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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가이드] 이론은 빠삭한데 레이팅이 처참한 이유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118) 2023.06.02 17:51:27
조회 2818 추천 50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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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딩리런 네포 챔피언쉽 이후로 체스에 다시 열정이 생겨서 생전 가본 적 없는 오프라인 모임도 나가보고 톡방도 들어가보고 한국 내 체스 컨텐츠가 열렸다 싶으면 졸졸 따라가 참여해보면서 좋은 경험을 많이 쌓았음. 온라인 체스경력 5년동안 얻은 통찰보다 더 질좋은 경험을 이번 한 달간 얻었다고 생각함 (이래서 사람들이 오프 나가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 같음)

그 중 가장 놀라웠던 경험을 썰풀고 내가 생각하는 팁을 쓰고자 함. 체스 실력을 근본적으로 늘리게 하는 조언이라기 보다는 온라인 레이팅 상승에 좀 더 주안점을 두고 쓰겠음. 나는 체닷 턱걸이 1700이고 사실 이정도 레이팅도 누굴 막 가르친다거나 하기엔 부족하긴함. 그래도 나보다 낮은 레이팅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될거임

오프모임에서 첫번째로 충격받은 점은 레이팅 낮은 사람들은 이론이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이 깨짐 것이었음. 프렌치 디펜스를 만났는데 내가 준비한 마이너 라인을 너무 이론대로 정확하게 따라오길래 나는 그 양반이 최소 1800은 넘을 줄 알았는데 게임끝나고 물어보니 1200라 했음. 또 다른 판에서는 내가 스카치 겜빗썼는데 리체스 통계에서 흑승률이 꽤 높은 메인라인이 있는데 그리로 정확하게 들어가더라. 이 사람은 레이팅이 400(???) 정도라 했음.

오프닝 이론이 부족한 게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느꼈음.

그러면 역시 전술이 문제겠지? 근데 이것도 할말이 있음. 나보다 래피드 블리츠 불렛 레이팅은 다 400점 정도 낮은데 퍼즐 레이팅만큼은 나보다 높거나 비슷한 사람들이 꽤 많았음. 도대체 어떻게 된걸까? 밑구간은 전술이 다라고 그렇게 많이들 얘기하던데 이거 말이 안되는 거 아님? 전술을 1700체갤러랑 비슷하게 잘하면 레이팅도 그래야하는 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뭔가가 있다고 느꼈음. 설명이 안되는 이 현상에 대한 해답을 얻은 것은 어느 체스방송에서 시청자대결을 할 때였음.

그 방송에서 블리츠로 경기를 했음. 나는 블리츠 1500이고 상대는 1000대였으니까 당연히 내가 가볍게 이길 줄 알았음. 근데 생각보다 겁나 안밀리더라. 땀 뻘뻘 흘리며 겨우 이겼고 다음판은 1100대였음. 오프닝은 괜찮게 넘겼는데 미들게임에서 돌연 ‘그릭기프트‘ 맞고 숨져버림. 개쪽팔리는 400점차 업셋당함. (사실 그 방송에서 이런 업셋이 두 번이나 나옴. 나말고도 다른 1700이 계셨는데 그분은 1000대랑 싸우다가 돌연 ‘나이트포크’ 맞고 숨지심)

즉, 빡집중해서 두면 1000=1200=1700이다~ 이 말이야~

전술 전략 오프닝이론 엔드게임 등... 당연히 실력 차이가 있기는 함. 근데 ‘생각보다’는 안 크다는 걸 요즘 많이 느꼈음. 오히려 1700보다 이론이 빠삭한 1000이 존재할 수도 있고 개인차가 들쭉날쭉함. 그럼 레이팅 차이는 어디서 나냐? 이제 본론 말해줌. 낮은 레이팅이신 분들 대다수가 체스에서 이기기 위한 기초적인 능력이 ’습관화‘ 되어있지 않아서 그럼.

