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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등대지기 재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ㅁㄷㅊ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14 12:26:56
조회 12305 추천 119 댓글 9
														


[시리즈] 등대지기 재단
· 현장 2팀 354번 업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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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인사말>









우리 등대지기 재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리더로서 제게 부족한 점이 많으나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뻗어나갈 수 있는 빛이 되긴 어렵겠지만,

두려운 순간이 올 때 재단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곡절 없는 삶이 없듯이 누군가가 슬픔에 눈물 흘리는 순간

식지 않는 사랑으로 보듬는 손길은 언제나 필요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기반 삼아 조금씩 발전하는 저희의 여정에

같은 마음이시라면, 부디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최근에는 더욱 어려운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이제 시간이 부족합니다.

예상치 못한 고난은 돌연 해일처럼 닥쳐오기 마련이지요.


도전 정신과 인내만으로는 힘든 순간도 가끔 존재하지만,

결실을 맺을 수 있을 때까지 재단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국한된 범위 안에서라도 언제나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한 인간의 작은 행동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순수한 선의와 작은 응원을 건네주신다면 기쁠 것입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리겠습니다.















==================



(신규 입사하신 분은 다음 장의 공지사항을 읽어 주세요)



==================






<입사 시 공지사항 : 현장 2팀 >






1. 당신은 금일 부로 자의든 타의든 본 등대지기 재단의 현장 2팀으로 입사하셨습니다.

이 안내문을 읽기 전에 아직 이사장과 만나지 않았다면 2층에 있는 인사팀을 찾아가십시오.






2. 인사팀에서는 즉시 입사에 필요한 서류를 처리하고 면담을 위해 4층의 이사장실로 안내해 줄 것입니다.

이후 면담이 끝나면 인사팀에서 다시 당신을 데리고 내려갈 것이므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됩니다.

성실히 근무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은 기억나지만, 이사장의 생김새가 떠오르지 않는 것은 정상입니다.






3. 가장 중요한 사항을 알려드립니다. 본 등대지기 재단에서 현장 2팀은 퇴사가 불가능합니다.

착실히 근무하겠다고 말한 이상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가고 싶다는 충동이 드는 순간에도 다시 한 번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당신이 약속을 어긴 순간 이사장은 그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약속을 어긴 대가를 당신이 지불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4. 절차가 끝나면 인사팀으로부터 웰컴 키트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모두 합법적으로 소지 가능한 물품들이므로 안심하시고 늘 재단 직원증을 소지하시기 바랍니다.

키트 내 제공한 물품들에 대한 올바른 사용 방법을 배우고 싶다는 문의가 가끔 인사팀에 들어오지만, 본 재단은 운영 방침상 별도의 훈련 프로그램은 제공하기 어렵습니다.

써야 하는 순간이 있다면 훈련은 의미가 없을 것이므로 재량껏 사용 부탁드립니다.






5. 현장 2팀은 출장이 주 업무이며 숙식은 모두 재단에서 제공합니다. 업무 목적이 아닌 외출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3번 항목을 다시 상기하십시오.

출장이 끝나면 보고를 위해 3층의 조사 본부를 가장 먼저 방문하셔야 합니다.

현재 보고를 접수하는 담당자는 분석팀 차기태 팀장입니다. (부재시 분석팀 조형오에게 문의 바람)

외근 중 겪은 신체적 혹은 정신적 변경사항이 있으면 함께 보고하십시오. 충분한 휴식이나 적절한 조치가 부여될 것입니다.

신체와 정신에 문제가 없더라도 안전을 위해 출장이 끝나면 본인의 숙소에서 최소 10일 이상 격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6. 현장 2팀이 재단에서 머무를 숙소는 재단 건물의 지하 1층입니다. 운영 방침상 1인 1실이며 방에는 창문이 없습니다.

식사는 1일 3회 문 앞에 지급됩니다. 혹시 체력 단련을 하고 싶으신 분은 지하 1층에 있는 체력 단련실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업무 목적이 아닌 외출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밤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방 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해당 경고를 위반해 발생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본 재단은 책임이 없습니다.






7. 혼자 4층으로 올라가지 마십시오. 이사장은 낯을 가립니다.






8. 출장이 끝나면 조사 본부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보고서를 수기로 작성하거나 분석팀에서 제공하는 녹음기를 지참하시고 본인의 음성을 녹취하십시오.

양식은 자유입니다만 영상 녹화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인간은 시각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만약 출장 중 사고가 일어나 본인이 귀환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최대한 다른 현장 직원들이 회수할 수 있을 만한 위치에 업무 일지나 녹음기를 두십시오.

회수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현장 직원들의 노고를 생각해 재단에서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현장에서는 녹음기를 비롯한 휴대폰, 태블릿, PC 등의 전자 기기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딘가 이상이 발생한 것 같으면 즉시 부수십시오.

