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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7-08-28

[일반] 경기가 끝나고서야 하늘이 높다는걸 깨달았다앱에서 작성

삼블

2024.02.24 00:49:38

조회 6165 추천 49 댓글 10

7cea8070b18761f03be698bf06d604039eb1fa1e55caa162088c

기록이란 문득 깨지기 마련이다

물론 10년이 지나고서야

기여코 월즈를 처음 우승한 그런사람도 있긴 하지만

제 아무리 프로라 해도

언젠가는 한계를 느끼며 은퇴하기 마련이다

누군가가 은퇴하듯이 누군가는 성장한다

분명 파릇파릇했던 신인이

어느새 우승을하고 차세대 선수가 되고있다

그들은 잘한다

옛날 사람들이 못한다는게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찬란했던 과거 조차도

묻히게 만들정도로 정말 잘하는 사람이 나온다

과거의 영광이 부스러져 간다

현재의 위상은 높아져만 간다

설령 그때의 선수가 돌아온다해도

설마 그럴일은 없겠지만

혹시 내가 좋아하던 그 선수가

못 이기는건 아닌가 고민까지 든다

물론 어떤 베테랑들은 다 부숴버렸지만

내가 좋아하던 선수가 그런 베테랑이 아니라면...

오늘 우연히 신진서 선수의 우승 소식을 보았다

그 상하이 대첩보다도 더 대단한

6연승을 이루고 우승한것이었다

이세돌을 이을 새로운 천재의 등장이자

또다시 시대가 바뀔때라는걸 느꼈다

저 선수가 이창호조차 뛰어넘을정도로

성장할수도 있음을 무의식적으로 느꼈다

그런 의미없는 생각을 하고서

위키나 뒤적거리고 있다가

우연히 상하이 대첩에 적힌 말을 보았다

"이 바둑이 끝나고서야 하늘이 높다는걸 알았다"

경기에서 진 한 기사의 말이었다

문득 13년 결승에서 패배한 스코어를 바라봤던,

그리고 18년 결승에서 스코어를 우승시킨

한 신인 미드가 생각이 났다

과연 그 미드가 우승하지 못한 13년의 스코어를,

아니면 부진했을때의 스코어를

단순히 과거의 영광이라 치부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신진서 선수도 상하이 대첩을 모를리는 없을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것을 뛰어넘었다는 것도

분명히 알고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선수가

이창호의 대첩을 단순한 과거의 영광으로 볼까?

그렇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분명히

알고있을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승이나 성과같은건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하늘은 한없이 높다는걸

로켓을 평균적으로 천미터 쏘는 시절이

백오십미터 쏘던 시절보다 대단하다고 주장한게

21년즈음 어느 누군가의 주장이었고

그 이론은 이제는 의미없어진 휴지에 불과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로켓은 백오십이든 천이든

애초에 쏘는것 자체가 쉬운게 아니었다

말만 하면 쉽지만 막상 쏘려고하면

사막에 버려진 행인마냥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가능한건지 알수가 없었다

그런 행인들에게 이정표가 되듯이

앞어 성과를 이룬 사람들의 행적은

그후의 사람들에게 할수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유칼에게 스코어가 그랬듯이

잘은모르겠지만 경기를 지고 좌절한

신진서 선수에게 어느 프로선수가 그랬겠듯이...

그 힘든 길을 어찌 이정표없이 개척했을까

우승이란 성과를 결국에는 이뤘을때

그런 앞서 말했던 잘하는 선수들이

선배들에 대해 느꼈던 감정은

분명 그런것이 아니었을까

과거의 유산은 단순히 커서 찬란한게 아니다

이후에 새로운 유산을 만들어갈 사람들에게

자만하지 않고 나아갈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주기에

그렇기에 유산은 찬란한것이었다

그걸 깨닫고 하늘을 다시보니

그제야 하늘은 높다는걸 깨달았다

고정닉 37

원본 첨부파일 1

170645965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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