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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사이퍼 : 폴른의 군주] 7-1. 암흑 감옥 (2)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3 14:47:55
조회 448 추천 18 댓글 6
														




아, 그래… 그 검. 내 검은 아니다. 비록 내가 기나긴 삶 동안 들고 다닌 검이기는 하지만. 그 검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빚어진 기이한 병기다. 물론, 이제 다른 운명을 갖게 되었지만. 어쩌면, 당신은 내가 왜 이 사실을 일전에 언급하지 않았는지 궁금하겠지? 사과할 생각은 없다. 우리 모두에게는 지켜야 할 비밀이 있고, 지금 이것은 내가 이야기할지언정 내 이야기가 아니니까. 그래서 인제야 이 검이 사건의 부분에 포함된 셈이다. 이제 거기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해 보자.


이 검에 대한 의문은 이 검을 쥔 이에 대한 것만큼이나 많다. 추측. 이론. 두려움까지. 자, 다시 진실을 들여다보자. 나는 검을 나른다. 자루 끝에서 검의 끝까지 거의 내 키만큼이나 길기에, 등에 짊어지고 다닐 뿐이다. 검집에 싸인 채, 그 자루 끝은 날카롭고 텅 비어 있다. 면갑이나 뼈를 부수기 위해 만들어진 부분이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그 안의 금속이 퍼내어진 채다. 코등이는 금과 아다만티움의 합금으로 빚어져 있다. 상앗빛 해골의 뒤로 붉은 날개가 펼쳐져 있다. 이 검의 특색이지… 그리고 당신의 눈과 손으로 알아볼 수 있는 진실들이고.


칼날? 칼날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검집에서 뽑아내야만 한다. 그리고 진실은 거기서 끝난다. 나는 이 검을 검집에서 뽑아 본 적이 전혀 없으니까. 혹은, 누구도 내가 그러는 것을 목격한 바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만약 내가 이 검을 뽑았다면, 그리고 그렇게 칼날을 봤다면-기나긴 금속의 혓바닥이자, 양쪽 가장자리를 따라 그 끝에서 날카로움이 뻗쳐 나가고, 칼날의 중심은 충만하기 그지없는-, 하지만 그것을 누구도 모른다면, 나는 그 검을 뽑은 적이 있는 것일까? 혼자 죽어 기억되지 못하는 이는 죽은 이인가, 아니면 살아 있는 이인가? 어쩌면, 두 경우에 다 해당될까?


내가 이 검을 뽑은 적이 있을까? 그것이 중요한가? 물론 중요한 일이다. 모든 것이 중요한 일이니. 만약 검집에서 뽑혀 나왔을 때 이것이 기사를 위한 양날의 검이 아니라, 외날로 된-은빛으로 빛나는 외날 너머 달 없는 밤처럼 어둡고 광택을 찾을 수 없는 그을린 금속이 죽음의 약속을 담아 비치는-마법사를 위한 검이라면 달라질 것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러면 상황이 달라질까? 물론, 당신도 알겠지만,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칼날은 부러진 채다. 내 추종자들, 혹은 내 사냥꾼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오간다. 추락자, 그리고 용서받지 못한 자의 이야기겠지. 추측과 이야기에 관한 말을 내가 꺼낸다면, 그들의 이야기라 봐도 무방하다. 그들 외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이가 있기나 하겠고? 신경은 또 누가 쓰겠나? 이제 여기 질문이 있다. 한때 온전했으나, 전쟁 속에서 부러진 채, 다시 단조되기를 갈망하는 부러진 칼날… 그래, 다크 엔젤 군단의 두 부분을 은유하는 표현이다. 추락한 이들, 그리고 진실의 편에 선 이들 말이다. 위대한 목적을 위해 두 조각이 다시 하나로 뭉친다. 그래… 물론, 어둠 속을 뒤따라야 할 이야기일 뿐이다. 그 이야기가 진실일까? 그렇다. 이런 이야기는 설령 거짓이라 할지라도 진실이니까.


그럼 다시 이 검이 누구의 검이냐는 질문으로 넘어가자면… 내 검은 아니다. 아마 우리 모두 거기 동의할 수 있을 것 같군. 가능성은… 여러 가지다. 상당한 함의를 품은 가능성들이지.


내 유전 아버지, 라이온 엘 존슨은 칼을 들고 다녔다. 사실, 우리 곁에서 싸우는 동안 그가 다룬 검은 한두 자루가 아니었지. 특정한 전투 방식을 위해 선호하는 검도 있었고, 상징성 때문에 쥐는 검도 있었다. 철퇴와 방패를 쥔 채 전선을 깨부수고 나가는 것을 본 적도 있으니 말이다. 프라이마크가 수백여 년 동안 똑같은 무기와 똑같은 갑주를 들고 다녔다니, 얼마나 우스운 생각인가. 하지만 그가 수많은 무기를 들고 다녔다는 것은 이 이야기의 핵심이 아니다. 그의 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단 하나의 검, 사자검을 의미할 뿐이다. 그 심장에 희미한 불길을 품은 채, 마지막 숨결의 한숨처럼 휘둘러지는 바로 그 검. 처형자의 검이요, 왕의 검. 바로 검. 그래서, 그 검이 내가 이고 다니는 그 검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 무슨 뜻이겠는가? 나는 그 검으로 사람을 죽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냥 그 상징성 때문에 들고 다니는 것일까? 어쩌면 둘 다일까…


황제 폐하 앞에 무릎을 꿇어라. 그분 앞에 너의 검을 들어라. 용서를 갈구하라. 다시 하나가 되게 해 달라 빌어라.


황제 앞에 버텨서라. 검 끝을 겨눠라. 그가 인류에게 지은 죄를 단죄하라. 시체에 검을 그대로 꽂아라.


사자검은 아마 두 목적에 다 적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가능성들도 있다.


배신, 그리고 구원에 대한 필요가 존재하려면, 배신한 자와 배신당한 누군가가 존재해야 한다. 그 검이, 내 유전 아버지의 검이 아니라 내 유전 아버지를 죽이기 위해 휘둘러진 검이라면 어떨까? 폭군을 살해한 검. 프라이마크나 제국보다도 더 오래된 힘으로 메아리치는 검. 죽음을 베푸는 검. 증오와 보복이 돌아갈 검. 루서의 검. 반신이 아닌 인간이 쥔 검. 신과 그 자손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


아니면, 둘 다 아니라면 어떨까? 그 칼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칼날로 무엇을 벨 수 있는지, 혹은 무엇을 열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라면? 용서받지 못한 자들은 천국의 추락을 쥔다. 이 검은 무기이자 열쇠지. 그들이 요새에 가둔 모든 비밀이 이 검으로 열린다. 만약, 그 검이 여기에도 있는 것이라면? 다크 엔젤의 기사단장들과 대기사단장들이 든 그 검에, 이름 없는 형제자매가 있는 것이라면? 그들이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최후의 비밀로 향하는 문을 열어낼 수 있는 검이 있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겠나? 그렇지 않고서야, 왜 사용하지도 않는 검을 짊어지고 다니며 안전하게 보관하겠나? 그 수없이 많은 피와 고통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 목적이 무엇이겠는가?


물론, 당신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이 우주에서, 가치 있는 것은 오직 비밀뿐이다.





쉬엄쉬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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