했다는 통신이 들어왔다. 곧바로 눈앞에 닥쳐온 포화가 DP12를 다시 현실로 끌어냈다.


이 진지에 있는 산탄총 제대는 기관총 제대의 엄호 아래 빗발치는 군의 화력 공세를 계속 저지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총 제대가 위치한 고지가 함락된다면 전선이 갈갈이 찢어져 구멍이 뚫린다.


결국 지휘관은 철수 명령을 내렸다.


소총 제대는 설마 전멸한 걸까? 그럼 그 아이는?


한 가닥 불안이 DP12의 가슴을 스쳐갔다. 그녀는 무전기에 대고 KSVK의 상황을 물었다.


그러나 2초간 이어진 침묵 후 무전기에서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프라인이야."


목소리의 주인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DP12의 불안은 걱정으로 덧칠되었다. 그동안 그렇게도 힘들게 찾아낸 행복이, 다시 자신을 떠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분명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다.


일단 제대를 이끌고 철수한 다음 그 아이를 찾아야 해!


DP12는 즉시 결정을 내리고 계획을 세웠다. 분명 그 아이의 마인드맵에는 중요한 것이 보관되어 있지만, 지금 그녀는 더 많은 동료들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었다.




또다른 어느 지점. 소총 제대는 참호가 격파되어 적이 진지에 돌이킬 수 없는 돌파구를 여는 것을 허용하고 말았다. KSVK가 지휘에 따라 권총 팀과 함께 참호를 보강하고 있을 때, 적의 포화가 벼락같은 굉음을 내며 그녀의 옆을 덮쳤다. 그 충격으로 옆에 있던 권총 인형 둘은 갈기갈기 찢어져 버렸고, 그녀 역시 양 다리가 끊어진 채 참호 구석으로 쓰러졌다.


전투 중에는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지만, 지금은 주위의 모든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인간의 시체, 정규군 기계의 잔해, 그리고 동고동락하던 인형들의 잔해들이 한데 뒤섞여 근처 여기저기에 쌓여 있었다. 그 공포스러운 풍경은 미적 감각을 자극했다. 절망이라는 이름의 감각을.


"보고...... KSVK팀, 임무 실패......"


자신의 실패 소식을 보고한 그녀는 이제 조용히 구석에 널브러져 마지막 에너지가 바닥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얼마 전 사소한 일로 자신을 찾아온 지휘관에게 해 준 소위 '인생 상담'. 사실 그때 해준 말에 깊은 뜻 같은 건 없었다. KSVK 스스로도 당황한 것을 감추기 위해 알아듣기 힘든 대사를 섞어가며 얼버무린 것 뿐이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지휘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지휘관에겐 더 우수한 인형이 곁에 있어야겠지."


KSVK는 고개를 들었다.


"나 같은 인형은 지휘관에게 아무런 쓸모도 없어."


자책. 번뇌. 자신의 약함에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는 그녀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감정이었다. 노력하지만 언제나 실패한다. 그것이 KSVK이자 동시에 또다른 영혼일지도 모른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임무에 실패한 인형은 폐기를 기다리면 된다. 아무도 그녀를 구하러 오지 않을 것이다. 강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인형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KSVK는 눈을 감고 자신이 오프라인되는 순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산탄총과 기관총 제대의 철수가 끝났다. DP12는 몸에 장착한 무거운 방호장비를 전부 벗어던지고, 방패 하나만 들고 길을 나섰다. 참호 속에서 그녀는 오랫동안 한 번도 내본 적이 없었던 속도로 민첩하게 질주했다. 가슴의 완충 패드가 몸을 따라 격렬하게 출렁였다. 그녀는 가능하면 전투를 회피하면서 소총 제대가 패배한 곳으로 향하기 위해 이미 군이 침입한 진지를 피해다녔다.


갈수록 시체와 인형 잔해의 수가 점점 늘어가자 다급한 DP12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졌다. 지금 이 순간 그녀가 알고 싶은 것은 오로지 KSVK가 어디 있는지, 무슨 일이 생기진 않았는지 뿐이었다.


무전기에서 갑자기 소리가 났다. 아까 전 그 낯선 여자가 DP12에게 방향 지시를 내렸다. 그것은 분명 후퇴 지점이 아닌, 소총 제대가 있는 어떤 지점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도움을 받게 된 DP12는 낯선 여자의 인도를 따르기로 했다. 마침내 그 무너진 참호에 도달한 그녀의 눈앞에는 이 이상 익숙할 수 없는 장면, 짐승 귀와 흰색 머리의 인형이 흙벽 아래 주저앉아 있는 장면이 펼쳐져 있었다.


오래 전, 짐승 귀와 흰색 머리의 작은 인형이 있었다. 작은 인형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하여 더 강해지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마지막엔 언제나 엉망진창으로 망가진 것을 그녀가 찾아내어, 집으로 데려가 자기 월급으로 작은 인형의 소체를 수리하곤 했다.




