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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95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26 02:35:57
조회 1030 추천 24 댓글 5
														

서울에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할 북카페가 있다.



그 이름하여 별사슴.


영문으로는 별은 스타, 사슴은 벅(Buck)


그래서 합쳐서 스타X스 되시겠다.



자유롭게 독서하고, 공부하고, 커피는 물론이거니와 간식, 간단한 식사까지 주문할 수 있다.


덕분에 몇몇 죽돌이들은 아예 아침 먹고 출근해서 시험공부하면서 점심 먹고 커피 먹고 저녁 먹고 닫을 시간이 되어서야 돌아가고는 했다.



물론 대다수는 사실 그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주인장이 누군지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깐 앉아서 주인장의 얼굴이라도 보고, 그 옥음을 듣는 것까지는 해도 엉덩이 붙이고 눈도 마주치고 하는 건 어지간한 담으로는 어렵다.


진상짓? 경찰이 출동하기도 전에 다른 손님들에게 맞아죽고 싶으면 해보든가.



아무튼 과거가 어떻든 간에 그는 최대한 푸근한 카페 점장으로써 살아가고 싶어한다.


매일 하루에 몇 번쯤은 카페 한 켠에 둔 피아노를 직접 치는데 그 실력도 모두가 감탄할 만 했고. 사실 특정한 시간은 없고 심심해지면 치는 거고, 곡도 자기 맘대로였지만 사람들은 그걸 들으며 감탄했다.



그리고 오늘도 그렇다.



오늘의 손님은 시험공부하러 온 인근 학교의 학생들 몇 명.


그리고 국립예술단의 수석 발레리나......



"전 아저씨의 대녀라는 입장이 더 마음에 들지만요."


"대녀임까?"


"쉽게 말해서 후견인 격이라고 보면 된다."


"흐으음."



박하나는 슬쩍 교과서를 내려놓았다.


노트와 시험지.....?


"저 시험지는 뭐냐?"


"선배들이 준 작년 시험지임다. 물론 똑같이 낼 리야 없겠지만요." 


"아하."



기출문제집이 따로 없으니....... 근데 입시 위주 교육은 좀 그런데.



뭐 상관없긴 하다. 의무교육만 다 받아도 어디 가서 무시당하지는 않고, 나는 대학을 3개 분류로 철저히 나눴다.



첫째, 고등교육의 연장선상으로 2년 정도의 교육을 받고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전문대학교. 이거 수가 제일 많다.


둘째, 비슷한 목적이기는 한데 2년으로는 부족한 학교. 사관학교, 예술대학, 해양대학, 의대, 법대, 신학대 등등이 있다.


셋째, 진짜 국가의 0.01% 최고 수준의 엘리트들을 추려내기 위한 학교. 사실 이건 분류하기도 뭣한데 전국에 세 개밖에 없거든. 처음에는 하나로 하려고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부정부패의 산실이 될 거 같아서 셋으로 갈랐다.



간단히 말하자면 프랑스식 그랑제꼴. 다만 정치학, 법학과 등은 안 들어간, 순수학문 쪽에 가깝다. 원 역사에서는 프랑스 정계 고위직을 그랑제꼴 출신자들이 모조리 독점해서 논란이 많았던 거 생각하면 당연히 그렇게 처리해야지.



이쪽은 자연과학 계열의 순수학문, 인문학 및 사회과학, 공학, 경영학을 가르친다.


다만 이미 임관한 뒤에 장성을 바라보려면 무조건 학위를 따야 하는데 석박사 과정은 현직 장교들도 국립대학에서 딸 수 있다. 다른 학교에서 따는 게 안 되는 건 아니다만.


가장 특수한 건 여기서는 등록금을 내는 게 아니라 역으로 학생들을 위한 생활비가 매월 나온다.



대신 졸업 후 10년간 한국 정부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거나 한국 정부가 지정한 분야에서 일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 있다마는. 


그게 싫으면 그냥 등록금 내면서 다니면 된다.



"그리고 저는 국립종합고등학교 지망이거든요."



국립종합고등학교라고 하면 고등학교... 그러니까 미국식 하이스쿨을 생각하게 될 텐데 엄연히 University, 그러니까 종합대학의 일각이며, 한국의 3대 대학 가운데 하나인데... 다른 학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서 전국에서 이 3개 국립학교만이 교명에 '고등학교'를 붙일 수 있다. 애초에 우리는 독일식 김나지움을 채택해서 중등학교가 6년이라서 하이스쿨 개념이 없어.


