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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탄] 잠에 들 거리모바일에서 작성

코런갑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2.20 23:51:18
조회 575 추천 7 댓글 1
														




3.베란다

찰칵. 찰칵. 칙.

부싯돌이 닳을 정도로 썼지만 아직도 익숙해지지 못한 라이터로 쓰다가 달아질 담배에 불을 붙인다.

아스팔트를 녹인듯한 독연을 폐 속에 깊이깊이 눌러담았다, 한 번에 뱉어낸다.

유골의 색을 띤 연기가 그날을 내 눈에 비춘다.

잊은 것 말곤 남지 않은 그 날을.





1.거리


끼익. 끼익.


얼굴이 보이지 않는 47세 정도의 중년 남성이 기괴하리만치 커다란 앞바퀴를 가진 자전거를 타고서 느릿느릿 다가온다.

이름이 반폴 자전거였던가. 그래,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탈것을 타고 내게 다가온다.


“반갑습니다. 석천 씨. 그리고 그 친구분도."


이런, 내게 다가온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었다.

비록 내 뇌내의 독백이긴 하나 내 옆의 친구에게는 꽤나 실례되는 생각을 했다.

그는 내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한, 속되게 이르자면 부랄친구 라는 것이다.



“뭐야. 썅... 대가리 깨질 것 같네. 여긴 어디야?”



“나도 모르겠다. 어제 술 마시다 토한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뭐야, 너도 필름 끊겼냐?”



과음은 이런 부작용까지 수반한다. 역시 백해무익한 유해 음료 답다.



“여러분, 여러분, 여러분. 집중해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어디 계신지 정말 궁금하실 겁니다. 혼란스럽기도 하실거고요.”



정말 그렇다. 내 심리를 꿰뚫다니 신기하기 짝이 없군



“예, 뭐 그런데, 거 아저씨는 누구십니까?”



“저는, 그러니까, 네, '아저씨'라고 불러주시죠. 좋은 이름이군요.”



“네?”



어처구니가 없다. 멀쩡하게 생겨서 저런 자전거를 탈 때부터 예상은 했다만, 어이가 없는 일에는 어떻게 해도 익숙해질 수 없다.



“여러분은 지금, ‘거리’에 계십니다.”



순간, 사방이 내 눈에 들어왔다.



어둡지만 노란 창문들이 조금씩 모여 이 거리를 비추고, 

우리는 그 창문들의 하이라이트 한중간에 엉덩방아를 찧은 듯 앉아있다.




“정확히는 ‘잠에 들 거리’지요. 뭐, 이건 얼마든지 바뀌니 넘어갑시다.”



“저게 뭔 소리냐?”



내게 물어봐서 어떤 대답이 돌아오리라 기대한걸까.



“나라고 아나.”



“그건 그렇지. 어이, 아저씨. 그래서 그 거리라는게 뭡니까.”



“뭐긴 뭐에요, 지금 여러분이 우스꽝스레 내동댕이쳐진 그 곳이 바로 ‘거리’라니까요. 하하하!”



그가 진심으로 웃기다는 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선

‘하.하.하’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럼 저희가 여기 어떻게 왔는지는 아십니까?”



“그건 잘 모르겠네요. 제가 여러분을 데려온게 아니라. 그저 여러분이 여기에 갑자기 나타나신 것 뿐이라서요.”



“갑자기 나타났다고요?”



“그래요. 갑자기. 가로등이 꺼졌다 켜지며 빛이 나갔다 들어오듯이. 갑자기 나타나셨죠.”



“그럼 당신은 누굽니까?”



“여러분도 아시잖습니까. 저는 ‘아저씨’라고 합니다. 정말 좋은 이름이죠? 하하하!”



“그게 무슨... 하, 그럼 여기는 어딘데요?”



“그것도 다 아시면서 여쭈시는군요. 이곳은 ‘거리’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릴까요? ‘거리’라고요.”



“네, 답변 감사합니다.ㄱ...”

“별 말씀을요.”



아직 말이 끝나지 않았지만 치고들어온 것을 참아내며 말을 잇는다.



“그런데, 여기서 어떻게 돌아가야하죠? 아, 저희는 파동 역할맥에서 온 것 같은데...”



“돌아가는 것 말씀인가요... 딱히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애깊은 친구분들이시니 더욱이요.”



“그게 뭔 소리에요? 거 미안하지만 담배 한 대만 태웁시다. 젠장, 머리는 아프고 뭔소린지도 모르겠네.”



그가 주머니를 뒤지더니, 이내 절망한다.



“씨발 내 담배!”



저녀석이 저렇게 절망하는 것은 살면서 처음본다.



“야 김석천. 너 담배... 그래, 없겠지. 어이 아저씨. 혹시 담배 있수?”



“담배요? 그런건 없습니다.”



“아주 폐들이 깨끗하시겠어들. 젠장.”



“아저씨, 그럼 여기서 어떻게 나가는데? 젠장. 못핀다는걸 아니까 더 급해지잖아."



은근슬쩍 반말을 까기 시작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두 분께서 깊디 깊은 우정을 가지고 계시니.”



