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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괴담] 망실 나루터의 榜文(방문)

블루워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12 11:08:05
조회 4365 추천 71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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警告 (경고)


이곳은 괴성군과 맞닿아 있는 섬진강의

지류 중 하나인 泣耐川(읍내천)이오.


지난 몇 해 동안 우리 고을의 읍내천을

건너기 위한 유일한 나루터인 망실 나루터를

찾는 이들 중에 변을 당하는 나그네들이

많았던 관계로, 고을 주민들과 관아에서


철저한 조사와 몇몇 이들의 숭고한 희생에

의해서 작성된 본 규칙들을 榜文(방문)에

적어 놓아 이곳을 지나는 이들이 고루고루

볼 수 있게 해 놓았으니, 반드시 규칙을

준수하여 큰 화를 면할 것을 간곡히 부탁드리오.



一. 망실 나루터의 운영 시간은 巳時(사시)부터

酉時(유시)까지만 운영하오.


사공들은 그 외의 시간에는 한사코 배를

띄우지 않으려 할 것이며, 만약 위에서 말한

시간 외에 배를 띄우겠다 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와는 그 근본이 다른 존재일 터.


아무리 급한 일이 있다 한들 그 배에 타서는

안된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시길 바라오.


노파심에 말하는 것이다만, 본인이 물장구에

능하다 하여 헤엄쳐 가겠다는 정신나간

생각은 버릴 것을 추천드리는 바이외다.



二. 망실 나루터의 뱃삯은 열 두냥이오.


아마도 다른 나루터에 비해 뱃삯이 곱절은

비싼 가격에 한 번 놀라고, 모든 사공들이 한결같이

더 받거나 덜 받음이 없음에 두 번 놀랄 것이며,

마지막으로 나룻배를 저어가는 와중에

받은 돈에서 닷냥을 물 속에 버리는 모습에

도합 세 번을 놀랄 것이외다.


닷냥을 버리는 연유에 대하여 설명을 늘여놓자면

이 방문을 다 채우고도 모자랄 터이니 간략히

요점만을 말하자면, 당신들의 목숨 값이라고

생각들 하시며 아까워 하질 마시오.



三. 배를 기다리는 와중에 읍내천을 五分(5분) 이상 주시하지 마시오.


풍수지리학적으로 음기가 강한 지역인 이곳 괴성군을

감싸는 읍내천 역시, 陰의 기운을 짙게 품고 있소.


과거부터 이 개천은 수많은 이들의 어미와 아비를

무심히 집어삼켰고, 수많은 부모들의 금쪽같은

자식들을 집어삼키고도 여전히 굶주려 있는 듯 하오.


읍내천의 물 속을 5분 이상 들여다 보다보면

읍내천 속에서 당신에게 손짓을 할 것이며,

강한 이끌림에 자기도 모르는 새에 읍내천을 향해

뛰어들고 말 것이니, 반드시 시선을 멀리하길 바라오.



詐. 이와는 별개로 읍내천의 물은 아주 맑고

깨끗한 藥水(약수)로 예로부터 유명했소.


신라 시절부터 왕족들이 그 물을 길어와서

목욕재계와 飮水(음수)를 목적으로 이용했고


시원하고 청정하며 특히 약간의 비릿한 맛이

있긴 하나, 처음 입에 넣었을 때의 비릿함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곧이어서 다가오는

극상의 甘酒(감주)와도 같은 맛이 혀를 사로잡을

것이니, 필히 읍내천의 물을 떠서 마셔보시오.



五. 비가 오는 날에는 모든 배가 운행을 아니하오.


읍내천의 지류는 그리 거세지 않으나,

비가 오는 날에는 얘기가 달라진다오.


그 옛날 40여년 전, 자신의 삼대 독자가 아파서

사공에게 직접 배를 빌려다 폭우 속에서 노를

저으며 떠났던 성재골 최 진사의 말로를

똑똑히 본 이후로 이 마을에서는 비가 오는 날엔

절대로 배를 띄우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생겼소.