참고로 3대 고등학교는 전국에서 학생을 뽑되 모든 학과의 전 학년을 다 합치고 석박사과정에 있는 이들까지 다 더해도 학교당 2만 명을 넘지 못하는 게 관련법으로 정해져 있다.



셋이 합쳐서 6만이면 충분히 많은 거 아니냐고?


대학생이랑 대학원생들 다 합쳐서 6만이면 1년에 신입생은 6천도 안 된다는 거다, 셋이 합쳐서.



거기에 장성을 노리는 육해공군 장교들의 TO도 거기 들어가고, 아시아 최고의 대학들에 입학하기 위해 각국에서 오는 유학생들도 있고.



게다가 졸업유예 학생들 등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항상 정원 수에 여유를 두다 보니 실제로는 각 학교가 천 명 내외를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고로 현재 베이비붐 시대에 접어든 한국의 1년 출생아 수는 100만 명 내외.


즉 단순계산으로 아무리 넉넉하게 잡아도 고등학생들은 한국 상위 0.6% 내에 들어가는 엘리트들이라는 거다. 현실적으로는 그보다 더 적고.



그러니만큼 굉장히 빡센데.



시험 한 번 잘 본다고 모든 게 결정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다종다양한 기록, 면접능력, 인성까지 다양한 면모들을 보도록 해뒀기 때문에 머리만 좋은 양아치는 고등학교에 갈 수 없다.


그도 그럴 게 고등학교에는 정치학과는 없지만 졸업생이 정치를 하지 못한다는 보장도 없는 데다.


졸업 후 공무원으로 복무하거나 아무튼 한국의 정부가 지정한 곳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데 애초에 잡일 시키려고 10년간 잡아놓겠는가.


이들은 한국의 머리까지는 아니지만 목 정도까지는 자칭할 수 있는 중요 인원들이다.



당연하지만 이런 애들이 부정부패에 물들면 답도 없으니 우리도 최대한 깐깐하게 따지는 거다.



"갈 성적 되는 거 맞지?"


"안 됐으면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준비했슴다."



아님 시집이나 가든가요.


바람이 들어가 살짝 부푼 여학생의 볼을 손가락으로 콕 찔러보고 싶은 충동을 참는 건 상당히 힘들었다.



그때, 딸랑딸랑 소리가 들렸다.


맨인블랙....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낀 남자 두 명이 나타났다.



누가 봐도 나 정보요원이요 하고 다니는 듯한 느낌? 


저러고 다니는 놈들이면 방첩국이거나, 아무튼 신원 들켜도 별로 문제 안 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아니면 정보요원임을 일부러 드러내야 할 필요성이 있거나.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각하."


"정보보호위원회인가?"


"바로 알아보시는군요."


"모르는 게 이상하지."



나는 고개를 까딱였다.



"뭐, 쿠데타 음모라도 발각됐나?"


"예?"


"아님 말고."


"그런 건 아닙니다만, 그......"


"말하게."


눈치를 보던 가칭 검은양복 1호가 입을 열었다.



"절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고 저희 방첩부대의 비공식적 입장입니다만."


"말해."


"각하, 얼마쯤 서울을 떠나 계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기왕이면 만주 쪽으로 말입니다."


"?"


"대외비라서 공식적인 사실은 아니지만, 현재 만주, 심양 인근에서 12개 사단이 동원된 대규모 기동훈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전략공군까지 출동했고요."


"왜지?"


"소련이 우리에게 통보 없이 몽골에서 극동군구 병력 3분의 2를 끌고나와서 기동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군사적 도발의 징후가 명확하기에......"


"소련의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는 건가?"


"그렇습니다. 각하께서는 최고가 아니십니까."


"그 이유만은 아닌 것 같은데."



나는 상대를 쳐다보았다.


근거는 오로지 감.



내 눈앞의 요원은 자기가 아는 걸 전부 털어놓지 않고 있었다.



"소련이 이 상황에서 국지전이면 모를까 전면전을 걸 수는 없어."