“됐고, 방법이나 알려주쇼. 헛소리도 정도껏 해야지...”


 

마지막 말은 바로 옆에 있는 나에게나 들릴 정도로 궁시렁댔다. 그랬길 바란다.



“저기 보이는 저 길로. 쭉 나아가시면 됩니다.”



“하지만, 길을 잃으셔선 안되며, 뒤를 돌아보시면 안되고, 초조하셔도 안되며, 홀로 설 줄 아셔야 합니다. 특히, 초조해하셔선 안됩니다. 쫓겨버리니까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품에서 수접을 꺼내 무언가를 적었다.



“뭔소리람. 아무튼 한 명씩 나가야 한다. 이거요? 길 잃지 말고?”



“네, 그럼 원래 계시던 곳으로 가실 겁니다.”



“좋아!”



그가 갑작스레 일어나며, 주머니에서 그가 고등학생시절부터 써온 라이터가 떨어졌다.



“그럼 내가 먼저 갈테니. 김석천, 너는 쫄보마냥 뒤에 오도록.”



“그래. 빨리 꺼져라.”



나는 그렇게 그를 보냈다.



“그럼 저 분이 돌아가시길 기다릴까요?”



“네, 뭐... 그럽시다.”



그렇게 10분을, 시계는 없었지만 체감상 10분이었다, 아무말도 없이 어색하게 있다가, 수마가 내 눈을 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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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거리

끼익. 끼익.


얼굴이 보이지 않는 47세 정도의 중년 남성이 기괴하리만치 커다란 앞바퀴를 가진 자전거를 타고서 느릿느릿 다가온다.

이름이 반폴 자전거였던가. 그래,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탈것을 타고 내게 다가온다.



“반갑습니다. 석천 씨."



이런, 내게 다가온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온... 아니 내게 다가온 것이 맞다.

머리가 아프다.



“처음 뵙겠습니다. 석천 씨. 갑자기 나타나시더군요. 마치 가로등 불빛이 점멸하듯 말이죠.”



머리가 아프다.



“으윽..  여기는...”



“아, 집중. 집중해주시겠습니까. 석천 씨.”



머리가 아프다.



“여기가 어딘지 궁금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여긴 거리입니다. 돌아가시는 길은 저쪽입니다.”



머리가 아프다.



“이런, 머리가 아파보이시는 군요. 어제 역전할머니맥주에서 500cc맥주를 12잔이나 마셔서 겠지요. 술상대도 없이 마시셨다니. 참 대단하시군요.”



머리가 아프다.

습관적으로 약을 찾듯 오른손을 더듬인다.

라이터가 잡혔다. 웬 라이터?

이상하리만치 익숙하다.



“돌아가는데... 뭐, 주의사항같은 것도 있습니까?”



힘겹게 말을 짜낸다.



“없습니다.”



아저씨는 그저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이제 혼자시니, 별 문제는 없을겁니다.”



이제 혼자? 나는 찜찜함을 느끼면서도 아저씨가 안내한 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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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거리

끼익. 끼익.


얼굴이 보이지 않는 47세 정도의 중년 남성이 기괴하리만치 커다란 앞바퀴를 가진 자전거를 타고서 느릿느릿 다가온다.

이름이 반폴 자전거였던가. 그래,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탈것을 타고 내게 다가온다.



“반갑습니다. 석천 씨."



눈이 확 뜨인다.

거리가 내 눈에 들어온다.

기시감이 내 뇌 주름주름 속에 스며든다.

하지만, 도저히 명확하지 않다.

주머니 속의 라이터가 내 허벅지를 짓궂게 누른다.

라이터? 난 담배도 안피는데 왜 내 주머니에 있지?

나는? 그럼 다른 누군가가 핀다는건가?

왜 나는 내게 묻고 내가 답하고 있지?



“석천씨? 죄송하지만 집중해주시겠습니까?”



“아, 네. 죄송합니다.”



아까부터 누가 내 앞에서 떠들고 있는 것 같더라니, 내 앞에서 한 말일 줄이야.



“석천 씨는 지금  ‘거리’에 계십니다.”



거리,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



“나가는 길은 저쪽입니다.”



“주의 사항도 있습니다만... 듣지를 않으시겠군요.”



나가는 길 또한 알 것 같다.



“설명하기에도 지치는군요. 주의사항은 왠지 모르게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라이터를 손에 꽉 쥐고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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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거리

끼익. 끼익.


얼굴이 보이지 않는 47세 정도의 중년 남성이 기괴하리만치 커다란 앞바퀴를 가진 자전거를 타고서 느릿느릿 다가온다.

이름이 반폴 자전거였던가. 그래,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탈것을 타고 내게 다가온다.



“반갑습니다. 석천 씨."



이런, 내게 다가온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온... 아니 내게 다가온 것이 맞다.

머리가 아프다.



“처음 뵙겠습니다. 석천 씨. 갑자기 나타나시더군요. 마치 가로등 불빛이 점멸하듯 말이죠.”



머리가 아프다.



“으윽..  여기는...”



“아, 집중. 집중해주시겠습니까. 석천 씨.”



