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비가, 마음을 가진 인형을 적신다.
기사와 「츠바이」는 해후하고, 슬픈 운명에 직면한다.
「유용성을 보이겠다」고 큰소리치며, 덤벼드는 살인귀 「피아」.
질척거리는 비가 내리는 도시에서, 기사는 오토마타 소녀 츠바이와 재회한다.
긴 여행을 거쳐, 많은 경험을 얻은 것으로... 그녀는 이전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웃게 되었다.
설마... 기사와 재회할 수 있다니.
...기쁘네.
응, 정말로 기뻐.
저기 기사.
여러가지 것을 보고.
여러가지 일을 알며.
에헤헤...
만약 그렇다면 좋겠지만.
나, 기사의 곁에...
...
...어이쿠.
걱정하는 얼굴을 하고.
요새 계속 그러니까.
이것 참... 유감이네.
당신... 누구야!
우후후...
『당신』이 아냐.
『당신들』이야, 인형양.
나는 피아. 그리고 우리들은 『얼터너티브』.
힘에 따라 유용성을 보이는 자...
우리들은 전체로서 하나. 하나로서 전체.
자... 리암의 인형... 저승으로 인도해줄게!
...아하.
뭐야... 당신 강하네?
최악이지만... 기쁜 오산이야.
아하하... 느려 졸려 미지근해!
가라! 《빅토리아》...
...윽, 아.
안돼.
이 아이는 아직, 만들어진 의미를 완수하지 못했으니까...
헤에. 당신... 인형사?
또 재미있는 게 나왔네.
뭐, 인사는 이 정도로 충분한가.
그럼 안녕? 인형 여러분.
다음에 칼날을 맞댈 때까지...
나는 당신을 벤다. 강자를 쓰러뜨린다.
그것이 내가 태어난 의미니까 말이야.
...바이바이.
...윽.
나, 또...
기사, 미안...
그, 가가...
아까의 그녀석도...
그리고 같이 있던 녀석도...
이 이상한 인형들도... 뭐야!
거기에다... 당신도!
구해준 일엔 예를 표하겠지만... 대체, 누구야?
나는 리히트. 인형사야...
갑자기 나와서 미안해.
두고 볼 수 없었으니까.
츠바이... 였던가.
너, 이대로라면...
...기사씨, 고마워.
이건... 서서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네.
그렇네. 『정크』들도 방해지만... 무엇보다도, 그 녀석을 방치해 둘 순 없어!
그 녀석은... 피아는, 기사를 해치려하고 있어.
그런 일을 하게둘 순 없어... 절대로!
...기사씨.
나도 같이 가도 될까.
조금, 걱정 돼.
이대로라면, 츠바이는...
만들어진 의미를 완수하지 못할지도 모르니까...
뭐, 따라와도 되지만...
내 방해는 하지 말아줘.
피아...
『얼터너티브』...
그것은 적. 나의 적.
나의 마스터를 해치려 하는 놈은, 누구라도 용서 못해.
누구라도... 반드시 쓰러뜨린다!
피아. ...어디있는거야.
당신만은 용서 못해.
그 아이의 원수, 갚아줄테니까.
기사들은, 대량의 『정크』를 물리치며, 피아의 뒤를 쫓아갔다...
『정크』... 얼마나 있는거야? 방해된다니까...
하아... 그것보다도. 모처럼 기사와 만났는데,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
...여러가지로 말하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나 있잖아, 계속 여행했어. 마차에 타봤어, 바다를 건넜어!
기사의 곁에 없는 건 외로웠지만... 그래도, 매일 즐거웠어!
상냥한 사람, 재밌는 사람... 잔뜩 있었어.
있지 기사, 나 있잖아... 꽃가게씨를 도와줬어!
...처음엔 줄기를 꺾어버리거나... 꽃잎을 채쳐버리거나 했지만...
...기사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츠바이... 조심해.
알고 있어! 내가 이런 거에 발목 잡힐리... 없, 어...
...두고볼 수 없어. 기사씨, 미안. 『정크』를 부탁해도 될까?
나는 츠바이에게 응급처치를 해볼테니까.
만지거나 하지 않아. 너를 고치는 건 이 아이의 역할이야.
요정의... 인형?
<리히트>
나는 『톱니바퀴 장치의 마술사 (클락워크 마기)』.
너 같은 아이를 치료해, 그 의미를 완수하는 것이... 나의 목적이야.
<츠바이>
의미를 완수해? ...무슨 말을 하는거야. ...어쨌든 당신의 도움따위 필요없어!
...《빅토리아》! 기사와 나의 적을... 물리쳐라!
<나레이션>
기사의 일섬이, 『정크』들을 베어없앴다.
<츠바이>
역시 나의 마스터! 한꺼번에 베어버리다니!
<츠바이>
...그치만 기사. 나, 눈치챘으니까. 나에 대해서, 감싸준거지.