현재 소련의 고위층에도 친한파가 많은 상황, 어떤 정치적 사정으로 인해 우리에게 전쟁 도발을 걸 결심을 집단지도체제 내부의 누군가가 한다고 해도 다른 이들이 이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원 역사에서의 중일전쟁처럼 어처구니없는 현장 지휘부의 폭주 정도는 있을 수 있겠으나, 소련 수뇌부도 그쯤 되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터였다.



"예, 맞습니다. 현재 소련 내부의 내분이 심각합니다. KGB와 군부는 아예 서로와의 무력충돌까지 대비하는 듯합니다."



KGB와 소련군이 싸우면 당연히 아무리 귀신같다지만 정보조직에 불과한 KGB가 개털리는 거 아닌가.....라고 하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우선 KGB 휘하에는 우리가 육성에 도움을 준 스페츠나츠가 있다. 그 수가 내가 알기로는 약 2개 완편 여단급.



게다가 KGB는 20만 명에 달하는 국경수비대 병력에 대한 지휘권도 있다. 물론 쿠데타 상황이라면 모스크바를 국경수비대 병력으로 방위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만, KGB는 애초에 소련 내무부와 아주 깊은 연관성이 있으며 내무부 휘하에는 또 다시 소련 내무군이 편제되어 있다. 그 수도 족히 30만.


모스크바 군관구의 소련 내무군과 스페츠나츠 2개 여단, 거기에 소련 내의 모든 정보를 도감청하는 KGB의 능력 등을 감안할 때 쿠데타를 기도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있는데, 핵무기는 기본적으로 KGB 관할이다. 물론 평시 관할이 그렇다는 거고, 또 ICBM의 탄두부는 KGB 측에서 관리하는데 발사체 자체는 소련 공군에서 관리하는 등 관할주체도 복잡하고.



아무튼 공산권 국가들의 공통특징인가 싶은데, 장군들이 군벌 비슷하다.


실제로 스탈린의 대숙청 전에는 군 장성들이 대놓고 군벌놀이를 했는데, 군벌놀이하면서 스탈린에게 개길 정도로 선을 못 지켰고, 당연히 스탈린에게 다 뒈졌다.



원 역사에서는 스탈린이 대숙청을 통해 군 장성들의 군벌놀이를 원천봉쇄한 게 무색하게 독소전쟁의 승리 후 군부는 다시 거대한 이익집단으로 부상했고, 스탈린이 죽어버린 뒤에는 아예 그들의 폭주를 막을 방법도 없어서 결국 소련 중기 이후에 이르면 아예 군부가 '올해 얼마를 썼으니 예산 줘'라고 청구하고 소련 정부에서 내놓는, 그러니까 예산을 배정하고 예산 안에서 돈을 쓰는 게 아니라 돈을 쓰고 그만큼 예산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지경까지 갔다.



하긴 그러니까 전군에 표준 전투모로 티타늄 헬멧을 주는 돈지랄이 됐겠지.



근데 또 영수증이라도 똑바로 제출했으면 모를까 비대해진 군부의 행정체계는 KGB나 당이 문제가 아니라 군부 내에서도 자기들이 어디다 얼마나 돈을 쓰는지도 모를 정도로 동맥경화가 걸려 있었다.


예산 얼마가 나가긴 했는데 이게 왜 나갔는지, 어디다 썼는지 아무도 모른다.


탱크 개발을 하긴 했는데 여기에 얼마의 예산이 들어갔는지는 KGB도 모른다.



거기에 아프가니스탄에도 기어들어가면서 국방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점점 내부에서 썩어가고....


미국과의 군비경쟁만이 아니라 군 장성들조차도 지들이 예산을 어디다 얼마 쓰는지도 모르는, 눈먼 돈들만 굴러다니는 제발 부패해달라고 읍소하는 수준의 견제 없는 관리 시스템도 소련 붕괴에 적잖은 역할을 했으리라 확신하는 바다.



그런데 여기서는 다소 달랐다.



우선 스탈린은 전쟁 승리 후에도 논공행상에서 소련 장성들을 철저히 찍어눌렀다.


주코프라든가 하는 소련의 장성들에게 일단 뭐라도 주긴 해야 했던 원 역사와는 다르게, 스탈린은 이겼으면서도 장성들을 패장 대하듯 가혹하게 족칠 수 있었다.



