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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어둠의 작가 팁] ㅡ 파쿠리 편.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0.65) 2023.11.14 04:52:42
조회 4490 추천 105 댓글 12

재미로만 보라, 욕망에 솔직한 1인이여.

초보 작가의 큰 문제 중 하나는 한 편을 쓰는 데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공장장이 될 수 없는가.

글을 끊어 쓰기 때문이다.

아침에 1000자.
밥 먹고 뭐 하다가 다시 오후에 1000자.
글이 막히고 답답하니 롤 좀 한 판 돌리다 보면 어라 벌써 새벽 1시.
야밤에 다시 1000자.

이런 식으로 띄엄띄엄 써서는 흥이 다 깨져버리기에 작가 스스로 의욕이 짜게 식는다.
계속 이어 쓸 때마다 같은 글만 보자니 23번째 회귀를 하는 것 같아 초안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몰입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필지휘로 한 편을 쓰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 않은가?

검토도 쉽고 스토리를 수정하기도 좋다.
다 쓰고 나서 텀을 두고 전체적인 면을 한 번에 스캔하는 게 보다 정제된 완성도를 더한다.

여기까진 대다수가 공감할 것이다.

다만 우리가 끊어 쓰고 싶어서 여태 그런 게 아니지 않은가.

글이 막히는데 어쩌라고.
어차피 지금은 안 나오니까 쉬고 와서 다시 해야지.

그렇다.
왜 끊어 쓰게 됐고, 왜 막히는가. 그 본질적 문제를 탐구해야 한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스토리적인 막힘과 필력적인 막힘이다.
참으로 뻔한 소리다.

다행히 둘을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은 존재한다.

어떤 위대한 방책이길래 일타쌍피로 군대 화장실 대변기처럼 막힌 글을 타파할 수 있단 말인가?

해답은 바로...



파쿠리다.



먼저 우리는 베껴도 되는 것과 그러지 말아야 할 것을 치밀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대놓고 베끼는 건 범죄 행위이기에, 여기선 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글을 한 방에 쉽게 쓸 수 있도록 돕는 효과적인 파쿠리 방식을 제시하겠다.

그리고 명심하라.
고도로 발달한 파쿠리는 창작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1. 가장 근원적인 파쿠리 - 스토리가 막힐 시

거의 대부분 사람이 즐겁게 읽었을 해리포터 시리즈.
이것을 예시로 들겠다.

가령, 여기서 파쿠리라 생각하면 우리는 이러한 걸 떠올린다.

아카데미물에서 등장하는 말하는 모자.

누가 봐도 명백한 파쿠리다.
이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여 우리가 스토리를 쉽게 쓰기 위해선 다른 방식으로 파쿠리를 쳐야 한다.

말하는 모자의 본질 요소는 무엇인가?

정답은 없다.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근원적인 요소로 바꾸어야 한다. 마치 물질을 쪼개고 쪼개다 보면 원소가 나오는 것처럼.

예로, 말하는 모자는 '아카데미물에서 등장인물의 소속을 부여해 주는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조금 더 세밀한 본질은 '등장인물의 의지에 따라 소통도 해서 소속을 부여해 주는 장치'다.

이제 이 근원을 파쿠리 친다.

꼭 말할 필요가 없고, 모자일 이유도 없다.

예를 들어 추상적인 공간의 형태로 바꾼다면, 학생의 의지나 자격을 심사해서 특정 문이 열리게 하는 시험 장소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더 많이 비틀 수도 있다.

이쯤 되면 말하는 모자를 파쿠리 쳤으나 그 원형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요즘 득세하는 일진물 웹툰을 보라.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주인공 ㅡ 기연 ㅡ 싸움 ㅡ 이김 ㅡ 더 센 적 나옴 ㅡ 무슨무슨 크루'로 대다수 동일하다.

하지만 그 모든 웹툰이 서로를 향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파쿠리를 쳤다고 말할 수 있는가?

근원적 스토리 라인은 같을지언정 그 위에 덧씌우는 여러 부가 요소가 달라진다면 다른 작품이 된다.

재밌는 소설을 찾았다면 본질적인 부분을 나노 단위로 해체해 파쿠리 하라.

그렇다면 케이크를 먹 듯 간편하게 스토리의 영감을 추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단, 파쿠리에는 넘어선 안 되는 미묘한 선이 있으므로 과연 정말 근원적 부분이 맞는지를 신중히 검토하라.

ex) 어벤져스를 보고
- 마법사가 포탈을 열어 동료를 모집 (X)
- 위기 상황에서 과거 스토리에 나왔던 등장인물이 도우러 총출동 (O)

가장 보통적인 본질이 나올 때까지 뼈를 발라내라.



2. 문장 흐름 파쿠리 - 필력 때문에 막힐 시

아무리 플롯을 잘 짜놔도 글 자체가 안 읽혀서 답답한 경우가 있다.

이때는 묘하게 문장들이 활자 뭉치로 느껴질 것인데, 각 문장 사이 유기적인 연결이 사라져서 그렇다.

마치 화학에서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것처럼, 글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프렉탈처럼 가는 편이 매끄럽게 읽힌다.

필력이란 건 사람마다 정의가 모호하지만 작가인 자신이 봤을 때 이상하게 어색한 부분이나 활자 덩이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곳의 문장을 손 보아 매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어휘나 문장력이 나쁘다기보단 글의 유기적인 물결이 비틀린 문제다.

다른 소설을 보면서 문장 사이가 어떻게 이어지는가, 어떤 느낌적인 느낌으로 구성되었는가를 살펴라.

주의해야 할 점은 활자를 그대로 베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보다 보면 글이 어떻게 하나가 되어 매끄럽게 읽히는지, 그 직감적이고 복합적인 특징이 발견될 것이다.

그 부분을 채용해 파쿠리하라.
복잡 미묘한 감각을 가져와 쓰는 것이다.

이는 실로 동물적인 영역이라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을 터.

허나 자신의 문장이 뭔가 이상하고 어색해서 안 읽힐 때, 이 방법을 한 번 사용해 보라. 효과가 있을 것이다.

느낌을 주게 쓰는 건 재능이 아닌 복잡계의 영역이므로 파쿠리 치는 게 가능하다.

필력은 측정할 수 없다.
인간은 대개 그 글이 가진 특색의 맛, 그리고 매끄럽게 잘 읽힌다는 느낌만을 흡수하는 것이다.

글을 쭉 읽었을 때 텍스트가 아니라 장면과 기분이 기억나면 성공이다.



3. 클리셰 활용 / 4. 주인공에 빙의까지 작성하려 했으나 대부분 명칭만 들어도 유추할 수 있을 것 같은 관계로 글을 마친다.

우리가 떠올리는 모든 새로운 아이디어는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진정 참신한 전개는 클리셰가 복합적으로 융합해 큰 틀로 보았을 때 참신하게 느껴지면 참신한 전개인 것이다.

우리는 AI가 그림 20만 장을 파쿠리 쳐서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눈엔 정말 그것이 창작처럼 보인다.

하여, 글이 막힐 시.

고도로 발달한 파쿠리는 창작과 구별할 수 없다는 점을 항상 상기하라.
우리는 선대의 비급을 참고해 자신만의 무공을 창안할 수 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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