내가 싸우지 않도록 해준거지...
<리히트>
기사씨는... 너를 걱정해주고 있는거야.
만약, 반대의 입장이였다면... 너라도 그러지 않았을까?
기사씨가 몇번이고 의식을 잃고 있었다면... 신경쓰여 버리겠지.
<츠바이>
그건, 뭐, 확실히... 하지만 나, 정말로 괜찮다고? 전보다도 훨씬 좋아졌을터라고...?
<리히트>
...응. 그렇네. 네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정말로 맑아.
무언가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리히트>
그래도 말이야, 츠바이. 너희들 같은, 만들어진 생명은...
굉장히 치밀하고, 정밀해. 아주 작은 균열에서, 망가져버려. 그러니까...
<츠바이>
...알고 있다고. 정말 기사, 그런 걱정하는 얼굴 하지 말아줘!
괜찮아... 나는 이제, 옛날의 나하곤, 다르니까...
<리히트>
그럼... 츠바이, 기사씨. 조치를 시작해도 될까?
<츠바이>
괜찮지만...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리히트>
하지 않아. ...《찬라이트》. 너의 날개로, 생명이여 춤춰라.
<리히트>
...윽. 이건... 생각했던대로...
<츠바이>
뭐야. 어떻게 된거야? 할 거라면 빨리 해.
<리히트>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짜내라, 《찬라이트》.
<리히트>
자, 잠깐! 흐흣, 간지러워!
<리히트>
...좋아. 어때? 조금 편해졌을거라 생각하는데...
<츠바이>
확실히... 응, 그러네. 몸도, 머리도, 가벼워진 듯한 기분이 들어.
...고마워, 당신 덕분에 피아를 쓰러뜨릴 수 있을 것 같아.
...더는, 그런 보기 흉한 모습은 보이지 않아.
<리히트>
감사를 들을 정도는 아니야. ...정말로.
자, 기사씨, 츠바이. ...피아를 쫓아가도록 할까.
<나레이션>
그치지 않는 비를 맞으며, 기사들은 거리를 나아갔다.
<리히트>
기사씨. ...조금 귀를 빌려줄래.
츠바이에 대해서, 상담하고 싶은 일이 있어.
<리히트>
내가 만든, 톱니바퀴 장치의 요정... 《찬라이트》는 말이야,
인공 생명의 상태를 분석하고, 상처를 치료하는 힘을 가졌어.
...방금, 츠바이에게 조치를 취했을 때... 나는 《찬라이트》를 통해서 알았어.
<리히트>
아니, 재확인했다고 하는 게 정확할려나.
...어쨌든, 그녀는 지금,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어.
...이대로라면, 그녀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모든 감정을 잃어버리게 될거야.
<리히트>
그녀의 영혼에서, 감정이 떨어져나가고 있어.
그녀가 때때로, 의식을 잃어버리고 마는 건... 아무래도, 그 영향으로...
<츠바이>
기사, 리히트! ...누군가 와!
<???>
...오, 셋이나 있네. 그러니까, 으음...
피아 같은, 피아 같지 않은.
닮은 것 같은, 닮지 않은 것 같은...
<츠바이>
피아? ...당신, 그 여자를 알고 있어?
<???>
아하하, 물론이지. ...있잖아, 내 얼굴 본 적 있어?
<츠바이>
...기사, 당신의 지인이야? ...아니지?
<???>
본 적 없나. 그렇다면, 당신들은 피아가 아닌건가.
음ㅡ... 어떡하지.
<???>
뭐, 됐나. 덤벼 봐.
<츠바이>
...윽! 가, 갑자기 무슨 짓이야...!
당신... 적이야!?
<???>
아마 피아가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당신들 강해보이고...
피아같은 느낌도 들어. 틀렸다면 미안하지만... 조금 베어줄게.
<츠바이>
헤에... 역시 적인거네! 그렇다면, 용서하지 않아!
...《빅토리아》!
<나레이션>
《빅토리아》의 타격과 기사의 검격이, 수수께끼의 습격자에게 작렬했다...
<???>
와아, 세 명 다 제법이네! 특히 기사, 당신 굉장하네?
나의 검을 똑바로 눈으로 쫓고있어! 게다가... 검의 선이 곧아.
피아는 이런 느낌이었던가... 아니, 달랐어. 다른 기분이 들어.
<츠바이>
이 녀석... 빨라! 나의 《빅토리아》가 농락당하다니, 그런... 그런 거 인정할 수 없어!
나는 기사의 도움이 될테니까! 《빅토리아》!
<???>
좋아, 그만두자. 미안해, 역시 사람을 잘못 본 것 같아.
당신들은 피아가 아닌거네.
<츠바이>
하아!? 당신, 뭐야! 내 마스터를 해치려하더니, 사람을 잘못봤다니...
<아니에스>
나는 아니에스. 피아를 찾고 있어. 있지, 당신들의 이름은?
