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국부괴사의 일본 반응임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왜 하필이면 에피소드의 원문이 국부괴사라는 야스한 이름이 나왔을까?

위의 사진들은 각각 한국과 중국의 "국부"의 사전적 의미이다

한국과 일본에선 "국부"가 성기를 뜻하는 은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에선 국부는 글자 그대로 "Part" 라는 의미밖에 없다

"국부괴사"는 중국에선 아무 논란 없이 순수하게 의학용어로써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지만 한자를 그대로 가져다 쓴 일본에선 위의 사진처럼 이미 업데이트 전부터 놀림감이 되고있다

우리나라도 국부괴사라고 번역했으면 과연 무조건 까고보는 갤럼들이 쉬뻘 거시기 괴사하겠네 ㅋㅋㅋㅋㅋㅋ라고 안 깠을까?

때문에 갤에선 비공식적으로 국소괴사라고 번역해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국부괴사(Partial Necrosis)와 국소괴사(Local Necrosis)는 다른 의미 아닌가?

국부(일부분의~)와 국소(작은범위)의 의미차이가 있고 내 생각이 맞다면 이건 의역이 아니라 오역에 가깝다

이건 내가 의학적 지식이 부족해서 구글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잘 아는 갤럼들은 댓글 써줘라

아무튼 어짜피 의역이 필요했다면 국소괴사보단 부분괴사가 더 나은 번역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파불마 얘기도 해보자

화람지심의 "火蓝" (불 화 / 쪽빛 람, 남색할 때 남) 불꽃의 파란 부분을 뜻하는 중국어이고,

우리나라에선 쓰지 않는 말이다. (가스불 켜면 파란 불 나오는 거로 이해하면 편함)

엄밀히 말해서 "파란 불꽃"이 맞는 말은 아니지만 대체할 한국어가 마땅히 떠오르진 않는다

일본에서 번역한 "青く燃ゆる心" (파랗게 불타는 마음)도 어감은 좋지만 의미가 변질됐다 마음이 시벌 왜 불타는지 모르겠다

그럼 가장 괜찮은 번역은 뭐였을까?

1. 파란 불꽃의 마음

2. 파란 불꽃의 심장

3. 넘실거리는 불꽃의 마음 (Heart of Surging flame 영문판)

영문식 번역도 나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조용하지만 열정을 품은 실론의 이야기라면 파란 불꽃의 마음도 나쁘진 않았을 번역이다

요컨대, 우리 눈에 베스트는 아닐 수도 있어도 틀린 번역은 아니란 것이 내 생각이다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스타크래프트의 테란 벌쳐가 좆타2에서 "시체매"로 번역됐을 때 많은 논란과 비난이 일던 기억이 난다

시체매가 뭐냐고.. 실제로 있는 단어도 아닌데다 어감도 이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여론이 잠잠해진 후엔 결국 초월번역이었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없다

시체매가 낯설고 어감은 이상해도 벌쳐를 "독수리차"라고 번역하는 것 보단 훨씬 낫지 않나?

아마 벌쳐를 그냥 벌쳐라고 번역하는 쉬운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 나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유저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대한 한글 이름과 한국 정서에 맞게 번역을 하려는 좆리자드 코리아의 의지랑 센스는 RESPECT 받을만 하다 생각한다

같은 이유로 난 명방 한글 번역을 옹호하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도 한자권이라 중국식 용어나 4자제목이 익숙하고 괜찮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명방은 처음부터 오퍼레이터, 캐스터, 딜러 등, 우리같은 히키씹덕들만을 위한 번역이 아닌 대중적이고 트렌디한 용어로 번역하고 있다

물론 우리중 절대다수가 좆히키씹덕이긴 하겠지만, 적어도 최대한 논란이 일지 않을 대중적이고 익숙한 느낌으로 번역하려 노력하고 있음이 보인다

모두의 마음에 드는 번역은 아닐지 몰라도, 다른 겜들중에 이정도 번역 퀄리티 보여주는 게임도 많이 없다

얘기가 길었다... 나같은 얘기 하는 놈들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길게 써봤다

그럼 20000

3줄 요약 :

1. 파불마도 틀린 번역이 아니다. 부분괴사도 쥬지괴사 보단 낫다.

2. 얘네는 우리만을 위한 번역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인 번역을 하는 거 같다.

3. 우리는 어차피 어떻게 번역을 해도 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