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이거 말하려고 어그로 끌었다.... 스토커 2 출시 수준 ㄹㅇ 실화냐?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면 스토커2는 솔직히 이번 엑박 발표에서 나올 줄 몰랐음

개발사인 GSC가 경영난 때문에 한 번 해산했다가 2014년에 다시 재결합해서 스토커2를 만들기 시작할 정도로 환경이 안 좋았거든

그 뒤로도 찔끔찔금 아트 설정샷이나 올리고 잠적하는 등 분위기 되게 안좋았는데 결국 나오긴 나오더라

개인적으로 특유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 푹 빠졌던 게임이라 어떤 게임인지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함

1. 스토커 시리즈의 배경은?

소련 체르노빌 사태 때문에 러시아 배경으로 아는 사람도 많은데 정확하게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발전소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임

그래서 간혹 포럼에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걸 러시아 게임으로 혼동한다고 싫어하는 경우가 가끔 있음

체르노빌 발전소 사태 이후로 사고 지역과 그 주변부들은 온갖 이상현상과 돌연변이가 넘쳐나는 곳이 되었는데, 이 범위를 ZONE 이라고 부름

지도에서 보이는 이 범위가 바로 게임에서 ZONE에 해당하는 지역임

스토커 게임 자체는 아포칼립스같은 분위기지만 의외로 ZONE 내부가 막장일 뿐이지 그 외에는 정상적인 세계임. 그래서 ZONE 외부에서 한탕 노리고 온 사람들, 강도 등 범죄자들, 용병들, 심지어 서방 관광객들도 온다는 묘사가 있음

다만 관광객들은 며칠 뒤 뇌가 녹아내린 좀비로 주변을 배회하는 걸 스토커들이 목격했다고 함

지도에서 최남단인 cordon은 rpg로 치면 초심자의 마을 같은 곳이고 여기서 퀘스트를 받아가며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는 구성으로 되어있음

zone의 중심부는 당연히 체르노빌 발전소와 그 주변으로 체르노빌 발전소는 숙련자들도 혼자서 다가가지 못하는 구역임

보통 프리피야트와 체르노빌같은 극후반부는 다른 세력이나 동료의 도움을 받아 진입하는 경우가 많음

시리즈마다 주인공은 다르지만 모든 주인공들의 공통 목적은 체르노빌, 혹은 체르노빌 최접근 구역인 프리피야트를 통해 ZONE의 비밀을 밝혀내는 것임

2. 스토커 시리즈의 팩션

앞서 말했듯이 ZONE은 굉장히 다양한 세력들이 유입되는 공간임. 그 이유는 저마다 다른데

이들이 갈리는 가장 큰 기준은 바로 'ZONE을 어떻게 할 것이냐'임

듀티는 전직 군인들로 구성된 세력인데 이들은 존이 지나치게 위험한 공간이라 여겨 파괴를 목적으로 함

프리덤은 반대로 존에서 나오는 과학적 성과등을 모두에게 널리 전파해야 한다는 입장임

그래서 듀티와 프리덤은 라이벌 관계이며 게임상에서 한 팩션을 선택하면 다른 팩션에게 피해를 주거나 적대해야 하는 특징이 있음

군인들은 듀티랑 입장은 비슷하지만 이쪽은 군대가 존의 성과물을 독차지하려는 입장임. 그래서 스토커들 같은 다른 팩션과 적대관계

초반부엔 플레이어가 탄약 부족할 때 기지 털러 가는 호구들이지만 체르노빌 주변에서는 무장헬기와 장갑차를 들고 오기 때문에 요주의 세력 중 하나임

벤디트들은 외부의 범죄자들이 존에 유입되어 스토커들을 털어먹으려는 세력임.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어와도 적대입장을 많이 띔

벤디트 관련 퀘스트를 하다 보면 벤디트들이 총부리를 들이밀고 플레이어를 삥뜯으려는 퀘스트가 하나쯤은 꼭 있음

클리어 스카이와, 과학자들 팩션은 존의 다양한 현상과 부산물들을 이용하고 연구하는 입장임

차이가 있다면 과학자들은 국비로 용병을 고용해서 대신 조사하게 한다면 클리어 스카이는 전투요원들이 좀 더 몸으로 뛰는 집단임

다만 클리어 스카이는 2편에서 이상현상 폭풍을 정통으로 맞아 전멸했기 때문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

용병들은 스토커 시리즈에서 비밀스러운 집단으로 얘네는 존의 패권이 아니라 외부에서 누군가의 의뢰를 받고 존에 들어온 부대임

그래서 플레이어가 메인퀘스트에서 존에 대한 중요 정보에 접근하면 나타나 공격하는 경우가 많음

이들의 목적과 의뢰주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음

스토커 팩션은 스토커 시리즈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팩션임

스토커들은 기본적으로 개인주의지만 ZONE이 워낙 험한 곳이고 털어먹으려는 사람이 많기에 명목상 스토커 팩션이라는 집단에 소속되어 있음

플레이어는 한 사람의 스토커로서 이들을 공격하거나, 퀘스트를 받거나, 도움을 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할 수 있음

다만 팍팍하기 그지 없는 곳에서 살다 보니 스토커가 같은 스토커를 통수치는 일도 흔함

모노리스는 존에서 가장 이질적인 집단임

이들은 특정 목적이 있다기보단, 존의 중심부 '체르노빌 발전소' 주변에 접근하는 자들을 '불경한 자'로 간주해서 공격하는 종교집단임

플레이어가 최후반부, 프리피야트와 체르노빌 발전소로 진입하게 되면 주로 이들과 싸우게 됨

자기들끼리 기도시간을 갖거나 적들에게 총을 쏘면서 설교를 하는 등 광신도적 면모를 자주 보여주는 세력임

당연히 나머지 세력들은 모노리스를 엄청나게 싫어하기 때문에 포로를 잡아 정보를 얻으려고 하지만 모노리스 포로들이 잡히는 족족 자살하는 바람에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함

최후반부 적들답게 장비가 엄청나게 빵빵하기 때문에 모노리스를 상대하는 일은 상당히 까다로움

3. 살만한가?