단순히 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하는 문제를 넘어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 본 재단은 책임이 없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정신 상태와 관계없이 현장에서 겪은 어떤 내용이든 기록해 주십시오.






9. 현장 2팀은 대부분 혼자 일을 하나 특정한 케이스에는 2인 1조가 투입될 수 있습니다.

이 때는 항상 현장 2팀의 배중현 팀장이나 27번 직원이 파트너로 포함됩니다.

이들은 베테랑이므로 함께 일하게 된다면 파트너로서 신뢰를 갖고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10. 현장 2팀이 지급받는 유니폼에는 흰색 배경에 검은색 자수로 이름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드물지만 건물 내에서 노란색 배경에 검은색 자수로 이름이 표시된 유니폼을 입은 사람을 마주칠 수 있습니다.

그들은 현장 1팀입니다. 만약 마주치게 된다고 해도 인사를 하거나 다가가지 마십시오.

가능하다면 없는 사람인 것처럼 지나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당신이 먼저 말을 걸지 않는 한 그들 또한 당신을 무시할 것입니다.

만약 현장 1팀 직원이 당신에게 말을 걸면 최선을 다해 그 자리를 벗어나십시오.

의도적인 접촉으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 본 재단은 책임이 없습니다.






11. 조사본부가 3층, 지원본부가 2층을 사용하고 있으며 2층에는 인사팀과 경영지원팀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적으로 대화를 건네는 것 자체는 허용됩니다. 그러나 경영지원팀에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본인의 업무에 대해 그 어떤 사항도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경영지원팀 직원들은 본 재단의 대외적인 업무 처리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현장의 실상은 경영지원팀에게 마음의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부디 본 재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기밀을 준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해당 사항 위반 시 이사장이 면담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12. 현장 2팀 신규 입사 직원에 대한 공지사항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시 한 번 등대지기 재단에서 일하게 된 것을 환영합니다.

재단에서는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인력을 소중하게 생각하오니 부디 장기 근속할 수 있는 우수한 직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인사말도 공지사항도 괴상하다.

여긴 뭐하는 곳이지?



나는 키트가 들어있는 가방을 한 쪽 어깨에 걸쳐 맨 체, 안내문이 적혀 있는 종이를 구깃구깃 접었다.

바깥공기도 쐬고 발목의 구질구질한 걸 없애 준다고 해서 거기 나올 때 제대로 안 듣긴 했지.



아니 것보다, 내가 왜 그랬는지 몰라도 그 이사장한테 열심히 일하겠다고 한 거 같다.

그냥 최대한 하는 척만 하고 꿀 빨려고 했는데 시발…



생각에 빠져서 계단을 내려가다 보니 앞에서 계단을 올라오는 다른 사람이 보였다.



꽤 미인이다. 이 여자도 유니폼을 입었다.

인사라도 할까 싶어서 흘끔 보니 유니폼에 노란색 배경에 검은색 자수로 '강희서'라는 이름이 보였다.

노란색인거 보니 현장 1팀인가? 말 걸지 말라고 적혀 있는 걸 아까 봤는데.



저래 보여도 비슷한 곳 출신 아닐까 생각하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시발 닳는 것도 아닌데 겨우 말 한번 거는 걸로 무슨 일이 생기겠냐고.



하지만 망설이는 잠깐 사이에 여자가 날 스쳐 지나갔다.

계단을 올라가는 발소리가 멀어지는 와중, 층계에 뭔가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



장식이 달려 있는 흰색 머리끈이다.



저 여자가 떨어트린 것 같다.

나는 여자의 뒷모습을 힐끔 돌아봤다가 일단 주웠다.

연락처 같은 걸 인사팀이나 다른 데서 얻으면 돌려주면서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둘만 있으면 뭐…금방이지

히죽대면서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들었다가 깜짝 놀랐다






코앞에 그 여자가 서 있었다



와 표정이 무서워서 그렇지 존나 예쁘긴 하네


커피나 한잔 하자고 할까



그나저나 좀 전에 틀림없이 올라갔었는데






언제 내려왔지?






"돌려줘."













==================






2023년 9월 19일 오전 09:32


[공지] 건물 청소 긴급 안내


안녕하세요, 인사팀에서 안내 사항 전달드립니다.

현재 이 시각부터 1시간 동안 재단 건물 내 1층에서 2층으로 향하는 중앙 계단을 일시 폐쇄하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혹시 근처에 접근하셨다가 커피 얼룩을 밟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십시오. 잘 안 지워집니다.

청소가 끝나는 즉시 다시 메일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 낲붕이들아 첫편부터 재밌게 읽어줘서 고맙다


추천이 많아서 쫄리네...


시리즈지만 딱히 주제는 이어지지 않으니까 양산형으로 가볍게 봐줘


주말 중에 고등학교로 다음편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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