스탈린이 그들을 압박한 논리는 간단했다.



'니들 스스로 해낸 게 뭐가 있냐?'


'독일군의 등뼈는 한국이 부러트려줬고 그 뒤에도 니들은 털리기 바빴잖아? 심지어 베를린 코앞 젤로브 고지에서도 투입 병력 절반을 10배의 우세를 가진 상태에서 갈아먹혔지?'



스탈린의 논지는 간단했다.


그들은 붉은 군대의 장성들 덕분에 이긴 게 아니었다.



그 똥덩어리들이 장성으로 있음에도 이긴 거였지.



적잖은 수의 고위 장성들이 무능을 명목으로 숙청당했고, 전쟁영웅으로 떠오를 법했던 장성들도 폴란드와 체코, 헝가리, 프로이센에서 반란이 일어나게 만든 죄를 물어 숙청당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폴란드와 체코에서의 무능을 명목으로 처형당했다.



덕분에 군부는 스탈린 죽은 뒤에도 한동안 쭈구리 신세였는데.


'KGB도 사실 베리야 죽은 뒤로 쭈구리 신세였던 건 마찬가지지.'



결국 위상이 줄어든 두 조직이 서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공석이 된 서기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더욱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겠지.



그렇기에 이 상황에서 한국과 정면충돌하는 건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참신한 자폭.



정상적으로는 도발이란 것 자체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일단 일어났다.



한국에 대한 적대의사가 없으면 외교참사고.


한국에 대한 적대의사가 있어도 참사가 아닌 건 아니다.



어느 쪽이든 한국에 대한 선전포고는 없거나, 적어도 지금 당장은 아닐 수밖에 없는 것.


그렇기에 소련의 침공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된다. 현재로써는.



즉 내가 만주에 필요하다는 건, 전쟁 억지력으로써의 내가 필요하다는 것도 사실이기는 하겠지만.


내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닐 터.



그리고 내가 진짜 위기 상황이 아니라면 가급적 국사에 다시 관여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도 뻔히 아는 입장에서, 나한테 굳이 접촉해와서 만주로 갈 것을 권고하는 것이 무슨 의미겠는가.



"서울을 비워라가 너희들의 진짜 의도겠지, 만주는 뭐, 명분 중 하나일 거고."



"예, 적어도 엑스포 기간 동안만이라도 만주에 계시는 것이 좋겠다는.... 권고입니다."



누가 감히 그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겠는가.



누가.


감히.



그저 고개숙여 청할 뿐.



"어째서지?"


"공화국 정부는 이미 두 번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첫 번째는 전혀 예상치 못했고, 두 번째는 저희의 손 바깥에 있는 일이었죠. 하지만 세 번째는 정말 안 됩니다."


"설명해."


"오늘 새벽, 각료회의에서 전군에 최고 비상령을 내리고 테러 위협 경보를 최대치로 격상, 각군의 출타, 휴가, 외박자 복귀 명령을 내리고 사적인 외출을 금지시켰습니다. 경찰대와 소방경찰대도 비번 근무자들까지 전부 소집되고 있을 것이고, 병원들도 서울시내는 물론 그 인근의 의료진들에게 대량의 인명피해 발생 상황에 대비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테러 위협 경보?"


"며칠 전, 공안국과 공조하던 국제전략지능이사회의 안용복 특수작전팀이 태국에 강습했습니다."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국제범죄가 있는데 상대국의 공권력을 신뢰할 수 없을 때, 주권 침해 문제를 무릅쓰고서라도 시급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대통령이 결단했을 때 투입되는 부대, 안용복 부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가진 위험물의 운송을 막거나, 우리 국민이 인질극 피해를 당하고 있는데 현지 정부와 테러범들이 한통속이거나 최소한 동정적이라서 도저히 협조를 받을 가망이 없거나 하는 상황에서 인질을 구출하거나.



"BSS는 동남아시아 전역에 퍼져 있는 초대형 중국계 마약 카르텔 겸 군벌로 휘하 병력만 9만 명에 달하는 걸로 추산됩니다."


"그 정도면 독립을 선언해도 되겠는데."