그 당시 작은 인형은 간호용 인형으로, 요양원에서 한 노인을 돌보는 일을 맡았었다. 인형은 그 노인에게서 그림 그리는 법, 책 읽는 법, 재미있는 언어 등 많은 것을 배웠다. 가족을 잃어버린 충격으로 요양원에 입원한 그 노인과 작은 인형은 서로 가족과도 같은 사이였다. 노인의 가족이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는.


그 순간 노인은 항상 곁에 있어준 인형을 완전히 잊어버린 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그러나 인형은 단순하게도 노인이 언젠가 돌아와 자신을 다시 찾을 거라고 믿었다. 인형은 쉬지 않고 그림을 연습했다. 최고의 작품을 그려내서 노인의 따뜻한 미소와 맞바꾸기 위해.


그러나 작은 인형은 간호용 인형이 고용주를 잃으면 다시 공장으로 보내져 메모리가 포맷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경호용 인형인 DP12는 곁에서 이 모든 것을 지켜보았고, 결국 자신의 월급으로 작은 인형의 사용권을 매입하여 그녀를 데려가기로 했다.


"그 아이는 애쉬가 왜 돌아오지 않는지를 받아들이지 못했어."


"나중에 그 아이는 자기가 헬레나처럼 강하지 못해서 남에게 의지하는 거라고 생각했지. 간호용 인형에 불과한 자기는 너무 약해서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고."


"나는 말해 줬어. 아니야, 우리의 가치는 강함과 약함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란다. 애쉬 여사도 꼭 기억하고 계실 거야. 네게 그림까지 가르쳐 주셨잖니."


하지만......그 모든 것은 무의미했다.


그녀는 전술인형이 되기로 결심했고 매번 몰래 DP12의 정비실을 벗어나 '단련'을 거듭했다. 그리고 언제나......


만신창이가 되었다.


DP12는 이 어린 인형이 자신과 함께 있으면 좋겠다, 더이상 위험을 무릅쓰지 마라, 라고 여러 번 당부했다.


그러나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을 더 중요하게 여겨 주길 바랐다.


DP12는 자신의 설득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열심히 일해서 작은 인형의 소체를 보수할 자금을 모으기 위해 애썼다. 그러나 그 이후로 작은 인형은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아이를 잃어버린 DP12는 깊은 자책과 절망에 빠졌다. 포기하지 않고 그 어린 그림자를 계속 좇았지만, 아이의 행적은 마치 바다로 흘러간 물 한 방울처럼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철저하게 희망을 잃어버렸었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그 때처럼 짐승 귀와 흰색 머리의 인형이 다리를 잃은 채 쓰러져 있다. 그 때와 다른 거라곤 몸뚱이의 크기 뿐이다. DP12는 자기도 모르게 달려들어 드셰브니의 이름을 불렀다.


KSVK는 깨어나, 입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항상 자신과 친한 척 구는 눈앞의 산탄총 인형을 바라보았다. 가슴속은 의혹으로 가득했지만 동시에 크게 안심이 되었다. 이 편안함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드셰브니' 라는 말에서는 한없이 그리움이 느껴졌다......


"DP12......지휘관에게 대신 사과해 주면......고맙겠다......"


"다 괜찮을 거야, 드셰브니. 이번엔 내가 널 데려갈 수 있어."


"난......드셰브니가 누군지 모른다. 그렇게 부르지 말아 주겠나......"


"그런 얘긴 됐어! 내 말 들어!"


"지휘관이여......그 눈에서 더는 망설임을 찾아볼 수 없구나. 하지만 나는 여전히 예전처럼 혼란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양이다......나는 진정 그대와의 서약에 어울리지 않는 자였다......미안하다......" KSVK는 자조적인 쓴웃음을 지었다. "DP12, 그대는 정말 솔직하지 못하구나......지휘관에 대해서......나와 지휘관 사이를 도와 준 것......알고......"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KSVK의 목소리가 끊어지며, 오프라인 상태가 되었다.


"드셰브니!!!!"


DP12의 비명이 주변을 순찰하던 군 인형들을 끌어들였다. 그들은 참호 속에서 KSVK의 잔해를 끌어안은 DP12를 발견하고, 손에 든 총포를 일제히 조준했다.


"지금까지 혼자 내버려둬서 미안해......"


DP12는 방패를 들어올리고, 다른 손으로 KSVK를 단단히 안아들었다. 수십 발의 총알이 순식간에 방패를 깨부수고 DP12의 몸을 꿰뚫었다.


"이번엔 엄마도 같이 가게 해 주렴......"




DP12, KSVK

오프라인.








*아니 저 급박한 대목에 꼭 바스트모핑을 넣어야 했느냐...

*무전기의 낯선 목소리는 댄들라이인듯

*디필리가 들고 나간 방패는 중상일러에서 왼팔에 달고 있는 거 얘기임. 디비전에 나오는 방패랑 똑같다는데 안해봐서 모름


ㅎㅎ 자고 내일 할걸 내일 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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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닉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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