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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문학] 황근출 Vs. 뢰존도, 한라봉 (下)

Lapis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04 18:19:53
조회 1542 추천 32 댓글 11

1편:

https://gall.dcinside.com/marinecorps/301047

 




2편:

https://gall.dcinside.com/marinecorps/302122

 



06bcdb27eae639aa6580e6bd19c52b026773e5fa02ff39990751478c8424039a2ddb12fe102c14ffa07014d6fdbd40454f5991eaa4


짝 짝 짝 짝 짝



"멋지군, 뢰존도. 2:1로 이기는 건 자존심 상하고, 그렇다고 이길 가능성도 높진 않았다. 라는 거겠지. 하지만 반대로 1명은 의도적으로 빠져주면서 2명의 힘을 1명에게 몰아준다면… 좋은 작전이야! 비록 한라봉이는 꽤 아쉬워하는 것 같긴 했지만. 아무튼 이제야 싸워봄직한 모습이 아닌가!"



"그렇게 거만하게 있을 수 있는 것도 지금 뿐이다. 황근출…"


황근출 해병님은 더욱 강력해진 뢰존도 해병을 앞에 두고 능청떨듯 말을 이어갔다.



"이보게, 뢰존도. 봐준다는 건… 강자만이 할 수 있는 거야."



"그럼 지금 나더러 약하다고 하는 건가?"


빠드득.


"…네놈이 아느냐? 내가 해병트라즈, 아니. 그 섬이 해병트라즈이기 전인 래종도(來終島)이던 시절. 내가 그곳의 1인자가 되기 위해 얼마나 갖은 고초를 겪어 이 자리에 왔는지!!"


프스으으으- 콰아아아아아!!


뢰존도 해병은 순간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짜세력을 뿜어냈고, 목청을 있는 힘껏 쥐어짜며 일갈했다.



"그런데 네놈, 황근출!!!"


"트루폼조차 익히지 못한 네녀석이 어찌 나를 이기겠다는 겐가, 황근출!!!"



"………"


황근출 해병님은 그 말을 듣더니, 갑자기 미친듯이 웃으시는 게 아닌가?



"하하하하하하하하!!!"


갑작스레 터진 박장대소에, 뢰존도 해병마저 당황해 순간적으로 분노가 누그러질 정도였으니.



"그래… 그 말 되게 오랜만에 들어보는구만… 하하하하하하!!"



"뢰존도 저 모지리가…"


"새끼 기열 황룡! 감히 뢰존도 해병님을 그따위로 부르다니!!"


"입 닥쳐, 임마. 아무것도 모르는 새끼가…"



박철곤 해병은 황당해했다. 황근출 해병님께 간택받아 이 해병성채의 2인자로 있는 자신에게, 아무것도 모른다니?


"쓰애끼… 이 해병성채에서 황근출 해병님을 가장 잘 아는 게 내가 아니면 누구겠는가!"


"그런 놈이 뢰존도 쪽에 올인을 했다고?"


"…"


황룡은 혀를 차며, 황근출 해병님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근출아…"



.

.

.



"근출아! 근출아!"



"어, 어!! 룡아! 헤헤, 오늘 별 일 없었냐?"


"나야 뭐 늘 그렇지. 근출이 넌?"



알고있다.


황근출은 절대 괜찮지 않다고.



김덕팔이라는 악질 선임에게 점찍혀 늘상 성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하지만 그 당시 우리는 막 친한 사이도 아니었고, 우리 둘이서 뭔가를 바꿀 수도 없었다.


이는 필시 근출이도 알고 있었으리라.



결국 황근출과 나, 황룡은 가끔 만나 부담없이 노가리나 까는 그런… 평범한 군대에서 만난 친구. 그 뿐이었다.



하지만 황근출은 그 김덕팔과 엮여있다는 점에서 다른 동기들도 접촉을 꺼렸으며, 적당히 만나면 인사하는 그 정도. 딱 거기까지다.



"룡아! 오늘 뭐 먹고싶은 거 있냐?"


"뭐 군대에서 그런 거 따져봐야 뭐 하냐? 초코파이나 대충 먹지 뭐~"


"에이~ 암만 군대라도 대충대충 하는 건 안좋아 임마!"


"하하… 그러려나."



나도 처음엔 엮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딱히 근출이가 싫다기 보단, 그냥 군대 동기. 그 정도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 이름이 황룡이라고? 나는 황근출이야! 같은 황씨네! 친하게 지내자!"


"어? 어어… 그래…"


그게 시작이었다.


성씨가 같다고 친하게 지내자니.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애들같은 발상인 것 같다.



그렇게 나는 근출이와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면서, 근출이가 짊어진 슬픔과 고통의 무게를 조금씩이나마 알게 되어가고 있었다.



"흐흑… 으으윽… 흐어어어어엉!!!"



나는 근출이가 구석에서 흐느끼는 것을 봐도 말을 건네거나, 위로해줄 수가 없었다.


근출이 역시 내게 알리고싶지 않아하는 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근출이가 울분을 쏟아내고 나서 우연히 만난 것 처럼. 담배 한 개비를 건네주며 이야기하는 것 뿐이다.



내가 그것에 휘말릴 수 있다고 생각한건지, 아니면 단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건지… 정확하겐 모르겠다.


