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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소설) Ex Stellaris(미래우주SF악역영애TS빙의물) -004-앱에서 작성

goza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08 22:10:42
조회 701 추천 17 댓글 4
														

이전화

“그럼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작은 여주인님.”

“으, 응. 제냐.”

나는 얼굴을 붉히고 교문으로 들어섰다. 조금 이른 시간에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등교’하는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야 당연한 게, 이 학교는 사관학교니까.

어제는 아버지의 대원수 취임식이 있어서 특별히 외박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번 주 남은 이틀간은 꼼짝없이 기숙사에 갇혀 살아야 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겠지만 한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FTL기술부터 얼른 완성해야 해.’

율리시스 계획에 참여한 식민선들은 불안정한 자연 웜홀을 통과해서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 성공적으로 정착한 건 우리 유니티의 국화호 뿐이었지만.

아버지는 오늘 아침에 대원수 특별명령 21호를 발동했다. 우주개발 사업에 연방의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게 골자였는데……. 불안정 웜홀을 통과해 FTL 여행을 성공시킨 기억 때문인지, 특별명령의 우주개발사업은 국화호가 통과한 웜홀을 다시 찾아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그걸론 안 되지.’

스텔라리스의 초광속항행은 기본적으로 하이퍼드라이브 방식이다. 나중에는 점프드라이브나 웜홀, 게이트웨이 같은 기술이 개발되기는 하지만, 처음에는 무조건 하이퍼드라이브로 시작이다. 그리고 게임의 시작 자체가 하이퍼드라이브 항행법을 개발하는 시점이고.

하이퍼레인은 마치 거미줄처럼 항성계의 중력우물들 외곽을 연결하는 그물망이다. 그 레인 위에 올라타면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지만, 그 작동 방식은 웜홀이나 게이트웨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웜홀을 다시 발견하는 데에 집착한 것이 초광속항행 기술을 2200년에야 개발하게 된 원인이었다. 나는 하이퍼드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한 사람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 사람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할 필요가 있었다.

아무리 인류연방 대원수의 딸이라고는 해도 해 줄 수 있는 지원이야 뻔하다. 대원수는 아버지 제이슨이지 내가 아니니까. 그런데도 그 사람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운운할 수 있는 이유는 간단했다. 미래에, 32년 뒤에 하이퍼레인 드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하는 사람이 아직 사회 초년생이기 때문이다.

‘히카르도 페르난데스.’

유니티 중앙대학 입자물리학과 교수. 32년 뒤에는 55세의 나이로 하이퍼드라이브 시스템을 발견하게 된다. 그 전까지는 웜홀 연구에만 집중하느라 다들 하이퍼레인이라는 개념을 떠올리지도 못하고 있을 동안 변변한 연구비 지원도 받지 못하면서, 거의 혼자 힘으로 하이퍼레인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고 첫 시제품을 혼자 힘으로 만들어내기까지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와, 처음 보고받을 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나보다 7살이나 많잖아?’

소름이 끼쳤다. 지금쯤이면…… 나이로 따져 보면 대학원생으로 한창 구르고 있을 타이밍이다. 32년 뒤에도 외모에 신경이라고는 조금도 안 쓰는,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분위기의 소유자였는데, 대학원생인 지금은 오죽할까.

25살 대학원생의 몰골을 상상하며 몸을 부르르 떨고 있으니 저 앞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안녕하십니까! 뷰클레어 생도.”

어리버리하게 내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은 나보다 2년 선배인 후아나 페르난데스 생도였다. 3학년 대표생도 씩이나 하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나를 대하는 태도는 언제나 비굴하다고 해야 할 정도로 어색한 사람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몇 번이고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페르난데스 선배님, 말씀 편하게 하십시오.”

“그, 하지만 대원수님의 따님이시고…….”

그녀는 쭈뼛거리며 말을 제대로 이어나가질 못했다. 그저께까지도, 아니, 아버지의 대원수 취임이 정해지기 전까지도 내게는 말도 제대로 못 붙이던 그녀였다. 이젠 정말로 공주님이 돼 버렸는데 대하는 태도가 더 소극적으로 변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아.”

하지만 이해가 가는 것과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건 별개였다. 나는 조그맣게 한숨을 쉬고 후아나 선배에게 말했다.

“선배.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는 대원수 각하의 딸이에요. 하지만 공적으로는 인류연방 사관학교의 1학년 생도일 뿐이고, 후아나 선배, 선배는 나보다 2년이나 선배인 데다가, 3학년 대표 생도이기까지 하잖아요?”

“그, 그렇습니다…….”

“당당하게 행동하세요. 저는 선배의 하급자에요. 하급자를 제대로 지도하는 상급자의 모습을 보이세요. 공적인 자리에서는 공적인 관계를 우선해 주세요.”

전 인류(몇 번이고 말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전 인류는 유니티의 천만 인구를 말한다)를 지배하는 독재자의 외동딸이 할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겨우 1학년한테 굽신거리는 3학년 대표생도의 모습이 얼빠져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럼, 저는 먼저 가 보겠습니다, 페르난데스 선배- 아!”

후아나 페르난데스는 분명히 유능하고 지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윗사람의 눈치를 지나치게 살피는 사람이기도 했다. 심지어는 공식적으로는 아랫사람인 상대에게마저도.

그래서 미래에는 별 활약을 못하고 묻혀버리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생도 시절 안 좋은 인상을 받은 내가 중책에 쓰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래서 지금 당장 만나 놓고도 그녀의 성이 페르난데스라는 걸 까먹고 있었다. 혹시 이 사람이 히카르도 페르난데스 교수……. 미래에 교수가 될 그와 가족관계인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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