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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괴담] 안녕하세요 고객님

노란하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21 06:54:05
조회 4361 추천 59 댓글 6
														

안녕하세요 고객님.

본 상점에 들려주신 것을 저희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곳에 어떻게 들어오신지는 저희도 모르며, 솔직히 말해서 반갑습니다.


보통 10년에서 20년, 아니면 [검열됨]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사람이 들어오거든요.

아, 미안해요. 놀랐죠?

저 또는 저희는 다른 분들과는 조금 다르답니다.

당신의 인지를 초월하거나, 알아서는 안될 사실을 안전하게, 보기 편한 검열 표시로 바꾸어 서술해드리니, 안심해 주세요.


다만, 이 이상으로 저 또는 저희가 당신을 도와야 할 이유는 없답니다.

그저 오랜만에 심심한 차에 호의를 좀 베풀어 본 거라 생각해 주세요.


1. 우선 이 공간은 상점입니다.

이 공간은 무한하며, 통상적인 방법으로 나갈수 없습니다.

입구로 들어오셨건, 침대에서 깨어나셨건, 혹은 수영장에서 잠수했다가 올라와 보니 이곳이었던.

어떤 공간이던, 어떤 생김새이던 이곳은 "상점" 입니다.


아무리 변화무쌍한 상인들과 고객들이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그것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1-1. 상점에선 물건을 사야 합니다.

당연하지만, 상점에 들어와서 물건만 기웃거리고 나가는 손님을 좋아하는 상인은 없어요.

이곳에 자의던 타의던 들어온 이상, 무엇이든 지불하고 나가세요. 저희같은 이들도 예외가 아니니까 말이죠.

그것이 당신의 정신이던, 영혼이던, 신체 부위던... 무엇이던간에 지불해야 합니다.

당신이 그에 대해 받을 대가는 당신이 이곳에서 보인 행동과, 해당 상점의 상인과 관계가 있습니다.


뭐, 아예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냄새 맡지도 않았다면 그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필요도 없겠지만요.


1-2. 상점에선 여러 사람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이곳에선 현재, 미래, 과거가 중첩되어 존재합니다.

당신이 책으로 알고있던 인물들은 대부분 여기서 무언가를 대가로 거래를 하고 나갔고, 그러는 중이며, 곧 그렇게 될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여기선 시간의 구분이 의미 없어집니다.

아마도 어떤 방식으로든, 역사기록에 남았을 겁니다. 유명인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요.


1-2-2. 상점엔 다른 곳의 사람들도 모여듭니다.

아까도 간단히 설명했다시피, 당신의 인지를 초월한 것들은 상당히 많이 존재해요.

그들도 당연하지만 "상점"을 이용하려 자의던 타의던, 이곳에 올수 있답니다.

몇몇은 친절하지만, 혹시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에요.



2. 상인들은 물건을 팝니다.

그들은 보통 여러가지 물건을 팝니다.

당신이 깨어난 곳에서는 이 종이 외엔 아무것도 찾을 수 없겠지만, 그 다음 방부터는 상인들이 무언가를 팔 겁니다.

저희는 [검열됨]에 [검열됨]을 이용해 당신의 정보에 맞춰 상인들을 배치하기 때문에, 원하는 물건을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상점은 보통 1~2개의 붉은 문이나 검은 문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상점의 크기는 상점마다 다르고, 다른 상점으로 가려면 약간의 시련이 따를수도 있습니다.

다만, 3개 이상의 문이나 파란 문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닙니다. 이건 저도 가까이 가기 꺼려집니다.


상인들의 생김새와 성격, 원하는 바는 모두 다릅니다.

물론 그들이 파는 물건도 모두 다릅니다.

다만 몇몇 상인은 미리 알아두는게 좋을거에요.


2-1. 보라색 옷의 해골 가면을 쓴 상인

그는 당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싶어합니다. 물론 당신이 내면을 보호하는 약간의 지식을 터득했거나 애초에 고차원의 의식 집합체인 경우 소용이 없겠지만요.

그런 경우가 아닌 이상, 그는 약간의 정신 오염을 대가로 원하는 지식을 내어줄 것입니다.

세상을 바꿀 지식이 되던, 아니면 세계의 진실의 끄트머리이던, 어떤 쪽이던 지식은 엄청날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정신도 그에 상응하는 만큼 대가를 치르게 될 거에요.

제가 생각하기에 말은 없어도 가장 친절한 상인 중 하나십니다.


2-2. 팔이 네개이고 붉은 눈과 웃는 듯 아주 길게 찢어진 입을 가진 인간 형상의 상인

놀라지 마세요! 생김새와 다르게 그는 아주 친절하답니다.

당신의 폐, 다리, 심장, 팔 등 원하는 것을 대가로 지불하면, 다른 것으로 교체해 줄 거에요.

그 과정을 당신이 살아서 버텨내느냐는 저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성공만 한다면 상당한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을 거에요.


2-3. 물이 나오지 않는 회색 분수

하하, 돌 같아 보이겠지만 엄연한 상인이랍니다!