스토커 시리즈의 환경은 혼돈 그 자체임. ZONE이라는 공간은 방사능 폭발 이후로 다양한 이상현상(부식, 화염, 전기, 중력)이 발생하는 곳이기 때문에

특정 위험지역은 아예 돈을 받고 안내해주는 가이드들이 많음

지상에서 살아 돌아오는 게 기적인 수준인 메트로 시리즈보다는 덜 팍팍하지만 이쪽도 사람 살 곳은 못됨

존에서 나오는 부산물들은 돈이 될만한 게 많기 때문에 일확천금을 노리고 수많은 초심자들이 찾아오지만 

대부분은 이상현상에 죽고, 팩션 싸움에 죽고, 동료 통수에 죽고, 뮤턴트들에게 죽는 등 막상 들어오고 나선 돈보다는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일하는 경우가 더 많음 

스토커 시리즈만의 특징이라면 가끔씩 에미션이라는 방사능 폭풍을 동반한 거대 이상현상이 나타나 주변 지역을 쓸어버리는데

게임상으로는 직면하면 무조건 죽는 이상현상이기 때문에 지붕이 있는 집으로 대피해야 함

이 현상이 터지면 이상현상들의 위치가 무작위로 바뀐다는 언급이 있어서 존에 적응을 더욱 어렵게 함

스토커 시리즈의 생태계는 대부분이 뮤턴트들로 구성되어있음

크게 동물형 뮤턴트와 인간형 뮤턴트 두 종류가 있는데

동물형 뮤턴트들은 주간성이라 주로 낮에 돌아다니며 플레이어들을 습격하고

인간형 뮤턴트들은 아행성이라 근처에 둥지를 틀었다가 해가 지면 나와서 공격하는 식임

뮤턴트들답게 소총으로는 잘 죽지 않아서 순간 화력을 잘 내는 샷건이 사냥용으로 더 선호됨

인간형 뮤턴트중 몇몇은 괴기한 변이를 거쳐 특수하게 변한 개체들이 있는데

이들은 정신파 간섭 초능력을 가지거나 무식하게 뒤틀리는 등 강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음

보통 특정 퀘스트 지역에서 한 두 마리씩 보스급에 해당하는 위치로 나오는 역할을 담당함

4. 어떻게 성장할까

스토커 시리즈는 fps이지만 rpg의 성장 요소도 있는 게임인데, 이 방식이 조금 독특함

이 게임에는 플레이어의 레벨이나 스킬, 혹은 본체의 스탯 상승 같은 요소가 전혀 없음

대신 게임을 진행하면서 퀘스트를 받고, 적을 처치하고 루팅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장비나 더 좋은 아티펙트(스탯 업 효과)를 장착하는 식으로 성장을 하게 됨

처음부터 강적을 잡아 무기를 루팅하거나 돈을 모으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강적들이 플레이어의 공격을 맞으면서 더 아프게 때리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

또, 잡는다고 해도 원하는 무기는 떨구지 않는 경우도 있음

제일 무난한 것은 팩션 상인들에게 사는 건데 해당 팩션의 상인이 일정 이상 우호도가 오르지 않으면 물건을 팔지 않는 경우가 있음

팩션마다 판매하는 물품이 다르고 전용업그레이드가 따로 있기 때문에 원하는 장비에 해당하는 팩션을 지지하는 것도 고려를 해야 함

이처럼 스토커 시리즈에는 레벨링 요소는 없지만 플레이어가 개척하려는 지역과 받는 퀘스트, 지지하는 팩션 등에 의해 다양한 방향으로 성장할 여지가 있음

디비전처럼 레벨 대비 체력이 존재하는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원한다면 본인이 기본장비를 들고 메인퀘만 깨면서 체르노빌로 접근해도 됨

적들이 떡장갑이라 쉽지는 않겠지만

여러가지를 소개해봤지만, 스토커 시리즈는 그렇게 남에게 추천할만한 겜은 아니라고 생각함

동유럽겜 특유의 불친절함, 버그

탄약무게와 출혈, 배고픔 같은 쓸데없이 리얼한 요소

퍽퍽한 조작감과 칼같은 npc의 사격술

동유럽 모더들 특유의 마조끼가 철철 넘치는 하드코어 모드들

그럼에도 소개해보는 이유는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론 특유의 분위기 뽕에 취해서 정신없이 해본 것과,

'메트로 시리즈 비슷한 아포칼립스 게임' 같은 게임을 찾는 갤러들에게 스토커2가 나오는 시점을 빌어 전작을 한 번 소개해보고 싶었기 때문임

남에게 추천할 만한 게임은 아니지만 취향에 맞으면 갓겜인 이 겜에 스토커2와 함께 새롭게 입문하는 갤러들이 있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