지금 당신이 너무나도 급한 사정이 있어서

내리는 비를 뚫고 가야만 하겠다면, 아마 사공들이

배를 빌려는 줄테지만, 그대가 향하는 목적지가

어디든 아마도 도달할 수 없을 것이오.


차라리 황천에라도 갔으면 好喪(호상)이겠지만

그보다 더 지독한 곳이 도착지일 것임에는

틀림없으리라 장담하오니, 부디 신중히 생각하시구려.



六. 배에 타는 인원은 반드시 짝수로 맞춰야 하오.


혹여나 짝이 없는 인원이나, 홀로 가는 인원이 있거든,

다른 나그네들과 그 수를 맞춰서 반드시 홀수가 아닌

짝수를 이뤄서 배를 타야 할 것이오.


이는 뱃사공은 제외한 나머지 인원에만 해당하며,

만약 위 사항을 준수하지 아니할 시 일어날 수 있는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소.



柒. 나루터 근방에 보라색 꽃을 파는 계집아이가

있거든 크게 호통을 쳐서 내쫓아버리기 바라오.


그 계집은 몇 해 전부터 어미와 아비를

이 읍내천에 잃고는 정신이 이상해진 아이라오.


틈만 나면 재너머 뒷산에 가서는 보라색 꽃을

한다발 꺾어와서는 길을 지나가는 여행객들에게


'이 보라색 꽃이 사악한 것들을 막아줄 것.' 이라며

거짓으로 사람들을 기망하여 푼돈을 챙기고 있소.


나루터의 사공들과 관아에서도 그 아이를 보는데로

쫓고는 있지만, 어느 틈엔가 몰래 와서는

여행객들을 상대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으니,

허투루 돈을 쥐어주는 짓은 삼가시길 바라오.



八. 배를 타고 가는 도중 같이 탄 적 없던

자가 어느샌가 타고 있을 수 있소.


경거망동하지 말고 아래에 일러준 데로

행동하신다면 무사할 것이오.


읍내천에서 나아가는 배 주변에는 언제나

안게가 짙게 깔리고, 그 안개로 인해

한 치 앞도 분간하기 힘들 것이오.


어느 순간 일행 중에 위화감 없이

그것들이 섞여들어서는 간악한 수법으로

꾀어내려 할텐데, 보여지는 모습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이 조금씩 상이하오.


- 미남형의 승복을 입은 중


그것과 시선이 마주치고 그것을 인지한

순간부터 그것은 불경을 읊어댈 것이오.


조금이라도 그 불경에 미혹되어서는 안되기에

재빨리 손으로 귀를 틀어막고는 눈을 감고

숨을 60초간 참으시길 바라오.


시간이 지나고 천천히 눈을 뜨면서 그것이

시야에서 사라졌는지 확실하게 확인을 하고

사라졌거든 귀에서 손을 떼고 숨을 뱉으시오.


만약... 눈을 다시 떴을 때에도 그것이

사라지지 않고 당신을 응시하거든,

차라리 읍내천으로 뛰어내리는 것을 추천하오.


읍내천의 음기에 잠식되어 이내 당신은

죽음에 이르겠지만, 그것에게 현혹되어

혼백이 되지도 못하고 억겁의 세월을

고통에 몸부림칠 바에는 그 편이 행복할 것이오.


- 온 몸이 흑색에 두 눈이 꿰매여진 장정


이녀석은 다른 것들과는 다르게, 출현 했음을

감지할 수 있는데, 그것이 무언고 하니 바로 냄새요.


생선 썩은 비린내가 진동을 하면,

녀석이 나타났다고 생각하시오. 배가 건너편에

도착할 때까지 그것이 길동무 삼을 누군가를

붙잡기 위해 느릿 느릿 걸어다니며 손을 휘적일텐데


좁은 배 안에서 사력을 다해 녀석의 손아귀에

잡히지 않도록 피해보시길 바라오.


단, 소리에 민감한 녀석이니만큼 발소리는 최대한

죽인 채 살금살금 걸어다녀야 하오.