가르쳐 줬으면 기쁘겠네, 피아와 햇갈리지 말아야하니까.
<츠바이>
...당신처럼 위험한 녀석에게 알려줄리가 없잖아.
기사, 리히트, 가자.
<아니에스>
에~, 무정하네. 하지만, 그렇네. 갑자기 베어버릴려고 했고, 화난거네.
미안해. 그치만, 이유가 있어... 나 어떻게든 피아를 베지 않으면 안돼서.
<리히트>
...기사씨, 츠바이. 그녀도 피아를 찾고 있는 것 같아. 협력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을까.
<츠바이>
하아? 무슨 소릴...
<아니에스>
당신들도 피아를 찾고 있는거야? 그럼 말이야, 같이 찾지 않을래?
아, 딱히 피아의 목을 달라고는 안할테니까! 피아가 죽어준다면, 그걸로 좋으니까 말야.
<츠바이>
...농담. 나는 싫어. ...이 여자는 기사에게 검을 들이댔어.
신용따위 할 수 없어. 자 기사, 가자!
...정말! 뭐야, 아니에스에 관한 걸 신경쓰고 있어!
저런 녀석, 우리들하곤 관계 없어!
<아니에스>
아, 기다려! 나도 데려가줘~!
<츠바이>
끈질겨! ...으윽, 으으...
<리히트>
츠바이... 또... 지금, 조치해줄테니까. 《찬라이트》 ...짜내라.
<츠바이>
흐, 흐흐흐, 그만해...! 괜찮은데, 정말...! 간지럽다니까...
<아니에스>
뭔가 즐거워보여. 나도 끼어들어볼까. 간질간질.
<츠바이>
아하하! ...라니! 다, 당신 뭐야! 그만해... 그만하라니까!
<아니에스>
화내버렸다.
<츠바이>
화내는게 당연하잖아! 정말! 어쨌거나, 따라오지 말라고!
자 기사, 가자!
<나레이션>
『정크』를 흩뜨리며, 피아를 쫓는다. 그런 긴박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투로,
아니에스가 말을 걸어왔다
<아니에스>
기사의 검기는 굉장하네. 어디의 유파일까? 아, 혹시 아류? 그렇다면 더욱 대단하네!
<아니에스>
...아하하. 그게, 아까는 미안해. 정말로. 나 말야, 조금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서...
사람의 구별을 할 수 없어. ...이상하지. 미안해.
<츠바이>
하아... 따라오지 말라고 말했는데. ...정말! 내 마스터한테서 떨어져!
<아니에스>
아, 미안미안. ...너한테도 못된 짓을 해버렸네. 이름, 알려줄래? 그러면 더는, 착각하지 않으니까.
<츠바이>
아ㅡ 정ㅡ말 시끄러! 츠바이야, 츠바이!
<리히트>
나는 리히트. 잘 부탁해.
<아니에스>
기사에, 츠바이에, 리히트인가. ...좋아, 기억했어. 이걸로 더는, 피아와 착각하지 않아!
<츠바이>
어째서 우리들과 그 여자를 착각한거야...
<피아>
어어어어째서일까? 당신은 망가진 탓에, 나하곤 완전. 조금도 닮지 않았는데 말이야.
<츠바이>
...윽! 피아!
<피아>
우후후후! 여러분 오래간만.
<츠바이>
헤에... 혼자서 온거야? 부하들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말?
기사와 나를 얕보지 마...!
<피아>
『얼터너티브』는 훌륭하고 완전한 대체품이야. 부하 같은게 아니란다.
인형에겐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니에스>
...피아? 당신이 피아야? ...으음, 그런 기분이 들긴하지만, 어떠려나.
뭐, 됐나. ...있지, 피아. 내 얼굴 본 적 있어?
<피아>
당신의 얼굴? 자, 어떠려나. 유용성을 보이기 위해 여러가지 했으니까,
하나하나 기억하고 있진 않다고. 아아, 하지만, 그렇네... 세번째의 기억에... 있는 듯한...
<아니에스>
그런가. 그럼, 뭐, 베어볼까. 혹시 착각이였다면... 미안해?
<피아>
우후후후후! 당신, 최악이네?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아니에스>
어떻게 됐어. 그 날부터 쭉 말이야. ...자, 모두. 저 아이를 쓰러뜨리자.
혹시 저 아이가 피아가 아니라면, 나한테 알려줘.
<나레이션>
피아가 조종하는 변환자재의 칼날을, 기사의 곧은 일도가 물리쳤다.
<피아>
칫...! 꽤 하잖아...!?
<츠바이>
흥, 당연하지. 기사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한거야?
...자, 후회해라! 나의 마스터를 해치려 한 일을!
<피아>
윽, 크으...으으...
<피아>
케케케케케! 저질러줬겠다 네놈!
<츠바이>
읏!?
<피아>
좋아! 네놈들에게 보여주겠어! 나의 유용성을 말이야!
