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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괴담] 야간 근무자 상담기록 - 3중대 상담병 병장 고찬석

ㅇㅇ(110.47) 2023.07.05 19:22:37
조회 1845 추천 18 댓글 4
														






중대 상담병 병장 고찬석은 상담실에서 자신의 동기 김건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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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시 30분 ~ 00시 00분 불침번 근무자

병장 김건호



찬석아 너도 알다시피 그 날은 싸지방이고 체단실이고 전부 다 연등이 없었잖냐?

근데 2소대에 남주현이라고 알지?

걔가 군대에서 대학 수업 듣는 그 뭐시기 거 신청했다는데 곧 시험이라고 연등 시켜달라더라?

그래서 신승혁 중사님이 시험 공부하겠다는 애 말릴 수도 없으니 행정반에서 연등 시켜주셨어



그리고 내 근무는 초번이라 그런가 별 일이 없더라고?

그래서 그냥 뒤에 앉은 전우님이랑 농담 따먹기나 하고 있었지

근데 정식이가 다음 CCTV 근무자라 깨운 다음에 내려갈 때 무전 한 번 쳐주고

밑에서도 무전으로 3중대 CCTV 근무자 근무 마치고 지금 올라갑니다. 라고 무전 오길래

아...이제 나도 곧 교대구나 싶어서 형호 언제 나오나 하고 생활관 쪽 봤어

근데 형호 이 새끼 맨날 교대 늦더니 오늘도 급하게 와서는 자기 똥만 빨리 싸고 오겠다는 거야

그래서 그냥 어휴 니 알아 해라 하고 보내는데


"고생하심다! 김건호 병장넴, 교대 하시기 전까지 같이 좀 놀아도 되겠슴니까?"


행정반 연등하던 주현이가 행정반에서 나왔어

평소에 애가 까불까불하긴 해도 열심히 하고 착하니까 그러라고 했지

어차피 나 곧 집에 가니까 그냥 말도 놓으라고 했어

1초도 고민 안 하고 바로 놓더라 그 새끼




"아 당직 내려놓자마자 근무 존나 들어가네...행보관 말년들 겁나 굴린다니까?"


"잉 그래도 곧 집에 가니까 부럽다. 나도 내년에 형처럼 이런 근무 서려나?"


"야, 뺄 수 있으면 최대한 빼. 전투 휴무 하나에 목숨 걸고 싶진 않다. 그나저나 형호 이 새끼 변비야? 왜 안 나와?"



주현이랑 좀 떠들다가 형호가 너무 안 나오길래 화장실 들려서 체크까지 했어 변비 맞더라 그 새끼

그래서 다시 화장실에서 나오니까 화장실 앞에서 주현이가 어딘가를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거야


"너 뭐 보냐?"


"형...저거 보여?"


평소에 걔가 애교도 많고 장난끼도 많으니까 난 또 얘가 말 놓아줬다고 벌써 장난치나 싶어서

한 번 어울려나 주자 하고 주현이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을 봤어.

근데...좌측 계단 끝에 누가 얼굴만 슥 내밀고 있는 거야

분명 시건 장치로 미닫이 잠궈놨는데 어떻게? 하는 순간 그 기괴한 얼굴이 보이고

신승혁 중사님 교육 내용이 기억이 났지



여섯 번째, 가끔 좌측이나 우측 계단 쪽에 누가 고개만 살짝 내밀고 쳐다볼 거야

절대 눈 마주치지 마라 애초에 그거 눈이 없긴 한데

아무튼 얼굴쪽 쳐다보지 말란 뜻이야



그래서 최대한 빨리 주현이 눈부터 가렸는데 이미 늦었나 봐

애가 터벅터벅 좌측계단 쪽으로...그니까 그년 쪽으로 걸어가는 거야

그래서 난 필사적으로 못 가게 막았지

마침 화장실에서 나온 형호도 보자마자 뭔 사단이 났구나 싶어서 같이 막았고

근데 두 명이서 그 마른 애를 막는데도 우리가 질질 끌려갔지



그래서 당직사관님 좌측 계단입니다!!!!하고 크게 불렀어

그러니까 신승혁 중사님이 헐레벌떡 급하게 나오시더니 우선 주현이부터 넘어트렸어

그리고 우리한테는 주현이 못 일어나게 잡고 있으라고 하고

신승혁 중사님은 그대로 책장에 있던 트로피를 잡고 뛰어가시더니 좌측 계단 끝으로 힘껏 던지셨지



어떻게 됐냐고?