날붙이를 주워서 당신의 팔을 그어 아무 종교적 모양으로 피를 내세요.

십자가던, 달이던, 태극이던 별 상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무슨일이 있어도 사람의 얼굴이나 그 부속물이 형상화된 문양은 그리지 마세요.

눈, 코, 입 등등, 그런거 말이에요.

맛 없거든요.


분수에 철철 흘러나오는 피를 들이부어 주면, 그는 놀랍게도 당신을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 줄 겁니다.

물론 다른 덜 고통스러운 방법도 있겠지만요.


2-4. 동전 한 닢을 왼손에 든 썩어가는 시체

아주 수다스러운 친구입니다!

여기로 온지 아주 오래된 최고참이기도 하구요.

당신의 인간성을 조금만 지불한다면, 곧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가 동전을 오른손에 들고 있고 말이 전혀 없다면, 친근하게 그의 이름을 불러줘야 합니다.

그러면 금새 정상으로 돌아올 거에요.


...근데 이분 이름 아시는 거 맞죠?


2-5. 정장을 입고 뒤돌아 선 남자

말을 많이 섞지 마시고, 조용히 기도하세요.

그는 대개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물을 어디선가 구해다 드린다면, 그의 기분은 나아질 것이고, 몇가지의 소원을 들어줄 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그의 상점은 사막이란 것이죠.


그 외에도, 그의 정면은 당신이 절대로 보고싶지 않을만한 그런 것이니, 최대한 신경을 꺼 주세요.



3. 상점은 넓습니다.

이곳은 상당히 많은 (어쩌면 무한한) 구역으로 되어 있습니다!

딱히 나가고 싶지 않다면 평생 이곳에서 살아도 될 만큼이요.

생필품도 구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영생, 권력, 힘 등 뭐든 얻을 수 있습니다.

다른 것을 지불해야 하긴 하지만요.


상점이 넓은 만큼, 이곳의 사람들은 상당히 많아요.

사실 현재, 과거, 미래 구분없이 모든 사람들을 (혹은 사람이 아니거나, 존재 개념이 아닌 분들) 수용하다 보니...

헤헤, 다행히 집값은 오르지 않아요.

집을 사기도 전에 다 죽어 나가더라고요. 당신도 그러겠지만요.


4. 고객들은 다양합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여긴 상당히 많은 종류의 고객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까 전부터 당신의 어깨에 붙어서 이 문서를 읽는 분이요.

예 맞습니다, 어깨 뒤에 당신이요!

(문서를 받아서 들고계신 분에게: 저분은 끔찍하게 생긴 거랑 아주 힘이 센거 말고는 딱히 걱정할 게 없습니다. 눈을 정면으로 마주쳐서 시비를 건다고 인식하지만 않으면 온순하십니다.)


이외에도 몇몇 분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4-1. 개 모양의 돌 조각상

그는 처음 보면 귀여워 보일 수 있으나, 사실 14차원 쪽 분이 아니신 이상, 통용되는 "귀여움"의 정의에 딱히 맞아떨어지는 분은 아닙니다.

주로 먹을 것, 공 같은 것을 찾아 다니시는데요, 만나게 된다면 침착하게 최근에 가장 비슷한 걸 어디서 봤는지 얘기해 주세요.

참고로, 그는 (당신의 것을 포함해서) 신체부위, 뼈 같은 것도 먹을 것이나 공으로 인식합니다.


4-2. 눈이 여섯개이고, 은하수같은 문양이 군데군데 새겨진 창백한 피부의 여성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지나가 주세요.

그녀의 차원에서는 그게 존중을 표현하는 방식이며, 일종의 인사입니다.

혹시 그녀의 차원에서 무례한 사람에게 하는 행동을 알고 계시나요?

뭐 몰라도 상관은 없지만요.

가끔 아주 기분이 좋으실 때는 장 본 물건들을 나누어 주시기도 합니다.

감사히 받아들고 인사를 하되, 그 거래품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는 마세요.



5.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짐작을 하셨겠지만,

여기서 나갈 방법은 많지 않고, 미래의 당신은 탈출했을 지언정 과거, 현재의 당신은 여기 남아있을 확률이 매우 큽니다.

애초에 시간은 무한히 반복되고, 또 중첩되어 존재하니까요.

물론 저도 그랬고요.

제가 여기서 할만한 유일한 제안은, 당신도 "상인"이 되어 여기서 살아가는 건 어떻냐는 거에요.


사실, 피라냐 떼를 뚫고 탈출구를 찾아야하는 상점, 사다리를 타고 언제까지고 올라야만 나갈수 있는 상점 따위에 갇히기 보다는, 당신의 어느정도의 영역을 소유하고, 거기서 지내는 게 낫지 않겠어요?

애초에 여기에 들어온 이후로, 완전히 벗어날 방법은 없습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상점을 향해 저 앞의 문을 열고 나갈수도, 이곳에서 선택을 할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왔다면 짐작을 하셨겠지만,

이곳은 당신의 상점 , 방입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아니 상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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