...하지만, 하지만하지만하지만, 아픈건 싫어... 아픈건 싫어싫어싫어...!
<츠바이>
이 녀석...! 어, 어떻게 된거야...!
<피아>
아픈거 싫어! 싫은걸! 싫어, 싫어, 싫어, 정말 싫어♪
<피아>
그러니까 죽여줄게♪
<아니에스>
기사, 츠바이, 위험해! ...발도!
<피아>
아하하! 막혀버렸다! 그보다 그 검술...
아ㅡ, 생각났다! 당신, 세번째의 동쪽의 도시에서 만났던 사람이다!
오랜만이야♪ 같이 있던 여자아이는 건강해?
<아니에스>
어떠려나... 그 아이는 계속 울고 있어. 내 마음 속에서 계속.
그러니까, 나는 당신을 벤다. 죽인다. 당신의 목을, 그 아이의 묘비에 바친다.
<피아>
우와, 눈물나는 살의~ 뭐 안심해? 당신도 똑같이 해줄테니까!
이 몸도 아직 익숙하지 않고... 조금만 더 뒤에 말이야! 아하하!
<츠바이>
기다려! 놓치지 않을테...니, 까...
<피아>
유감! 리암이 남긴 기억대로, 당신은 어쩔 도리 없을만큼 불량품에 결함품인거네!
아하하하! 또 보자!
<리히트>
츠바이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어...
기사씨, 아니에스씨, 무리하게 피아를 쫓는 것은 그만두는 편이 좋아.
<아니에스>
알고 있어. 더는 누구도 잃지 않아.
<츠바이>
...윽, 나, 또? ...기사, 미안. 나 때문에, 그 여자를 놓쳐버렸어...
<아니에스>
괜찮아. 피아하곤 다시, 반드시 벨 기회가 있을테니까.
...기사, 모두들, 일단은 이 곳에서 떨어지자.
<나레이션>
걷히지 않는 먹구름, 멈추지 않는 비. 답답한 분위기의 속에서,
기사들은 피아의 발자취를 쫓고 있다.
<츠바이>
...피아. 그 녀석, 뭐야? 울다가 웃다가, 화내다가...
그 녀석이야말로, 망가진 인형 같아.
<리히트>
아니... 그녀는 인형이 아니야. 틀림없이, 인간이다.
나의 《찬라이트》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츠바이>
그 녀석이 인간? ...믿기질 않네. 그런 인간, 본 적도 없어.
<아니에스>
그러고보니, 츠바이... 몸은 괜찮아? 미안해. 츠바이가 싫은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눈치채지 못했어. 더 제대로 지켰다면 좋았을텐데.
<츠바이>
지켜? 당신이 나를? ...흥! 얕보지마! 나는 별로 아무렇지도 않아!
그냥... 그저, 아주 조금 상태가 나쁠지도 모를 뿐!
<아니에스>
...당신이야말로, 괜찮은거야? 방금, 기사랑 나를 감쌌잖아.
...다치거나 하지 않았어?
<아니에스>
응, 문제없어. 나는 강하니까. 강하니까 대단하다는 건 아니지만.
내가 더 강했더라면, 그 아이도 피아에게 살해당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츠바이>
...있잖아. 당신, 피아랑 어떤 관계야? 옛날에, 뭔가 있었던 걸로 보이는데.
<아니에스>
...나 있잖아, 여행자였어. 마음가는 대로, 바람을 따라.
세계 속을 떠돌아 다녔어. 모르던 것을 아는거나, 본적 없는 것을 보는게, 즐거웠어.
<아니에스>
그랬지만... 언제인가, 혼자인게 외로워져서 말야.
그래서 나는...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주워버렸어.
길거리에 뚝하고 주저앉아 있던, 그 아이를.
<아니에스>
...그 뒤로 나는, 그 아이와 함께 여행을 했어. 즐거웟어... 정말로.
즐겁지 않은 일이 일어나도... 이 검으로 타개할 수 있었어.
나와 그 아이는 자유롭고, 무적이였어.
<아니에스>
내가 웃으면, 그 아이가 웃었어. 내가 슬퍼하면, 그 아이도 슬퍼해줬어.
...행복했어. 그 아이는 내 분신으로... 내가 지켜야할 보물이였어. 그랬는데...
<아니에스>
...근데, 누군가 있네. 피아일까? ...피아가 아닐까.
아하하... 어떡하지.
<츠바이>
저 녀석들은... 『정크』야. 피아가 아냐...
<아니에스>
『정크』? ...그런가. 피아가 아니라면 베지 않아도 괜찮지만...
모두의 모습을 보니까, 적인거구나. 그렇다면... 베어버릴까.
<나레이션>
아니에스의 슬픈 일섬이, 『정크』들을 철저히 베었다...