"이들은 거의 모든 종류의 국제범죄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인신매매, 마약밀매, 무기 밀수, 버마의 카렌 민족해방군에게도 7만 2천 명에 달하는 용병을 제공했죠. 현재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라오스와 캄보디아 방면에는 이들의 영지나 다름없는 지역들도 있습니다. 용병들도 그런 데서 모아들이는 거고요. 말씀드렸듯이 전투원 총원은 9만 명을 약간 넘는데 그 중 7만 2천 명이 카렌 민족해방군에 넘어갔습니다."


"카렌족이 뭘 제공했지?"


"마약으로 대금을 치르고 있죠."



아웅산 장군이 폭탄으로 회의 도중 폭사한 뒤로 미얀마는 문자 그대로의 무정부상태가 된 상황.


인도계 군벌들도 기웃거리고 독립을 요구하는 소수민족들도 수두룩하다. 카렌족이 제일 유명할 뿐.



애초에 아웅산은 미얀마의 국부이기는 하지만 지나친 버마족 우선주의로 인해 소수민족들에게는 원한을 살 대로 산 인물이었기에 폭탄 테러를 당해 골로 간 건 이상하지 않았지만 문제는 아웅산의 복수를 내세워서 버마계 군벌들이 폭주, 소수민족들도 들고 일어나서 반발했고. 현재 내전 상황.



"막대한 양의 아편이 군자금으로 쓰이기 위해 인도 지역과 버마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이걸 정제해서 모르핀과 헤로인을 대량으로 제조해서 구 중국 국가들과 동남아시아 자신......그리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로 퍼트리고 있습니다. 국내 유입 사례는 없습니다만. 아직까지는요."


"마약은 절대 들어오게 놔둬서는 안 되지. 잘하고 있네."

"감사합니다, 아무튼 저희가 개입한 건 마약 때문이 아니라 인신매매 문제입니다."


"인신매매?"


"예, 태국은 세계에서 인신매매 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원 역사에서 인신매매 관련 UN의 비판을 가장 많이 받은 아시아 국가는 중국과 태국이었다.


중국이야 유명하니 그렇다 치고 태국은 인신매매 문제가 아주 악명이 높았다.


사실 인신매매만 문제가 아니라 태국 정부가 태국 국민 2%가 마약 중독자라는 통계를 내놓는가 하면 징병검사에서 징병인원 6.7%가 마약중독 양성 반응이 나오고, 에이즈 환자수는 동남아시아에서 미얀마와 함께 투톱으로 세계 기준 17위가 되는 등 온갖 문제들이 많았지만, 인신매매 문제에 대해 UN에서는 태국을 윗동네 돼지들, 이란, 시리아랑 동급으로 묶었다.



가장 큰 문제가 태국 정부의 근절 의지 부족이었다. 한 번은 이렇게 인신매매당한 사람 중 36명이 숨져 암매장당한 채 나와서 결국 태국 정부가 간신히 엉덩이 들고 수사에 들어가서 범죄조직을 검거했는데.


해당 범죄조직은 난민 업무를 담당하는 현지 군부대 사령관인 현역 육군 중장과 경찰 최고위 관계자, 지방 공무원, 정치인 등이 엮인 인신매매 조직이었고, 이로 인해 정식 기소된 사람만 103명, 증인은 200명이 넘어갔다.



물론 그래도 고작 범죄조직 하나 잘라낸 것만으로 인신매매가 수그러들 일이 없었다. 미성년자들을 강제로 매춘시키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장기 떼다 파는 게 그런 범죄조직들이었으니까.



"부끄럽지만 저희 국내 범죄조직 일부가 그쪽 조직과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놈들을 조지기는 했는데 다수가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결국 태국 정부와 범죄조직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대통령과 내각의 의견이 일치함에 따라 해외 도피한 놈들을 재판정에 올리거나 사살하는 등의 임무를 띄고 특수작전부대 30여 명이 BSS가 범인들을 숨겨두고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지부를 강습했다.



"그리고 거기서 확인됐습니다. 놈들이 무슨 짓을 저지르고 있는지."


그리고 놈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하켄크로이츠와 일장기. 거기까진 그렇다 칠 수 있다.


그러나 잔혹한 생체 실험의 흔적들과 죽지 못해 살아 있는 피해자들.


그리고 그들에게 사살당한 시체들 가운데 전범으로 적색수배되어 있던 나치 독일과 일본, 중국의 여러 요인들이 있었다는 게 파악되었다.



