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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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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준

2021.06.09 03:19:44

조회 40 추천 0 댓글 0

시월이를 보내면서.. 나는 이별에 노무 취약한 사람인걸 알았다.. 앞으로 두번다시 못볼거라는거.. 그리고 영영 자아가 사라져서 그 어떤 형태라도 그 존재를 대신할 수는 없을거라는것이 나에게 너무 큰 슬품으로 다가온다..

사람들은 나에게 시월이는 강아지별로가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것이라고 말을 한다. 그치만 나는 안다.. 그딴것은 없고.. 진짜 만약에 걔가 누굴 기다려도 나를 기다리지는 않을거라는걸...

나는 요즘 내가 사람으로 느껴지질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못하는 인간 비슷한 무엇인가같다. 그냥 죽을 날만 기다리는 짐승같다. 그리고 또 내 주위의 사람들이 먼저 떠나갈까봐 걱정이 된다. 내 마음의 짐을 덜기전에 그들이 떠나간다면 나는 어떻게될까?

그리고 나에게 의미있는건 이 세상뿐인데 이 세상에서 의미있는건 나보다 먼저 떠나갈거라는게 너무 커다란 슬픔으로 다가온다. 차라리 내가 사후세계를 믿는 좆병신이라면 너무좋을것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걸까?

그 빛나던 눈과 부드럽던 피부는 부패하고 차근차근 뼈에 달라붙어 지독하게 썩어갈것을 알기때문에 지금 너무 괴롭다. 마치 비디오처럼 온몸의 털에 돋아있던 부드러운촉각과 정수리의 고소한 냄새를 같이 기록할수있었다면 조금 덜 괴로웠을까?

나는 요즘 허공을 안고 허공을 쓰다듬는 버릇이 생겼다. 시월이를 잊고싶지않아서 그렇다. 아직 내 기억에 조그맣던 시월이의 부피감과 촉각이 남아있지만 그게 얼마나 기억되고 얼마나 왜곡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내 기분에는 그냥 온 우주를 시월이와 함께 순장해버리고싶다. 시월이가 없는데 세상 모든것들이 존재해서 뭐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다 죽여버리고싶고 모든게 사라졌으면좋겠다. 난 앞으로 뭘 사랑하며 살 수 있을까? 세상에서 딱 하나 지키고싶던게 사라진 기분이다. 너무 황망하다. 그냥 요즘 내 기분은 그런데 왜 모두들 소중한걸 잃어버려놓고 멀쩡히 살아가는지 이해가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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