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겠지만, 미락과 드래곤 프리스트 3명이 솔스하임 전역에서 대반란을 일으켰을때,

(가면을 가진 드래곤 프리스트 4명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인게임에서 가면이 있는 드래곤 프리스트들이 다 합쳐서 12명임. 드래곤교단 입장에선 체제전복을 걱정해야 될 대 위기로 보았을 가능성이 큼.)

발록이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솔스하임이 스카이림 본토에서 찢겨나가 섬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음.

물론 상식적인 지질학의 관점에서는 말이 안되지만, 온갖 종류의 초월적 힘과 현실조작기들이 난무했던 1시대 초중반 이전을 생각하면 진지한 가능성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봄.

그래서 이 글에서는 여러 증거들을 검토하면서 실제로 솔스하임이 스카이림 본토의 일부였는지를 추측해보고자 함.

일단 기본적으로 세계관의 마법수준을 생각할때 기술적으로 가능하냐 아니냐의 문제가 있는데, 나는 '가능하다'라고 봄.

왜냐면 한참 후대의 세력인 씨직결사가 비슷한 일을 한적이 있기 때문임. 엘더스크롤 온라인에서 씨직결사의 본거지인 아테이움은 원래 서머셋 부근에 위치한 섬이였지만, 씨직결사가 2시대 200년대 후반에 아예 포켓 오블리비언 차원으로 옮겨버렸거든.

즉 섬을 아예 오블리비언 차원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한데 솔스하임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할거라 판단할 근거는 없음.

특히 고대 아트모라 사회에서 마법이 꽤 대접받았다는 증거가 꽤 많으며, 반란군의 주요 인물인 아지달의 경우 엘프들의 땅에서 마법을 공부하며 나중엔 오블리비언 차원을 연구했다니 특히나 더 변칙적인 능력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지.

그러면 이제 섬이 통째로 뜯겨나갔다는 증거가 있는가? 라는 문제가 남음.

일단 가장 기본적이고 확정적인 증거는 아마 지질학적 증거일거임. 부자연스러운 해안선이라던가 그런거. 근데 엘더스크롤 로어가 아무리 깊어도 지질학까지 커버하는 경우는 없단 말이지.

거기다가 우리가 생각하는 지질학적 법칙이 작동한다는 증거도 없음. 우리가 찾아야되는 '변칙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인위적 지질활동'은 후술하겠지만 한줄 정도로 언급이 끝나고.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 사료들을 검토하는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함.

일단 첫번째로 솔스하임이 본토에서 뜯겨져나갔다는 전설을 직접 언급하는 유일한 사료인 The Guardian and the Traitor임.

이 책은 스칼부족이 가진 솔스하임 대반란과 미락,발록에 대한 전승을 탐리엘에서 온 임페리얼 역사학자가 기록한 책임.

이 책에서 "So great and terrible were the forces unleashed in this contest that Solstheim was torn apart from the mainland of Skyrim. Here, the myth clearly descends into the realm of pure fantasy." 라고 언급하는데,

임페리얼 저자는 간단하게 솔스하임이 본토에서 떨어져나갔다고만 쓰고 구체적인 사항들은 적지 않고 있음.

자연스럽게도 '여기서 신화가 순수한 판타지의 영역으로 굴러떨어진다'라고 쓰는 건 덤.

즉, 솔스하임이 스카이림 본토였다는 언급은 1차사료가 있는게 아니라 수천년간 이어진 구전설화가 기록된게 유일한 근거이며, 그 뿐만으로도 사실 신빙성이 좀 많이 떨어진다 이 말이지.

두번째로 눈여겨봐야될 사료는 이스그라모어와 500인의 컴패니언즈들의 시대를 다룬 일대기 "귀환의 노래"임.

귀환의 노래는 눈물의 밤 이후 이스그라모어가 아트모라로 탈출하고,

다시 컴패니언즈와 귀환하여 무어스링 고개 전투에서 승리하여 스카이림의 기틀을 세운 뒤,

뿔뿔히 흩어진 컴패니언즈들이 사방팔방에서 깽판(현재의 화이트런 일대까지 배끌고 올라가서 정착한다던가, 블랙마쉬까지 가서 현지인들 학살하다 두들겨 맞는다던가, 레드 마운틴에서 쌈박질을 벌인다던가 등등.)을 치면서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임.

즉 시간대가 싸아쌀 함락 - 솔스하임에서 벌어진 무어스링 전투 - 스카이림 건국(직접적으로는 화이트런과 윈드헬름의 건립을 다룸)을 커버하기 때문에, 솔스하임이 섬이였는지 아닌지 판단하기에 좋은 책이다 이말임.