<아니에스>
나는 있지... 우쭐거렸어. 어떤 악의로부터도, 그 아이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틀렸어. 그걸 안 것은... 피아를 만난 뒤였어. 너무 늦었었지.
<아니에스>
피아는 강자를 쓰러뜨려 유용성을 보이겠다고 했어. 나한테 진심을 끌어내겠다고 했어.
그리고, 피아는... 그 아이를 죽였어.
웃으면서, 울면서, 큰소리치면서, 그 아이의 몸을 아프게했어.
<아니에스>
그 아이의 얇은 가슴에, 칼날이 잠겨갔어. 그 아이의 가냘픈 갈비뼈를 칼날이 도려냈어.
나는 분노에 미쳐서 검을 뽑았어.
...하지만 이기지 못했어... 아마도.
<아니에스>
아마도라고 말한 건, 기억나지 않아서야.
정신이 들었을 땐, 시야가 새빨갛고... 나는 피투성이로 구르고 있어서...
<아니에스>
그 날부터 계속 피아를 찾고 있던거야.
...하지만, 난처해서 말이야, 몸은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머리가 상태가 나빠져서.
뭔가, 붕떠서 말이야. 둥실둥실하다고 해야할까.
<아니에스>
눈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인가, 잘 모르겠는거야.
그러니까, 미안해. 당신들을 피아와 착각해서 베려고 했던 일은, 그 때문이야.
<츠바이>
...그거, 조금 평범하지 않다고. 당신, 싸우거나해도 괜찮은거야?
<아니에스>
괜찮아. 머리에 안개가 낀 거 뿐이고... 검의 솜씨는 떨어지지 않았으니까.
<츠바이>
그런 뜻이 아니라...! 있지, 리히트! 당신의 그, 《찬라이트》로 어떻게 할 수 없는거야?
<리히트>
...미안해. 나는 인형사니까... 인간의 일은 전문외야.
...어이쿠, 츠바이!
<츠바이>
...윽, 괘, 괜찮아. 휘청였을 뿐.
<리히트>
빈도가 잦아지고 있네... 《찬라이트》로도 억제할 수 없는건가...
<아니에스>
츠바이도, 어딘가 나쁜거야...?
<츠바이>
별로 어디도 나쁘거나 하지 않아. 나쁠리가 없어. 왜냐면 나는, 변했을테니까.
『마음』을 알았을테니까. 오히려, 좋아졌을거야.
<츠바이>
아니에스, 당신이야말로 정신 똑바로 차려. 당신 같은 사람이 있으면, 기사가 걱정한다고.
내 마스터는 사람이 좋아서, 상냥하니까.
<아니에스>
아, 정말이다. 기사도 참... 그런 얼굴하지 않아도 되는데.
나를 동정해주는걸까. ...고마워. 그런거 기뻐. 든든한... 혼자가 아닌건.
<리히트>
복수를 수행하면, 아니에스씨의 목적은 달성 돼.
태어난 의미를 완수할 수 있어. 하지만, 츠바이는 달라.
<리히트>
츠바이의 용태는... 피아를 타도하더라도, 호전되지 않아.
그녀가 만들어진 의미를 완수하기 위해선... 그녀를 치료하기 위해선...
어떠한 수단이 필요해.
<리히트>
나도, 《찬라이트》를 써서 여러가지로 조사해볼게.
...나는 그다지, 전투에서 도움이 되진 않으니까. 그 정도의 일은 시켜줘.
<나레이션>
아니에스의 슬픈 토로. 그건 마치, 이 도시에 내리는 비처럼,
기사들의 마음을 적셨다...
<아니에스>
하아... 진정되네. 오랜만에, 누군가와 함께 있으니까...
<츠바이>
...당신, 계속 혼자서 피아를 찾고 있던거야?
<아니에스>
응, 그래. 누가 피아고, 누가 피아가 아닌가... 전혀 알 수 없었으니까...
찾아다녔다라기보단, 적당히 베고다녔을 뿐이지만.
<츠바이>
적당히라니... 그랬다간...
<아니에스>
아, 강한가 약한가로 구별할 수 있었으니까... 평범한 사람은 베지 않았다고 생각해. 아마도.
<츠바이>
...아니에스, 당신 정말로 괜찮은거야?
<아니에스>
괜찮은가 괜찮지 않은가로 말하자면, 전혀 괜찮지 않다고 생각해.
하지만, 어쩔 수 없어... 이렇게 된 이상은.
<리히트>
아니에스씨는...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상처를 입어버린 것 같네.
<아니에스>
그런거 같네. 아마도, 그 때 나는 죽었어. 그 아이와 함께.
<아니에스>
그러니까 여기에 있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야. 아니에스가 아니야.
그저 한 자루의, 방황하는 칼날.
<츠바이>
...당신이 말한, 그 아이라면, 지금의 당신을 보고 기뻐할까?
<아니에스>
슬퍼할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좋아. 나를 위해서 흘려주는 눈물이라면, 상관 없어.
