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요약 있음

사실, 전작 '하프 지니 히어로'는 잊혀져가던 시리즈에 호흡기를 달아줬다는 점 때문에 팬들 정도나 고평가했지

일단 시리즈에서 유일하게 메트로바니아가 아닌 스테이지 식 구성
쓸데없이 많은 변신 등 잘 다듬어지지 않은 시스템,
사실상 없다시피 한 스토리,
짧은 볼륨 등

객관적으로 보면 영 미묘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사후 지원도 그닥 좋은 편은 아니었다.

가격은 비싸면서 볼륨은 또 창렬한 DLC를 내놨고
본편 + DLC를 전부 산 가격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얼티밋 에디션을 내놓으면서
그걸 또 꾸역꾸역 산 흑우새끼들의 통수를 쳐서 대가리를 깼거든.

그리고 대략 3~4년만에 후속작이 나왔다.
애플 아케이드를 제외한 다른 플랫폼들은 3달쯤 더 기다려야 하긴 했지만 어쨌건간에.

그래서 이번 신작이 어땠냐면...



먼저 좋았던 점

1. 새로운 시도

전작의 시스템은 처참했다.
전전작인 '해적의 저주'에서 훌륭한 개선점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싹 날려먹었는데,

12개나 되는데다 태반은 쓸데없는 변신에, 그 변신을 하려면 춤 버튼을 누르고 몇 초 동안 기다리고,
퍼즐 요소가 나올 때마다 저 지랄을 해야 해서 템포를 존나게 끊어먹었음.
당연히 이걸 전투에 쓴다던가 하는 건 꿈도 못 꿨다.

다행히 제작진들도 이 점을 알고는 있었던 모양인지,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이동에 관련된 변신은 버튼 하나를 누르면 선딜 없이 즉시 발동 가능

춤 버튼을 누르는 변신은 춤 버튼 + 상/하/좌/우 키로 딱 네 개만

벽 타기, 대시, 수영, 내려찍기, 이단 점프 등 게임의 템포에 영향을 줄 만한 변신은
할당된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즉시 발동되도록 캐릭터 모션에 끼워넣고

춤 버튼을 눌러서 하는 변신은 꼭 필요하다 싶은 것 네 개만 남기고
가끔가다 나오는 퍼즐 요소, 혹은 적들이 많이 나올때 지르는 광역기로 써먹는 용도로 바꿔놓았다.

덕분에 게임의 템포도 '해적의 저주'처럼 매우 빨라졌고

특정 춤을 쓰면 보스의 약점을 알려주거나 특정한 적들을 즉사시키는 등 일종의 상성적인 요소도 넣어서
게임 초반부터 후반까지 버릴 능력이 없이 쓰이게 만듬

그 외에 새로 생긴 시스템이라면 몬스터 카드 시스템인데
이건 딱 액티브 없는 악마성 효월, 창월의 소울 시스템이라고 보면 됨.

이 게임의 태생적인 밸런스 책정 때문에 효율적이라고는 못 하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쓸모 없는 수준은 아니고
거의 예능이라서 그렇지 최소한 특정 스킬을 중심으로 운용할 정도의 조합을 짜는 건 가능함.

다만 특정 상황에서 이동 속도를 두 배로 늘려주는 몇몇 카드들은 스피드런에서는 사실상 필수.

다행히도 카드 수집이 게임 전체의 진행도에 영향을 주지는 않아서
스피드런을 할 때는 이건 필요하겠다 싶은 것만 얻고 다 쌩까는 것도 가능함

액티브 스킬이 없어서 그렇지 100%를 채우려고 노가다를 해야 한다던가 하는 게 딱 이거

하여간 제작진은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를 했고, 꽤 성공적이었다고 봄

2. 보는 재미

남녀 성비가 나름대로 있었던 전작들과 달리 보스들은 거의 다 이상성욕이 팍팍 느껴지는 ~박이 계열 미소녀 캐릭터들임

당장 게임을 켜면 영어임에도 씹덕스러운 갬성이 팍팍 느껴지는 주제가와 함께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나오고
보스전 직전에는 짧은 애니메이션 컷신도 나옴

아마 씹덕 폰겜에서 라이브 2D니 뭐니 하면서 세일즈 포인트인 일러스트를 움직이게 만드는 맥락과 비슷하다고 생각함.