머리가 아프다.



“여기가 어딘지 궁금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여긴 거리입니다. 돌아가시는 길은 저쪽입니다.”



머리가 아프다.



“이런, 머리가 아파보이시는 군요. 어제 역전할머니맥주에서 500cc맥주를 12잔이나 마셔서 겠지요. 술상대도 없이 마시셨다니. 참 대단하시군요.”



머리가 아프다.

습관적으로 약을 찾듯 오른손을 더듬인다.

라이터가 잡혔다. 웬 라이터?

이상하리만치 익숙하다.



“돌아가는데... 뭐, 주의사항같은 것도 있습니까?”



힘겹게 말을 짜낸다.



“없습니다.”



아저씨는 그저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이제 혼자시니, 별 문제는 없을겁니다.”



이제 혼자? 나는 찜찜함을 느끼면서도 아저씨가 안내한 길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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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거리

끼익. 끼익.



얼굴이 보이지 않는 47세 정도의 중년 남성이 기괴하리만치 커다란 앞바퀴를 가진 자전거를 타고서 느릿느릿 다가온다.

이름이 반폴 자전거였던가. 아니, 빈폴 자전거였다. 드디어 전부 기억 난 기분이다.



“반갑습니다, 석천씨.”



“그는 어디있지?”



“ ‘그’라뇨? ‘그’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 없지 않겠습니까? 아니,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좋습니다. ‘그’가 누구죠?”



“나와 같이 온 사람.”



“같이 오신 분은 없습니다.”



“있었지.”



“이제 없습니다.”



“어떤 계기로 없어졌지.”



“그렇습니까.”



“내 친구를 돌려줘.”



“제가 어떻게 돌려드립니까?”



“니가 데려간거잖아.”



“석천 씨. 석천 씨. 석천 씨. 석천 씨는 하나를 깨달아 눟고서는 아주 코가 하늘을 뚫고 레몬을 꿰어 웃음을 넘치게 하는군요.”



“■■■는 어떻게 된걸까요? 하늘의 별이 된 걸까요? 땅 속의 두더지가 된 걸까요?”



“아니면 저 너머의 있지도 않을 술집의 주정뱅이가 되었을까요? 아니면 가상의 담배 브랜드의 가상의 담배를 피다가 가상의 암에 걸려 가상의 죽음을 겪게된걸까요?”



“그는 석천 씨와 술독에 빠져 이쪽으로 건너와 저 쪽으로 돌아가던 중 이쪽과 저쪽의 괴리에 초조해진 나머지 저 너머에 남아서 베를 짜고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당연히 그렇지요! 누구 말씀인데요! ■■■는 저 너머에서 진실을 깨달았습니다. 진실을 깨닫고 당신같이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는 버러지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 당신을 여기에 가둬버린겁니다! 이제는 말이 좀 되겠지요!”



“아..”



“그래요. 이것도 성에 차지 않았나 보군요! 그럼 이건 어떤가요! 당신의 친구분은, 아무런 근심과 걱정도 없이 저 너머로 넘어가 이 비루하고 비참한 벌레새끼를 비웃으며 당신을 깨닫기를 기다리고 계신겁니다! 맞지요?"



광소하며 입에서 말을 쏟아내는 것이, 메뚜기가 앞에 보이는 것을 닥치는대로 씹어대는 듯 해 퍽 징그럽다.



“이것도 아닌가 보군요! 그래, 그래요... 사실은 말이죠. 네, 그랬던거에요. ■■■은 예상치 못한 금연 상황에 당황하여, 초조해하는 상태로 저 길에 들어섰다가 안타깝게도 제가 말씀드린 주의사항을 어겨 그것에게 잡혀버린겁니다. ”



“내가 그를 구할 수는 있나?"



“네, 아무럼요. 이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구해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그가 깨달고 나서는 구원받는 것 조차 할 수 없겠지만.”



“그래. 그거면 될거야. 내가 반드시 구해줄게. 기다려 줘.”



의문이 풀린 것에 후련함을 느끼며 나는 내 하나뿐인 친구를 구하기 위해, 그를 다시 한 번 더 만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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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한민국 대구광역시 수성구 두산동 657-1번지 앞 나무 밑



어둡다.



“아저씨, 아저씨! 여기서 주무시면 안돼요!”



모르는 남자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나를 깨운다.



이제 빈폴 자전거를 타고 그 거무칙칙한 중년 남성이 다가오며 예의상 한다는 느낌을 지우지 못한 인사를 날릴 차례이다.



그럴 터인데




아득해진다






그저 물 속에 가라앉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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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 씨.석천 씨.석천 씨.

이 위선자야



왜 친구분을 구하러 오지 않으시나요?

넌 결말을 바꿀 수 있었지


이 분은 당신에게 무엇이었길래 이렇게 일회용품 마냥 버려졌을까요?

그야 넌 이름이 있으니 당연한 일이지


어째서 후회하고 계신가요?

그 얄팍한 위선에 휘둘려 우리는 또다시 줄에 묶여 네 희망의 도구로 이용되겠구나




[시리즈] 마음에 들었다면 읽어다오
· 재활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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