<아니에스>
...마지막으로 봤던, 그 아이는 울고 있었어. 아파하고, 무서워하고, 울고 있었어.
피로 끈적거리는, 쓰라림의 눈물에 비하면... 슬픔의 눈물 쪽이 훨씬 나아.
<리히트>
...모두들. 『정크』가 나타난 것 같아.
<아니에스>
아, 정말이네. 그러면, 베어버려도... 괜찮지?
<나레이션>
기사와 아니에스의 검격이, 『정크』들을 베어찢었다.
<아니에스>
후우. 끝이네.
<츠바이>
...있잖아, 아니에스. 당신, 피아를 죽이고나면 어쩔 생각이야?
<아니에스>
토막낼거야.
<츠바이>
그런 게 아니라... 그 뒤에, 뭘하며 살 생각이냐는 말.
<아니에스>
아아, 그런 말인가... 으음, 어쩔까.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
<리히트>
...원수를 갚는 것만이, 아니에스씨가 사는 의미인거네.
<아니에스>
그렇게 된 거려나.
<리히트>
의미를 완수할 수 있다면, 그게 최상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해.
<츠바이>
...당신은 잘도 그렇게 말하네. 내가 만들어진 의미라거나, 그런거나...
<리히트>
응. 사람에겐 태어난 의미가 있어.
예를 들어 아니에스씨라면... 복수를 이루는 것이 그렇지.
그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에 만들어진 것에도 또한, 만들어진 의미가 있어.
<리히트>
나는 모든 만들어진 것들에게, 그 의미를 완수하게 하고 싶어.
...그러니까 츠바이, 너를 염려하고 있는거야.
<츠바이>
흥, 괜한 참견이야. ...나는 괜찮아. 결함품 따위가 아냐. 망가지거나 하지 않아.
<아니에스>
...무리하면 안돼?
...죽어버리면, 눈도 보이지 않아, 귀도 들리지 않아, 아무 것도 알 수 없게 돼버려...
아무 것도 알 수 없게 되면, 이젠, 끝이니까...
<나레이션>
츠바이의 가녀린 체구가, 떨리고, 흔들린다.
그녀의 용태가, 시시각각 악화되고 있다.
<츠바이>
...윽, 또야? 있지, 기사... 또 나, 의식을 잃었어? ...어째서?
나, 정말로 어디도 나쁘지 않은데...
<츠바이>
여러가지 장소에 가고, 여러가지 일을 하고, 인간의 상냥함이나, 따뜻함이나, 알게 됐는데.
이걸로 기사한테도, 상냥하게 대할 수 있다고, 따뜻하게 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
<피아>
우후후... 어째서라니... 당연하잖아.
당신이 되다 말았기 때문이야! 그 연구기록에도, 확실히 써있어!
당신이 실패작이라고 말이야!
<츠바이>
...윽! 피아! 몇번이고 몇번이고... 실패작이라든지, 되다 말았다든지...! 시끄럽다고!
<피아>
우후후! 화내고 있네. 인형인데 화내고 있네!
그렇구나, 당신에겐 『마음』이 있었지. 당신은 『마음』을 가진 인형이였지.
<피아>
하지만 유감. 당신은 모조품. 오르키스랑은 달라!
당신의 아빠는 그렇게 써놨다고? 『츠바이에겐 감정이 정착하지 않는다』라고! 우후후후!
<피아>
안심해... 모조품인 당신이라도, 쓸모가 있으니까.
『인간같은 인형』... 우리들과는 정반대인 존재인 당신을 타도하는 것으로...
나는, 『얼터너티브』는! 유용성을 보일 수 있어!
<아니에스>
유용성인가. 당신은 그것 뿐이네. 어째서 그런 것을 바라는거야?
어째서, 그런 것을 위해서... 그 아이를 빼앗은 거야.
<피아>
주인에게 유용성을 보이는 것이, 내가, 우리들이, 태어난 의미니까.
내가, 우리들이 강함을 보이는 것이, 주인의 바람이니까!
<츠바이>
...당신의 유용성도, 강함도, 알 바 아니야.
기사와 나에게는 관계 없어. ...아니에스라도, 그런 건 관계 없어.
당신의 사정을 강요하지마!
<피아>
관계 있어. 왜냐면, 오르키스와 츠바이를 넘어서라고, 주인께서 명하셨으니까.
강자를 쓰러뜨리라고, 주인께서 명하셨으니까.
그러니까 그렇게 한다. 우후후! 그렇게 하는거야!
<아니에스>
그래. 당신이 주인의 명령으로 움직인다면, 나는 내가 명하는 대로 움직여.
당신을 벤다.
<츠바이>
기사를 해치게 두진 않아. 기사가... 나의 마스터가 있어주는 한, 나는 쓰러지지 않아.
...오르키스에게 손대게도 두지 않아. ...절대로!