1. 상대방의 수에 반응을 ‘안’함
체스뿐 아니라 롤 오버워치 배그 바둑 장기 브롤스타즈 등등 거의 모든 경쟁게임의 초보자들은 상대의 행동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음. 만약 반응을 한다고 노력한다 치자. 그것도 잠시일뿐, 게임 중 어느 한 순간 상대의 의도를 ‘못’이 아니라 ‘안’ 읽는 경우가 꼭 나옴. 그리고 그것때문에 짐.
님들 정말 게임하면서 상대방의 수에 정성스럽게 반응하고 계심? 만약 그렇다면 왜 상대가 체크메이트 노릴 때 다른 수 두셨음?
10분의 경기에서 9분 50초를 잘 쫒아가다가 10초 방심해서 지는 거임. 님들 게임 한 번 복기해보세요 진짜 그럼.

상대가 수를 두면 우선
그 수로 인해 포지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가?
지금 상대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이 두 개를 반드시 의식하고, 단 하나의 수도 흘려 읽지 마셈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였으나 근본적인 체스 실력의 부족으로 수를 읽지 못했다‘ 가 되어야지 ‘아 그러네 상대가 체크메이트하려고 나이트가 온 거였구나’ 하면 안되는 거임

2. 보호받지 않는 기물
전술의 강력한 신호임. 상대 기물 중에 보호가 없는 기물이 있는 지를 매의 눈으로 훑어봐야함. 상대가 갑자기 나이트를 던지거나 비숍 던지는 것도 잘 생각해보면 다 보호받지 않는 칸으로 기물을 움직여서 그럼. 근데 이게 반대로 나에게도 적용해야됌. 내 포지션에 보호받지 않는 기물이 있으면 이젠 상대에게 찬스가 있는 것임. 내 나이트랑 비숍을 퀸 지나다니는 길에 헌납하는 것도 보호받지 않는 칸에다가 움직였으니까 따인 거 잖음. 그만큼 ‘보호’의 여부가 중요하고, 이에 민감한 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함.

3. CCTV
이것도 전술 찾는 방법임. Check Captures Threat Variation의 약자임. 체크, 잡기, 위협, 변화수 계산. (구체적인 설명은 유튜브로 검색하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 영상들 많으니 참고)
가장 먼저 내가 가능한 체크가 있는 지 확인해야함. 별 거 없는 것 같으면 잡기를 고려해보고, 그래도 없으면 뒤로 가는 식으로, 순서대로 보면 됌. 앞에 있을 수록 강제성이 높으니 우선순위가 높음.

님들 전술 놓치는 거 보면, CCTV <--- 이것만 명심했어도 안 놓쳤을 것들 엄청 자주 나옴. 아... 이건 못볼만 했다 싶은 거 생각보다 잘 안나옴. 3수 이상 전술은 몰라도 1수 짜리 전술은 꼭 볼 수 있을테니 이 네 글자 외워주시기 바람.

4. 시간
혹시 님들 체스하는 모습을 찍어본 적 있음? 체스판 복기하는 거 말고, 실시간으로 두고 있는 모습을 복기해본 적 있냐는 거임.
녹화한 거 돌려보면 시간 분배가 눈에 거슬릴 때가 많음. 어차피 둬야할 수를 왜 30초나 생각하고 두지? 아니 좀 더 생각 좀 하지 1초 생각하고 쳐두다가 말아먹네 싶을 때가 많음. 그냥 게임하면 못느끼는 건데 내가 체스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면 깨닫는 거임.

뻔한 수는 3초 이내에 두고 중요한 순간에는 묵직하게 시간을 써서 좋은 수를 찾아내야함. 시간 분배는 감의 영역이고 연습이 필요한 부분임.

5. 이 모든 것을 무의식화 해야함
가장 중요함. 사실 이게 핵심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인위적으로 의식을 하지 않아도 위의 1,2,3,4가 자동으로 되어야함. 습관으로 버릇으로 무의식으로 만들어야함. 체스를 자다 일어나서 해도, 지하철에서 덜컹거리면서 해도, 술마시고 해도, 벤치프레스하면서 해도 저 네 개가 자동으로 되는 날. 그 날 레이팅이 수직 상승하고 래피드 블리츠 다 오름.

작은 스킬 알려주자면 저거 다 번호 메겨서 포스트잇에 적고 컴퓨터 옆에 붙여두던지 하셈. 게임 몇 판 돌리고, 진 판은 뭐때문에 진 건지 포스트잇 쳐다보셈. 님들 정말 소름돋게도 80퍼의 게임이 1번을 안지켰거나, 1, 2번을 안지켜서 졌을거임. 이거 자꾸 의식해야함. 언제까지? 이게 자동으로 될 때까지.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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