아까 쳐다보던 그건 그냥 사라졌고 주현이도 멍한 상태로 이빨 덜덜 떨고 있더라

다행히 다음 날 애는 기억을 못하더라고

말 놔준 거는 기억하는데 내가 화장실에 형호 확인하러 간 이후부터는 기억이 없대

내 근무 간 특이사항은 여기까지야



그 계단 끝에 있던 거 어떻게 생겼냐고?

자세히는 못 봤는데 우선 긴 생머리 여자였고...웃고 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눈이 없다기 보다는 뚫려있다는 느낌?

왜냐하면 눈 크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대하게 뻥~ 뚫려 있었거든

제일 기괴한 건 그년 목이 존나 길어



나는 이게 끝이야

그래 고생해 오늘 당직인데 고생 많다 야

오늘 저녁 고순조던데 이따 아무한테 망 대기 부탁하고 냉동이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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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시 00분 ~ 06시 00분 야간 CCTV 근무자

상병 유석준



상병 유석준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고찬석 병장님, 고생하십니다.

제가 마지막입니까?

어유 죄송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전투 휴무기는 해도 10분도 안 걸릴텐데 뭐 어떻습니까

이게 다 자기 퇴근 전에 기록 끝내라는 중대장님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고찬석 병장님도 곧 당직 준비하셔야해서 피곤하실텐데 빨리 끝내겠습니다.



우선 근무 투입하자마자 그 날 CCTV 일지 보고 멘탈 좀 흔들렸습니다.

졸았던 건지 아니면 손을 떨었던 건지 중간 중간 글씨 휘갈긴 것도 있었고...



00시 07분 : 긴 생머리 미식별인원 1명 식별 [부식창고 CAM]

01시 11분 : 카메라 응시하는 미식별인원 1명 식별 [탄약고 3번 CAM]

01시 58분 : 오대기 소대장, 당직부관 분리수거장 내리막길을 거꾸로 올라감 [분리수거장 CAM]

02시 26분 : 움직이는 팔 6개 식별 [치장창고 CAM]

03시 31분 : 찢어진 전투복을 입은 미식별인원 다수 식별 [탄약고 5번 CAM]



이런 거 보고도 멀쩡하면 대단한 거 아닙니까?

그래도 옆자리 본부중대 전우님이 간식도 나눠주시고 당직사령님도 커피 주시고 해서 간신히 멘탈 붙잡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동안 CCTV를 노려보는 이상한 것도 없었고, 팔 다리도 안 보여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04시 40분쯤에 CCTV를 보니 교회 문이 열리는 거 아닙니까?

지휘통제실 TV에서 배철수의 꽃배달 광고나 보다가 자칫하면 놓칠 뻔 했는데

순간 CCTV에서 불길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본능적으로 눈이 갔습니다.



그래서 바로 당직사령님한테 보고하려고 손을 드는데 갑자기 몸이 안 움직였습니다.

왜 이러지 싶은 순간 교회 쪽 CCTV를 보니까 군종목사님과 닮은 사람이 CCTV를...아니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군종목사님과 닮긴 닮았는데...CCTV 화질이 좀 노이즈가 껴서 자세히는 못 봤지만 동공만 가득 찬 거처럼 눈이 새까만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입모양은 무언가를 쉴 새 없이 내뱉는 모양새였습니다.



보고는 해야하는데 몸은 안 움직이고 말도 안 나오고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더 미치겠는 건 군종목사님이 무언가를 내뱉는 것처럼 제 입도 무언가를 얘기하듯 마구 떠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끝인 건가...싶은 순간 본부중대 전우님이 무언가를 계속 떠드는 저를 보고 당직사령님께 보고해주셔서 겨우 살았습니다.



제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군종목사님으로 보이는 그것이 떠드는 입 모양이 더 빨라지고

그것도 CCTV 카메라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었지 말입니다.

아...이러다 어느 순간 화면을 뚫고 나한테 오겠구나...싶었습니다.



05시 이후로는 본부중대에서 제 대신 근무를 들어가서 모르겠습니다.

저 앞으로는 교회 쪽은 얼씬도 못할 거 같습니다.

군종목사님도 제 이름도 외워주시고 참 좋으신 분인데 이제 못 볼 거 같습니다...



아, 고생하셨습니다.

환복 말입니까?

저 오늘 평일 외출이라 입고 있는 겁니다.

나간 김에 저 구해준 전우님한테 선물이나 좀 사갈까 합니다.

고찬석 병장님 오늘 당직이신데 뭐라도 좀 사다드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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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찬석 병장은 상담 기록을 모아 중대장실 책상에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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