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산기타가 욕 먹는 이유.

ㅇㅇ · 2024.02.28 11:37:17

# 국산 중저가 기타는 동남아에서 제작하는데 제대로 최소한의 품질관리를 안 해서 품질 문제가 빈번하다.

- 목재를 단가만 맞추다 보니 너무 건조 덜 된 걸 써서 유저가 스탠드에 세워놨는데 어느 날 넥 너트 뒷부분이 나뭇결 따라서 자연 분리되는 기적을 보여주는 "ㄱ" 브랜드

- 똠얌꿍이 저녁 뭐 먹을지 고민하면서 측판을 대충 갈다 보니 한쪽 부분이 빛이 투과될 정도로 얇아진 개체도 품질 테스트 통과해서 판매된 "C" 브랜드

- 브릿지 그 얼마 하지도 않는 작은 쪼가리 목재를 싸구려를 써서 장력에 의해 새들 앞 부분 나무가 쪼개져나간 "C" 브랜드. 이건 대게 관리 탓이 아니다. 관리탓이었으면 로즈우드 브릿지보다 바디 크랙이 먼저 났다.

# 바이럴

- 기타 생산에 비용을 투자하고 잘 만들면 당연히 바이럴에 돈 쓰고 지랄할 필요가 없다 (2010년 즈음부터 아무런 홍보도 런칭도 바이럴도 안 한 푸르크는 오직 가격 대비 품질만으로 인기가 많아져 지금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몇 브랜드들은 안타깝게도 돈을 불필요하게 바이럴에 소비한다. 내가 광고가 아닌 바이럴이라고 칭하는 데엔 이유가 있는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본인들 기타를 리뷰하고 연주자 불러서 사운드 샘플을 업로드하는데 진짜 심하다 싶을 정도로 온갖 음향 보정을 다 넣어서 만들더라. 이러면 적지 않은 소비자는 온라인 매체로 비교할 때 진짜 그런 소리가 나는 줄 알고 그 브랜드를 선택할 텐데 이건 명백한 기망행위로 사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해외 어느 브랜드도 이렇게 안 한다. 국내 브랜드들은 스스로 얼굴에 침 뱉는 잘못된 행태를 반성하고 근절해야 한다.

# 기타 제작에 대한 이해 부족

통기타의 상판은 스프러스의 품질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게 피니시다. (이건 천만 원이 넘는 하이엔드에도 해당되는 부분인데, 피니시를 어떤 소재로 어떤 두께로 입혔냐에 따라서 5만 원짜리 스프러스와 80년 건조한 옵션가 200만 원짜리 스프러스와 차이가 역전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국산 브랜드들은 단가 때문에 저렴한 스프러스를 원자재로 사용하고 동남아 노동자가 대충 피니시 입히고 할 텐데, 전자는 물론 원자재 가격이 2할 이하인 어쿠스틱 기타에서 어쩔 수 없겠지만 후자는 좀 더 피니시를 얇게 하는 건 노력으로 상당한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거라서 얼마 하지도 않는 동남아 인건비를 좀 더 지출해서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 뭔가 있어 보이는 요소만 내세우는 문화

국내에서 주를 이루는 중저가 브랜드들을 보면 공통점이 또 있다.

기본도 못 하는 주제에 상품 설명엔 뭔가 신기술을 집약한 듯이 내세운다.

-상판과 후판 사이에 기둥을 세우는 간단한 막대기를 세워서 뭔 대단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하거나

-케빈라이언을 모방하여 브레이싱 중앙에 구멍을 뚫었다거나(브레이싱의 질량을 줄인다는 효과는 있다고 주장하겠지만 해놓은거 보면 그냥 무식하게 크게만들고 중앙을 구멍 뚫을 필요 없이 애초 그 질량만큼 얇게 깎으면 평범한 브레이싱 일 거다. 겉멋이라는 거지.)

-헤드 뒤에 철판 붙이고 대단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통기타에서 상판과 후판을 제외한 넥과 측판에 무게를 더하면 소리의 기조를 바꿀 순 있지만 해당 브랜드는 크게 의미 없는 얇디얇은 철판이라서 사실상 헤드머신 노브를 좀 큰걸 달거나 넥힐과 볼루트를 좀 더 두껍게 튼튼하게 만들거나 측판 브레이싱을 더 튼튼하게 붙여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그것보다 못하다.)

# 명확하지 않은 상품정보 표기

소비자들이 기타를 판단할 땐 상판과 측후판이 합판인지 원목인지부터 본다는 건 그 누구라도 알 것이다. 그런데 왜 표기를 초보자가 알아보기 어렵게 좆같이 하냐? 걍 합판이면 합판이라고 표기를 하면 될것을 상판은 Solid Sitka Spruce라고 잘 써놓고 측후판은 Indian Rosewood 이렇게 써놓냐? 그냥 합판이라고 안 적어놓고선 소비자가 사주길 바라는 지독한 놈들이다. 해외 브랜드는 적어도 레이어드나 라미네이트라고 항상 수식어를 명확히 표기한다.

# 목재 수종 내세우기

유독 우리나라에서 어쩌다가 이렇게 목재 만능론 인식이 자리 잡은 걸까. 난 몇 브랜드들의 욕심에서 비롯된 영향이 크다고 본다.

과학적으로 목재는 수종마다 따른 고유한 소리가 있는 게 '절대'아니다. 목재는 각 기타에 쓰인 개체의 물성(질량•탄성•밀도•경도•함수 분량 등등)을 따른다. 그리고 목재는 각 개체마다 물성이 매우 크게 차이 난다. 얼마나 차이 날까? 해당 목재의 자생지역마다, 자생지 내에서도 지대에 따라서도 계곡에 인접한 정도, 일조량이 따라서도 나무마다, 하나의 나무에서도 밑부분과 윗부분, 그리고 재단하면서 각 조각끼리도, 건조 환경과 건조 연수에 따라서도 편차는 아주 심하다. 이 차이는 각 수종의 물성이 다른 수종의 영역까지도 흔하게 넘어 다닐 정도다.

이러니 "~스프러스"라서 역시 A 같은 소리가 납니다. 같은 판매 문구는 사실 객관적이지 못한 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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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목재 환상"을 가지고 장사하는 국내 브랜드들, 특히 커스텀을 많이 하는 브랜드에서는 이게 주 무기인데, 개인적으로 여러 대 쳐보고 1대 소유도 해보고 얘기하는 거지만 솔직히 설계가 구려서 그게 그거인 소리가 난다. 상판과 브레이싱이 무식하게 굵고 피니시는 딱 봐도 두툼해서 어차피 탄현 해도 다른 잘 만든 브랜드 대비 울림이 아주 적어서 별 차이도 없다. Cites 없는 브라질리언으로 재미 좀 보던데 브라질리언 쳐봐도 인디언이랑 만든 거랑 블라인드 테스트로 구분이 불가했다. 기본도 안되는 브랜드가 브라질리언이 무슨 의미가 있냐.. 에휴

국산 브랜드들은 유명 외산 브랜드들 따라 하는 데에 급급하며 과장광고하지 말고 품질관리 같은 본질에 집중했으면 한다.

악기가 소리가 좋아야 찾지 근본도 없으면서 뭘 그리 광고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예시로 호주의 메이튼이나 콜클락은 같은 중저가라도 본인들만의 새로운 개성으로 해석한 본인들만의 기타를 생산하고 브라질리언 같은 개지랄 떨지 않고 자국에서 나는 못생긴 목재들로 잘만 만든다. 그러니 전 세계 뮤지션들에게 선택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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