예산이라던가 제작 기간이 빠듯했는지 후반부로 갈수록 퀄리티가 힘이 빠지는 게 눈에 보이긴 한다만 생각보다 괜찮은 수준.

전반적으로 캐주얼하면서 씹덕 부타새끼들한테 어필하는 디자인임
바뀐 그림체가 호불호가 갈리는 거 같긴 한데 난 극호

분명 영어권 노래인데도 씹덕 특유의 감성이 팍팍 느껴지는 오프닝

식물...전기뱀장어...가재...가능충...갸아악 구와아악

3. 스토리

일단 4작품동안 계속 보고 또 보고 우려먹은 똑같은 배경에서 아예 새로운 장소로 무대를 옮기는 걸 시작으로
기존 캐릭터랑 신규 캐릭터들 비중도 적당적당히 챙기고
이 시리즈 해 본 놈들한테는 예상이 가긴 하겠지만 나름대로 복선이나 반전도 두세번쯤 넣어서 틀어주고
세계관을 확장하려는 시도라던가
시리즈 특유의 유머처럼 갖출 건 나름대로 다 갖춤

팬임에도 불구하고 뭐 존나 훌륭하니 매스터피쓰니 하는 수준이라고는 절대 말 못하겠지만
걍... 무난하게 괜찮은 수준의 스토리였다고 생각함

잊을만하면 나와서 틈틈히 복선도 뿌려주고 개연성도 챙겨주는 리스키

나 이거 파워퍼프걸에서 봤던 것 같아

아쉬웠던 점

1. 난이도

이쯤되면 시리즈의 정체성

이 시리즈의 난이도 상승곡선은 참으로 기괴하기 짝이 없는데

회복템을 퍼주고, 틈만 나면 세이브 포인트를 배치하는 등
애들을 타겟으로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쉽다가,

마지막 챕터에 들어서면 난이도가 미친듯이 떡상한다.
특히 지금까지 얻은 모든 능력들을 죄다 사용하는 악랄한 플랫포머 구간은 이 시리즈의 전통이라고 봐도 좋을 정도임.

이런 난이도 책정은 본작에서도 여전한데

특정한 능력을 써서 패턴을 파훼하는 등 파훼법만 알면 아무것도 못 하고 맞다가 죽기만 하는 보스들만 나오다가
그동안 쟁여놓은 회복템들을 죄다 꼬라박게 만드는 흉악한 난이도의 최종보스가 나오는 걸 보면

다섯 번째 작품인데도 여전한 걸 보면 제작진들은 이런 난이도를 고칠 생각이 딱히 없는 모양이다.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쉬움.

도전과제 때문에 체력 업그레이드를 안 하고 게임을 깨는 일종의 제약 플레이를 했는데도
딱 한번 죽었으니 말 다 했지.

과장이 아니라 파훼법만 알면 정말 아무것도 못 하고 죽는 보스


2. 로딩

아이폰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할 때 영 안 좋게 했는지 최적화가 영 안 좋다 싶은 게 좀 있는데
그걸 가장 크게 체감하는 순간은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순간의 로딩이라고 볼 수 있겠다.

내 컴퓨터를 기준으로 재봤더니 로딩 시간은 평균적으로 6~10초 정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일단 흐름을 깎아먹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봄.

사실 이것만으로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문제는 이 게임의 장르가 메트로바니아라는 데 있다

이 구역에 이거 찾으러 가고 저 구역에 놓친 게 있고 하는 식으로 오고가고
가끔 실수로 다른 지역에 들어가거나 하면 다시 돌아가는 데에 또 저 정도의 로딩이 걸리고

하다보면 시간을 상상 이상으로 많이 잡아먹게 되어서 생각보다 매우 거슬림.