너무 늦어 버린 피해자들은 전부 안락사시킬 수밖에 없었지만 안용복 부대는 임무를 변경, 무려 2시간짜리 임무를 상정한 상황에서 48시간 동안 정글에서 기어나오는 적들을 막으며 표본과 서류, 자료들을 헬기에 실어보냈다.


이에 대해 연락을 받은 한국군도 항공기를 출격시켜 CAS를 감행했고, 결국 이들은 전사한 동료 시신 하나 남겨두지 않고 성공적으로 퇴출에 성공했다.



"사살당한 이 가운데 이름을 아실 만한 이들입니다. 요제프 멩겔레, 일본 제국 황족인 다케다노미야 츠네요시, 교토부립의과대학 학장 요시무라 히사토......."


나는 묵묵히 사진을 바라보았다.



"놈들은 아직 전쟁을 포기하지 않았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총통 각하 개인을 노릴 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대규모 테러도 기획 중이라는 작전계획을 입수했습니다."

"연구소를 털었다고 하지 않았나?"


"자료들은 전부 탈취, 여러 간부들을 죽여서 개먹이로 던져줬지만 놈들이 만들어낸 무기들은 놈들 수뇌부와 함께 있습니다. 그놈들의 모가지를 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수뇌도 기존에 죽었다고 알려진 그놈입니다."


"누구지?"

"오카와 슈메이, 궐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일본 제국의 핵심 인사이자 몇 안 되는 생사를 알 수 없었던 내각 출신자입니다. 전쟁 말기에 죽은 게 아니라면 인도에 연줄이 많은 놈이라 거기로 숨어든 줄 알았습니다만. 아무튼 서울은 위험합니다. 대규모 테러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데다 각하 개인을 노리는 암살자들이 이런 개방된 공간에서는 언제든 접근할 수 있습니다. 심양의 군 사령부 내에 계시면....."

"그렇게 두려우면 아예 엑스포를 취소하지 그랬나?"


"그럴 수 없는 것 아시지 않습니까. 각국의 최고위 인사들이 모이는 데다 저희 위신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련이 마침 적절한 명분을....."


나는 코웃음을 쳤다.


"내 아이들을 내가 버려두고 도망갈 듯 싶더냐?"

"각하?"


"저 종탑에서, 나는 쏟아져들어오는 적들을 바라보았다."


나는 용산 관저의 시계탑을 가리켰다.


"내가 직접 저 시계탑 꼭대기에서 기관총을 쏴대야 할 정도로 전황이 위태로운 적이 있었다. 그때도, 나는 죽으면 죽었지 결코 놈들에게 등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와서 고작 테러 따위에 몸을 피하라고? 그게, 정말 말이 될 것 같으냐?"


"그렇다면 개인 경호라도 허락해 주십시오."

"차라리 내 지인들을 경호하도록, 나도 내 몸 하나 지킬 여력은 있다."



오히려 잘 됐다.


어차피 더 이상 총통도 아닌 거, 내 목숨은 다시 판돈으로써의 자격을 회복했으니까.



'오카와 슈메이, 기억하는 이름이다.'


도조 히데키 뒤통수를 때리는 짤방으로도 기억하지만 그는 이시와라 간지를 가장 광적으로 추종하던 지식인 중 하나였고, 전쟁 기간 도중 나를 일조의 우호를 갈라놓은 악적으로 비난했다.


만약 그게 그놈의 진심이었다면.



"아니, 아예 엑스포 개막식에도 가지, 전 총통 자격으로 적당한 의자 하나 마련해줄 수 있나?"

"예? 당연히 됩니다만.. 각하?"



애꿏은 서울 시내에 테러하지 마라, 어차피 그거는 그놈의 미학에도 안 맞을 테니.


오족협화에 미쳐 있던 그 광인은 내가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했지.



그러니 한번 노출되어 주마. 아주 완벽한 표적이 되어주마.



당당하게 와서, 내 목을 노려보거라.



어차피 서울 시내에 터트릴 폭탄이라면, 나를 향해 집어던지게 만드는 게 옳으니까.



"내가 퇴임사에서 말하지 않았나? 위정자의 목숨은, 단 한 명의 거지의 목숨보다도 가벼운 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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