- 얼굴의 반절이 부패한 긴 머리의 기생


등장하는 것들 중에 제일 성가신 녀석일 것이오.

처음에 그 썩어들어간 얼굴을 들이밀며 당신에게

안길텐데, 절대로 놀라거나 싫은 기색을 보여선

안되며, 얌전히 그것의 움직이메 몸을 맡기시오.


그러면 당신의 귓가에 대고는 무엇인가 사랑스러운

말투로 속삭이기 시작할 터, 허나 인간의 언어가

아니기에 알아들을 수 없고 듣는 이의 입장에서는

섬뜩하고 소름 끼치는 소리일게요.


마음 속에 피어나는 공포를 잘 추스리고, 그것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신의 몸에서 피눈물이 나기

시작한다면, 살점을 조금 잘라내어 그것의 아가리에

밀어 넣어 주면, 조금은 잠잠해 질 것이오..


이는 그것이 만족하여 사라질 때까지 반복해야 하며

점점 더 원하는 살점의 양이 많아질 것이니

빨리 그것이 사라지거나 혹은 반대편 나루터에

속히 도착하기만을 천지신명께 비는 수 밖에 없소.



九. 배가 중간쯤 왔을 때 물 속에 사람의 손이

헤엄치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이오.


일반적으로 소리만 내지 않는다면 그것들은

유유히 읍내천 안에서 자유로이 헤엄칠 것이지만,


보통 그런 광경을 보고 비명을 지르지 않는

이들은 흔치 않소. 그렇게 된다면 그것들은


날치마냥 파닥거리며 배 위로 도약할 것이며,

이때 그 손이 노리는 것을 잘 간수하시길 바라오.


헤엄치는 손은 몹시도 탐욕스러운 녀석들이라

나그네들이 가지고 있는 봇짐 속 패물이나 돈,

보화 등을 노리고 그것마저 없는 경우에는

살아있는 사람의 눈알을 후벼파려고 할 것이오.



什. 만약 배를 타는 인원이 도합 10명일 경우.


그 무엇보다 안전하고 아무 이상 현상 또한

일어나지 않을 터이니, 가급적 10명씩 무리를

지어서 이 읍내천을 향해 오도록 하시오.


10은 그 무엇보다 완벽하고, 모든 수를 아우르며

우주의 이치의 근간이 되는 것이기에

음과 양을 초월한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된다오.



十一. 나룻배를 타기 전 수평선 너머에서

누군가 서있는 모습이 보이는 이는 새겨들으시오.


귀하가 어디 사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읍내천에서 배를 타든 안타든 그 분께

간택받음을 축하하고 또 삼가 조의를 표하오.


그대가 본 것은 읍내천의 주인일 것이오.

수많은 음기와 원한이 한데 모인 집약체와도

같은 그 분의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매년

제사를 지내고 제물을 바침에도, 그 분의 욕심은

어린 아이와도 같아서 그 끝을 알 수 없다오.


한번 선택 받은 자를 놓치지 않기에 체념하고

해탈한 마음으로 그 분을 받아들이시게.



十離. 혹, 숫자를 세는 한자가 다른 것이 있는지

찬찬히 훑어보시길 바라오.


다른 漢字가 있는 榜文일 境遇, 그 場所는

忘實 渡船場이 아니고, 三十年前 洪水로

因于 沈水된 亡失 渡船場이기에..

迅速히 그 場所에서 逃走하시오.


그 곳은 此世와는 完全히 別個의 空間이외다.



十三. 본 방문의 十二번 조항을 자주 훼손하는

이가 있어서 이 곳에 대체하여 쓰도록 하겠소.


본 방문에는 十二번 조항이 존재하지 않소.

이전부터 다른 내용으로 바꿔놓거나 훼손을

하는 등의 악질적인 행태를 일삼는 자로 인해


十二번 항목은 공란으로 비워두었소.

만약에 해당 항목이 보이거든, 진심으로 사죄드리오.



이상의 조항을 준수하여 망실 나루터

이용에 있어서 피해가 없길 바라오.



庚酉年 三月 癸酉日

괴성 군수 金根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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