물론 실제로는 전혀 사용되지 않았을 현대어 지명 (화이트런이란 이름은 1시대 시작 전엔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큼. 윈드헬름이나 스카이림이란 지명도 마찬가지.)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 실제 구전을 적은 원본이 후대에 제국 표준어로 번역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그건 인게임 로어서적 대부분의 문제이니 첫번째로 검토한 The Guardian and the Traitor 보다는 좀 더 사료로써의 가치가 높다고 볼수 있음.

근데 문제가 뭐냐면,

이스그라모어가 무어스링 전투에서 승리한뒤 컴패니언즈를 해산하고 선장들이 사방팔방으로 뿔뿔히 흩어지는게 7권인데,

1권, 3권, 4권, 그리고 6권이 실전됨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어스링 전투에 대한 부분이 쏙 빠졌더라 ㅋㅋㅋㅋㅋㅋ

다행히도 전투 직후에 대한 설명이 윈드헬름의 건립을 다루는 19권에 나와서 솔스하임이 섬이였는지 아닌지를 짐작할수가 있음.

"마침내 그 황량한 고갯길(무어스링 고개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측됨)의 전투가 끝나고, 녹은 눈이 엘프들의 피를 바다로 씻겨내려갔을 때, Kaal Kaaz, Sadon Reyth 그리고 가장 고귀한 우리 군주의 배 Ylgernet.이 마침내 길을 떠났다."

이 대목에서 알수 있듯이 무어스링 고개 전투가 끝난 뒤에 이스그라모어는 '배를 타고' 전투지를 떠난 것으로 추측됨.

그리고 찾아서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스그라모어는 이 과정에서 해안가에 위치한 잉골 고분을 보고 눈물을 쏟고 이후에 남쪽의 강 하구에 윈드헬름을 지을 것을 선언하거든?

4시대에도 윈드헬름에서 배를타고 솔스하임으로 가면 자연스럽게 잉골고분 출구부분을 지나니 배를 타고 떠났다는 대목에서 솔스하임이 섬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을수 있긴함.

근데 문제는 우리가 솔스하임이 스카이림 본토에 붙어있을때 어디에 있었는지를 모르거든? 그걸 생각하면 아무데서나 배를 타고 해안선 따라서 윈드헬름 근처까지 왔다고 볼수 있음.

특히 남아있는 귀환의 노래 어디에도 Solstheim이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으며 전투가 벌어진 지역을 island라고 지칭하지도 않음, 시바 배를 들쳐업고 내륙에 들어가서 화이트런에 와드를 박은 요바스커의 사례를 생각하면 이것도 정황증거이지 결정적인 증거는 아닌 셈이지.

세번째 사료는 무어스링 전투를 직접 다룬 Fall of the Snow Prince임. 이 책은 사료로서의 가치가 압도적으로 높은데 왜냐면 고작 200년 전에 스노우 엘프의 무덤에서 네레바린에 의해 회수되어 알트머 역사학자에 의해 해석된 책이기 때문임.

거기다가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화자가 노드군대를 'We'라고 1인칭으로 지칭하기 때문에 실제 무어스링 전투 참전자의 증언이 후대에 필사되었을을 가능성이 높음.

즉, 다른 사료들과 비교해볼때 이 책은 사실상 1차사료나 마찬가지라고 봄.

이 책을 보면 무어스링 전투에 설명하면서, 솔스하임을 '우리의 아름다운 섬'이라고 지칭함.

그러니까 가장 신빙성있는 사료를 검토해보면, 솔스하임은 빼도 박도 못하고 미락과 발록이 맞다이 까기 전부터(최소한 한세대 이전 부터) 섬이였다 이말이지.

물론 이 책이 드래곤 전쟁과 미락의 반란 이후에 누군가가 Ingjaldr White-Eye의 경험담을 받아적으면서, 솔스하임에 대한 설명이 왜곡되었을 가능성도 있긴함.

Ingjaldr White-Eye는 섬이 아니라 본토에 붙어있는 솔스하임을 얘기한건데, 적는 사람은 섬을 떠올려서 'our fair island'라고 적었을수 있다는 것이지.

근데 문제는 그런 가정의 기본적인 근거가 수천년간 이어온 스칼부족의 구전 설화를 외부인이 기록한 책에 불과하며, 반면에 이 책은 눈의 군주의 무덤에서 직접 회수된 1차사료인 만큼 반박할 근거로는 부족하다고 보는게 맞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