<피아>
우후후후! 한꺼번에 죽이고 뜯어서, 최악으로 만들어줄게!
<리히트>
기사씨... 그녀가 손에 갖고 있는, 그 기록... 그 안에, 츠바이를 치료할 힌트가 써있을 지도 몰라.
전투는 피할 수 없겠지만... 나도 도울테니까... 반드시 그걸, 손에 넣자.
<나레이션>
기사의 칼날과 피아의 칼날이, 격렬하게 교차했다.
<피아>
우후, 우후후후! 아하, 하하, 후후, 후후후후!
<츠바이>
당신이 얼마나 강하더라고... 기사와 우리들에겐 이길 수 없어.
끝이야, 피아. 웃으면서 죽을거라면, 훌륭하네.
<피아>
우후후... 웃어?
<피아>
케케케케... 우에에에에엥! 누구도 웃고 있지 않아요...!
<피아>
아하하... 앗하하하하!
<츠바이>
또 그거...! 지긋지긋해! 《빅토리아》!
<피아>
아하...!
<츠바이>
움직임을 멈췄다...! 기사! 아니에스!
<아니에스>
...피아. 남길 말은 없어?
<피아>
아아, 최악. 하지만, 잘 봐줬어. 그러니까, 또 만나자.
만나자! 만나자? 만나요! 우후하하에헤헤하하하하!
<아니에스>
그래, 그럼 이만.
<리히트>
...인간의 피는, 그다지 특기가 아니야. 하지만, 끝난, 걸까.
피아... 이 기록은 가져갈게. 소중하게 쓸테니까.
<츠바이>
일단은, 피아는 정리했네. 하지만, 『얼터너티브』도, 『정크』도, 아직 남아있어.
기사, 이대로 방치해둘 수는 없지? 기사랑 나로 소탕하자.
<리히트>
나도 같이 갈게. ...츠바이를 치료하기 위한 단서도, 찾은 것 같고 말이야.
<아니에스>
...나는, 어떻게 할까. 원수, 도 갚았고... 아하하... 응, 갚았네.
...어떡하지. ...아, 모두 고마워. 모두의 덕분이야. ...모두는 나의 은인이야.
<리히트>
아직 이 도시는 적의 소굴이야. ...우리들과 같이 있는 편이 좋지 않을까.
<아니에스>
그럴려나? ...그럼 그렇게 할까. 기사, 미안해. 아주 조금만 더 신세를 질게.
<츠바이>
흥. ...자, 나머지를 정리하자.
<나레이션>
피아에게 얻은, 리암의 연구기록. 리히트는 그것을 읽어나가며, 한번 숨을 내쉬었다...
<츠바이>
저기, 리히트. ...그 기록에 뭐가 쓰여있는거야? 나한테도 읽어줘.
<리히트>
...아직, 다 읽지 못했어. ...하지만, 츠바이. 너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어.
<츠바이>
하, 하아? 뭐야, 그 심각한 얼굴. 그 기록의 이야기지?
흥, 그렇다면 착각이야. 이제와서 리암에게 무슨 말을 듣건, 상처받지 않으니까.
<츠바이>
게다가... 리암의 말은, 과거의 말이야. 내 마스터는 기사니까...
기사의 말만이, 나의 전부. ...나는 불량품도, 결함품도, 되다 만 것도 아니야.
<리히트>
응, 알고 있어. 하지만... 너에게는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이런 말, 하고 싶진 않지만.
<리히트>
너는, 마음을, 감정을, 정착시키는 게 불가능해.
이 기록에 쓰인 대로라면... 지금까지, 너와 얘기하고 있단 사실이... 기적이라고 생각해.
<츠바이>
...뭐야 그거.
<리히트>
...네 몸은, 지금 바로... 마음이, 감정이, 떨어져나가고 있어.
때때로, 의식을 잃는 것은... 그 징후다.
<츠바이>
무슨 의미야... 그거.
<리히트>
말하자면... 츠바이. 네 목숨은 이제, 길지 않아.
<츠바이>
하아? 당신,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이제 됐어... 그걸 이쪽으로 넘겨!
그 녀석의... 리암이 쓴 것 따위, 나는 믿지 않아! 그런 건 찢어주겠어!
<리히트>
그만두는 편이 좋아. 여기에 쓰여진 말만이... 너를 구할, 가능성이다.
<츠바이>
가능성!? 나한테 있어 가능성은, 기사뿐이야! 그 이외는 필요 없어!
...윽, 왜, 왜야! 어째서 나는, 이런 식으로...!
<아니에스>
모두들. 둘러싸여 있어. ...벨거지?
<츠바이>
...걸리적거려!! 내가 망가지고 있다니... 그런 거 있을 수 없어! 그렇지...! 《빅토리아》!
<나레이션>
분노에 몸을 맡긴 츠바이의 일격이, 『정크』들을 산산이 부섰다.
