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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곰돌이 젤리 부대에게 들키지 말고, “WEEP, HELP, WEELD”

Harib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12 02: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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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을 떴을 때 보였던 건 칠흙같은 어둠뿐이었어. 

숯검정이 된 채 나도 모르게 잠에 드는건 일상이었지만, 이렇게 푹 잘 때까지 아무도 날 깨워주지 않은 건 처음이었어. 

항상 고용주가 송곳으로 나를 찌른다는 협박이 내 하루의 시작이었는데 말이야. 

어제 청소하다가 지쳐서 아래로 떨어졌나봐 ,


희한하게도 오늘은 뾰족한 것들을 다 치워놨더라, 평소에는 가시덤불같은걸 뜯어와서 굴뚝 아래에 뒀거든.

공장이 이상할정도로 따뜻했어. 평소에는 얼어죽을것같은 추위에 굴뚝 안으로 스스로 들어갔었었는데 말이야. 

공장기계들이 움직이지 않았고, 아무도 없었어. 모두 기계처럼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야 하는데 다들 어디갔지?


고용주가 보면 엄청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질거야. 난 초조해지기 시작했어. 

많은 말을 하고싶었어. 하지만 할 수 있는 말이 없었어. 이럴때는 무슨 말을 해야하는거지?

그때 머리속에 메아리처럼 남아있던 말을 내뱉었어. 


"weep,weep,weep "


이게 맞는 발음인지, 내 혀가 제대로 움직이는지도 모른채 누구라도 들어달라고, 


" WEEP, WEEP,WEEP " 


공장에 울리도록 소리쳤지만 아무도 반응해주지 않았어. 심지어 고용주 마저도. 

텅 빈 공장이 왠지 모르게 고용주의 손바닥보다 무서웠어.

그때 멀리서 나를 보고는 한 남자가 뛰어왔어. 

아, 익숙한 얼굴이야. 미쳤다고 소문난 고든이야. 

초록색 머리 , 찢어질 듯 벌어진 커다란 눈에 기괴할 정도로 큰 개눈에 시체같이 하얀 살가죽만 뼈위에 올라와있는, 

공장에서 어른들이 일할 때마다, 고든은 일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일에 참견하다가 고용주에게 끌려갔던 모습을 언젠가 봤었지. 

난 모른척 시선을 피했어. 고든은 눈치없이 내게 다가왔어.


" 왜 아직 여기 남아있죠? "


고든은 다른사람들과 다르게 천천히 말해줬어. 경박하고 빠르게 말하는 그들의 말은 알아듣기 힘들었는데. 


" 다들 어디갔어요? "


" .. 혹시 계속 굴뚝 청소를 하고있었어? 친구들은 벌써 다 갔는데- "


" 걔네 내 친구 아니에요, 한번도 나한테 밥 먹는 시간, 청소하는 시간 알려준적 없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디있어요?"


고든은 뜸들이고는 잠깐 미간을 찌푸리다가 이내 다시 생글생글 웃었어. 


".. 꼬마야,  몇가지 알려주고 싶은게 있어, 앞으로 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야 


 들어줄 수 있을까? "


" 꼬마 아니고, 에릭인데. 아저씨가 일 안하고 다른사람들이랑 놀면 


 돈도 안주고 뾰족한걸로 찔러버린다고 했어요 "


" 이제 괜찮아, 그런 규칙따위는 전부 잊어버려, 대신 내가 알려주는 새로운 규칙은 잊으면 안돼. " 


" 새로운 규칙이요? "


" 그래, 고용주가 그동안 수고 많았고, 앞으로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요! 

대신 게임을 하나 할거에요. 이 게임은 아주 간단해, 내가 알려주는 새로운 규칙을 지키기만 하면 돼

에릭이 1등하라고 다른사람들한텐 안 알려주는거야 !  "


" 1등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 


" 집으로 갈 수 있어요. 에릭의 집으로 "


" 집으로 돌아가는거 말고는요 ? "


" 어.. 피넛초코쿠키를 잔뜩 먹을 수 있어요 ! "


" 무슨맛인지도 몰라요. "


" 같이 1등해서 먹어봐요 ! 난 피넛초코쿠키를 좋아하거든 "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다중인격같은 말투부터 이상한 이 사람을 믿어도 될까 싶어. 

하지만 별달리 할 일도 없고, 얌전히 그의 말을 귀기울여 주기로했어. 


" 지금부터 알려주는건 잊지 말고 지켜야하는 게임의 규칙이에요. 여기서 하나라도 실수하면 바로 지는거에요 !


이건 정말 간단한 .. 일종의 숨바꼭질이에요. 술래는 곰돌이 젤리 부대, 숨는 사람은 에릭이에요. "


" 지면 어떻게 되는데요? "


" ..어.. 모두가 보는 공터 앞에서 엉덩이 맴매 30대? "


" 으, "



" 먼저, 앞으로 절대 입을 열지 마세요 "


" 왜요? "



" 이제 그렇게 묻는것도 안돼요 , 입을 열면 무서운 곰돌이 ...젤리가 에릭을 잡아갈거에요 "


난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어. 


" 잘했어요. 두번째는 일을 구하지 마세요. 굴뚝청소건 다른 잡일이건 간에..  "


".. 하지만 그러면 결국 굶어 죽겠죠. 그래서 세번째 수칙이 중요해요 "


" 거리에는 딸기잼이 터진 곰돌이 젤리들이 있어요. 그들은 움직이지 않아요. 