3, 수집요소

다른 춤은 뚜렷한 힌트라도 있지 일단 무작정 지르면 지형에 파묻힌 게 튀어나오는 네 번째 춤은 좀...
보통 메트로바니아에서 '숨겨진 아이템'이라 하면

플레이어에게 장애물 너머에 떡하니 놓여져 있는 아이템을 보여주고,
몇 번 얻으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한 플레이어가
'나중에 이 업그레이드를 찾으면 다시 와야겠다'고 깨닫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함.

근데 이 게임의 '숨겨진 아이템'의 태반은 말 그대로 그냥 숨겨져 있다.

보이지도 않고 상호작용도 못 하다가
특정 지역에서 특정 춤을 사용하면 그제서야 숨겨진 아이템이 나타나면서 얻을 수 있게 되는 구조임.

이러니 공략을 보지 않고 100%를 채우고 싶다면
맵 한칸한칸을 이동하면서 네 종류의 춤을 다 써보고, MP가 오링나면 회복하느라 또 시간이 들고...
개빡셀 수 밖에 없음.

이걸 공략 없이 다 찾는 게 가능하긴 할까

4. 볼륨 & 가성비

메트로바니아 게임의 플레이 시간은 평균적으로 10시간 초중반 정도라고 생각한다.
'할로우 나이트' 같은 정말 예외적인 케이스가 있기야 하지만 어찌되었건 저 정도의 분량을 벗어나진 못한다.

장르에 저런 태생적인 한계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가격 책정 자체도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스팀에 올라온 메트로바니아 장르 게임들을 보면 가격대가 1~2만원대임.

이 게임의 엔딩을 봤을 때 허무할 정도로 짧다던가 늘어질 정도로 쓸데없이 길다거나 하는 느낌보단
딱 적당할 떄 끝났다 싶었지만 (100%를 채우려고 노가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길 찾느라 삽질 좀 하면서 모든 수집요소 100%를 채우는 데에 13시간 정도가 찍혔으니
사전 정보 없이 그냥 일직선으로 엔딩까지 달리는 사람들은 대략 8~9시간쯤 걸릴거고
제작사에서 정해놓은 스피드런 도전과제를 따는 시간이 3시간 정도니
실제로는 더 짧아질 수도 있음.

31,000원은 좀 비싼 감이 있다고 생각함

좆같았던 점

번역, 번역, 개 씨발창난 번역

장담컨대 구글 번역기를 돌려도 저거보단 더 나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저런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상상을 초월하는 언어파괴가 나온 거 보면
제작진들은 단순히 번역기를 돌린 게 아니라 다키스트 던전마냥 좆같은 조선족 업체에다가 맡기거나 한 게 분명하다

사실 위에 장점이고 단점을 적어봐야 뭔 의미가 있겠는가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으면서 기분은 좆같게 만드는 번역 때문에 그걸 다 깎아먹는데

누가 더 나은 유저 한패를 만들기 전엔 사실상 영어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셈

시이발 리버시티 걸즈 번역은 괜찮게 했었잖아 웨이포워드 이 시이발련들아


총평

갓-겜
그래서 요약하자면,
단점을 이것저것 써놓긴 했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은 단점은

개 좆 씨발창같은 한글번역이랑
3만원대에 걸쳐있는 가격때문에 애매한 가성비 정도지

게임 자체는 만족스러운 후속작이었음
낮게 쳐줘도 '해적의 저주'급은 된다고 생각함

자기가 팬이다 싶으면 질러서 후회는 안 할 거 같고
아니면 한 30% 세일해서 2만원 초반대로 떨어질 때까지 존버하셈

어차피 이 게임 하는 새끼들은

이상성욕 가진 씹덕새끼들이거나
태보밈 때문에 관심 생긴 잼민이나 인방충들이거나
태보밈 때문에 유명해지기 전부터 한 힙스터 새끼들이겠지만

3줄요약

1. 재밌음. 낮게 쳐줘도 '해적의 저주' 급임

2. 쵸큼 비쌈. 대가리 안 깨졌으면 2만원 초반대 존버하셈

3. 번역 개 시1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