하여튼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 하면서도 방관만 한 것이 죄가 되어, 이후에 벌을 받은 걸지도 모르겠다.



"…"


"근출아, 갑자기 왜 그래?"



"어? 아아! 그 김덕팔 해병님이 부르셔서 잠깐만 갔다올게!"


"…그래, 몸 조심하고."



근출이는 나의 인삿말을 듣고 표정이 굳은 게 보였다.


나 역시 숨기고 싶어도, 부대 내에 만연한 그 '지독한 소문'을 듣지 못할 정도로 귀가 어두운 것도 아닌지라.



근출이는 그렇게 슬픈 눈을 하곤, 뒤돌아 내 시야에서 서서히 사라졌다.



"하아… 쟤도 참 힘들겠다."



얌전히 생활관으로 돌아와 담배를 찾고있던 나였다.



"아이 쒸벌 담배 어디갔지…"


잠깐, 근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유독 생활관이 어둡다. 게다가 다른 동기도 1~2명 있어야 할 시간인데 왜…



텁-



거대한 손이 내 머리를 잡았다.



"너구나? 황룡이란 아쎄이가?"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그 소름돋으면서도 내리깔리는 저음. 탐욕스런 억양.



김덕팔이었다.


"ㄱ, 김덕팔…"



뿌드드드- 뽁!!


"이거이거 흘러빠져 가지곤… 김덕팔 해병님이라 해야지~"



하지만 그 괴력에 머리가 뽑힌 나로서는 그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근출이의 '오도화'가 왜 이렇게 늦나 해서 봤더니… 네가 계속 방해하고 있었구나."


뭔 말인지 당최 알아듣지도 못하겠다. 오도화? 난생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머리가 뽑히면 죽어야 할텐데도 의식이 흐리긴 하지만 유지되어 있었다.


"그래도 네가 이렇게 비참하게 땅바닥을 구르고 있으면 근출이가 각성하지 않겠냐. 하는거지~"



맞다, 지금 황근출은 김덕팔의 부름을 받고 가고 있었는데.



"악! 김덕팔 해병님!! 일병 황근…"



그 때 황근출이 본 건, 황룡의 머리를 잡은 채 황룡의 몸을 짓밟으며 훼손하고 있는 김덕팔의 모습이었다.



황근출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휙- 데구르르르.


나의 머리가 근출이의 발치를 뒹굴었다.



"괜찮아… 근출아…"


"내가… 해결… ㅎ…"


빠직-


콰자작!!!



근출이가, 너무나도 쉽게 부서진 나의 머리통을 보고 경악하고 있다.



"기열찐빠 새끼가… 인간성을 지우는데 이렇게 오래 걸려서야."




'근출아! 근출아!!'



'야 황근출! 내 초코파이 다 먹지 말라고!!'



'근출아! 오늘 내기는 내가 이겼으니까 이 후링글스 물 없이 다 먹는 건 너다?'



'근출아! 몸 조심해.'



'근출아… 걱정하지 마… 내가 다…'






근출이의 안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게 느껴졌다.



죽어가는 나의 몸조차,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으니…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황근출의 눈물이, 강대한 짜세력이 만들어낸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위로 올라갔다.


그 날, 포항시에는 일기예보에도 없던 급작스러운 먹구름과 이상하리만치 세차고 차가운 비가 쏟아졌다.


그것은 필시 황근출의 슬픔이고, 눈물이리라.



"…?!"


천하의 악질, 김덕팔조차 그 잠재력이 터지는 순간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물론 그 당혹감은 얼마 가지 않았다.



뻑!!!!!



황근출의 첫 번째 호랑이 날아차기.


그것이 김덕팔의 가슴팍을 후드려깠다.



"근출아… 나의 근출아… 그 정도 공격으로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고작 조금 강해진 정도로, 트루폼에 도달하지도 못한 네가?"



"첫 번째 공격은… 단순한 선전포고다. 김덕팔 이 씨발새끼야."


"그리고, 시동기 하나 막은 걸로 우쭐대지 마라. 개새끼야!!!"



나의 의식은 점점 흐릿해졌다.



그저 나는, 황근출이 김덕팔을 마구잡이로 두들겨패다가… 김덕팔의 아랫턱이 박살나며 모든 상황이 끝났다. 까지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

.

.


그리고 나는 지금, 똑같은 상황을 볼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아아아!! 황근출 해병님의 호랑이 날아차기! 들어갔습니다!!!"


대갈똘박의 거침없는 중계!


뢰존도 해병이 가슴팍을 펼치며 황근출 해병님의 날아차기를 정면으로 막아낸 게 아닌가!



"아프지도 않구나, 황근출!"


황근출 해병님은 뢰존도 해병의 가슴팍을 딛고 뛰어올라 착지했다.



"그래… 단순한 선전포고 하나 막아낸걸로 그리 기고만장해진 것이군. 뢰존도?"


"허세 하나는 알아줘야 겠군. 황근출. 네 필살기는 이제 내게는 하나도 안먹힌다는 뜻이다. 이 얼간아!!!"



"이런이런, 시동기 하나 막은 주제에 우쭐하긴."


"근하다. 황추출!! 죽어라!!!"



"아아아아!! 뢰존도 해병의 필살기! 사자같은 니킥!! 들어가나요? 들어가나요!!!"




텅-!!!



-終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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