살아있지도 않고요. 생긴건 조금 징그러워도 눈 감고 먹어야해요. 게임에서 이길려면 방법은 하나에요. 규칙을 지키는 것 "


" 거리에서 어느정도 배고픔을 가시게 했다면,  4번째로, 데이지 꽃밭으로 가세요. 그 꽃밭 틈으로 숨어서 기어가요. 


멀지않은곳에 과수원이 있어요. 그곳에서 달콤한 사과를 먹어요. 사과가 너무 맛없고 싫을때도 먹어야해요. 그곳에서 숙면도 취하고요. "


" 5번째로는 곰돌이젤리 부대한테 들키면 안돼요. 아까 말했죠? 숨바꼭질이라고. 곰돌이젤리 군대에게는 무슨일이 있어도 들키면 안돼요. 


도망칠 곳도 없고, 들킬것같으면 차라리 주변 딸기잼을 온몸에 바르고 자는척해요. 냄새가 고약하겠지만 .. 딸기잼..맞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



고든은 자세를 낮춰, 내 눈높이를 맞춰줬어

기괴하다고만 생각했던 고든의 눈동자가 처음으로 수축된 걸 봤지. 

수축된 눈동자가 오히려 더 또렷해보이고, 어느때보다 정상같아보였어. 

속으로 계속 삼키고 있던 질문을 꺼내고 싶었어.


" 괜찮아. 묻고싶은게 있어요? "


" 왜 숨바꼭질 하는건데요? 그냥 집에 가고싶어요 "


그림자 탓에 고든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어. 

하지만 어쩐지 슬퍼보였어.

고든은 무덤덤하게 말했어. 



" .. 데이지를 좋아하는 곰돌이와 오크잎을 좋아하는 곰돌이가 있었어.

오크잎을 좋아하는 곰돌이가 데이지잎을 좋아하는 곰돌이에게, 


너는 왜 오크잎을 안 좋아해? 라고 물었지. 

데이지를 좋아하는 곰돌이는 난 데이지 잎이 더 좋아, 라고 말했지. 

오크잎을 좋아하는 곰돌이는 인정하지 않았어. 

아니야, 오크잎이 최고야

너 정말 멍청하구나? 


오크잎을 좋아하는 곰돌이는

데이지를 좋아하는 곰돌이는 모두 멍청하고 이상하니까 가까이 하지 말라고 주변 곰돌이들에게 알렸어.

모두 그걸 또 믿었지.

그리고 데이지를 좋아하는 곰돌이는 오크잎을 피해 도망쳐야했지. 


...뭐, 하여튼

이상한 이야기죠? 

데이지를 좋아하는 곰돌이도, 오크잎을 좋아하는 곰돌이도. 

다 같은 곰돌이일 뿐인데 말이야. "


" 전 데이지꽃 안 좋아하는데  왜 곰돌이 젤리 부대랑 숨바꼭질해요? "


" 넌 데이지꽃을 좋아한 곰돌이의 아들일거야. "


" 전 엄마 얼굴 기억도 안 나는데요 "


" 바로 그거야. 오크잎을 좋아하는 곰돌이들은 이제 진정으로 데이지 꽃을 좋아하는 곰돌이를 찾으려는게 아니야. 

그저 자신들의 불행을 대신 짊어지게 할 분풀이가 , 떠넘길 동물이 필요했던거지 "


" 고든은 데이지꽃을 좋아해요? "


고든이 고개를 끄덕이고 미묘한 웃음을 지었어. 


" 이제 시간이 얼마 안남았어요 에릭, "


" 아, 에릭 그리고 마지막으로 할 규칙은- "






 탕 - !!!!!!!!!!





..몇개인가 규칙을 알려줬던것같아, 하지만 기억나지 않아.

곰돌이젤리 부대가 오는것 같은데 , 어떻게 해야해?

고든의 딸기잼이 가득 흩뿌려져서 잔뜩 젖었어. 

생각보다 더 냄새는 끔찍했어. 내가 기억하는 달콤한 잼 냄새가 아니었지.

그 불쾌감, 어딘가 익숙했던 불쾌감이 내 다리를 움직이게 했어

본능적으로 그런건지, 고든을 내팽겨치고 그냥 달렸어.


하나 둘 셋 넷. 


올라가 올라가 올라가 . 


굴뚝으로, 곰돌이 위로, 고든 아래로


사실 못다한 말이 있었지만 삼켜야 해. 


아무말도 하면 안돼. 그것만큼은 확실해 


끝내 묻지 못한 물음을 침묵 아래에 , 굴뚝 아래에 덮어두고


어미의 배에서 잉태하는 태아처럼,  좁디 좁은 골목에서 몸을 수그렸어. 


딸기잼이 온몸에 묻은 채, 나는 오크잎과 데이지꽃 사이에서 숨죽였어 규칙은 이제 내 일부였고,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었어.


열기가 점점 느껴져, 따뜻했다고 생각했던게 내 살가죽을 잡아삼키고있어


아무말도 하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숨쉬기도 힘들고, 뜨거운 열기에 생각이란걸 하기 힘들어져서,


점점 잿가루로 숨쉬기도 버거운 폐를 죽여가며 나지막하게 외쳤어. 



WEEP, WEEP ,WEEP.



WEEP, WEEP



WEEP


EP-


HE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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