<츠바이>
인정 못해. 나는 절대로, 인정 못해. ...그럴 게, 왜냐고.
나, 상냥해졌는데. 전보다 훨씬 기사에게 상냥히 대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츠바이>
있지, 기사는 어떻게 생각해? 내가 망가져가고 있다고 생각해?
...그런 거 아니지. 아니지...?
<리히트>
...미안. 기사씨도, 츠바이도... 미안해.
내 말이, 너무 심했네...
<츠바이>
사과하지 않아도 돼. 빨리 그걸 넘겨! 리암의 기록 따위... 지금의 나한테는 필요없어!
<리히트>
필요있어. 내가, 너를 고치기 위해선. ...너에게, 네가 만들어진 의미를 완수하게 하기 위해선.
이 기록은 반드시 필요해.
<츠바이>
...윽! 말로 해선 안된다면, 힘으로라도...!
<아니에스>
츠바이, 그만해.
<츠바이>
아니에스...! 당신하곤 관계 없잖아...!
<아니에스>
그렇지 않아. 츠바이도, 리히트도, 기사도... 나를 구해준 은인이니까.
세 사람이 아니였다면, 나 다시, 피아를 베지 못했을거야.
...은인들이 싸우는 것은 싫거든.
<츠바이>
...이상한 말 하지마. 딱히 당신을 위해서 피아를 쓰러뜨린 게 아니야.
그저, 기사를 해치려 한 일을 용서할 수 없었을 뿐.
<아니에스>
그렇다고 해도. ...일단은, 진정하자. 기사도 곤란해 하잖아.
<츠바이>
...큭.
<아니에스>
츠바이가 망가질지 어떨지는... 뭐, 어느 쪽이라도 괜찮지 않을까.
문제는, 지금 어떤지. 지금 무엇을 할지. 잖아?
<아니에스>
실제로 상태가 나쁘다면... 그 현상을 인정해.
인정하면 나아가. 인정하지 않으면... 계속 같은 장소에서, 쓰러져 있는 채로 끝나.
<츠바이>
...경험담이란 것?
<아니에스>
그래. 경험담. 그 아이를 살해당하고, 머리도 몸도 엉망진창이 돼서...
정말, 어쩔 줄을 몰랐어. 그래도 나는 있잖아, 인정했어. 그 어쩔 줄 모르겠는 것을.
<아니에스>
별로... 내 흉내를 내달라는 것은 아니야. 뒤따라줬으면 하는 것도 아냐.
그래도 말야,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분명, 그럴 수 밖에 없어.
<츠바이>
...흥.
<아니에스>
쓸데없는 참견, 미안해. ...자, 다시 『얼터너티브』였나, 쫓아가는 거지? 베자고.
그것도 또한, 우리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나레이션>
리암의 연구기록을 읽기를 마치며, 리히트는 슬프게 눈을 떨궜다.
<리히트>
리암의 기록, 읽었어. ...광기에 가까운 집념을 느꼈어.
<아니에스>
그래서, 츠바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건, 쓰여있었어?
<리히트>
...그렇네. 있었다고 생각해.
<츠바이>
애매모호하네. ...똑바로 얘기해.
<리히트>
츠바이에겐... 감정이 정착하지 않아.
희로애락... 어느 감정도, 시간이 흐르면 열화해, 떨어져버려.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리히트>
그래도 있지, 희망은 있어. 단 하나뿐인... 너에게 머물지도 모르는 감정이 있어.
그건, 한 때의 네가, 최초의 네가 갖고 있던, 순수한 기분.
<리히트>
증오.
<츠바이>
...하아? 당신... 무슨 소릴 하는거야.
<리히트>
만들어졌을 때, 눈을 떴을 때부터, 너는 너의 오리지널인 오르키스를 미워하고 있었다.
그 최초의 감정... 증오라면, 너에게 정착하는 것이 가능한 것 같다.
...라고, 기록되어있어.
<츠바이>
...뭐야, 그게. 그럼 다시, 오르키스를 미워하라는 말?
<리히트>
대상은 누구라도 상관없어. 나라도. 아니에스씨라도.
...기사씨라도 말이야.
<츠바이>
싫어. 그런 거... 싫어! ...거짓말이지. 리히트... 나를 속이고 있는거지!
그럴리 없어... 그럴리 없어! 나는, 『마음』을 알았어! 상냥해졌다고! ...내놔! 그거!
<리히트>
상관없어. ...내용은 이미, 기억했으니까.
<츠바이>
...윽! 『증오의 감정이라면, 정착할 가능성이 있다』...? 어째서야...! 거짓말이야... 이런거, 절대...!
분명, 기록이 잘못된 거야...! 그렇지, 기사... 그렇지...!?
<아니에스>
...응? 적, 인가? 저건... 『정크』가 아니네.
<리히트>
『얼터너티브』중 한명... 일까.
<츠바이>
『얼터너티브』... 그래... 그 기록은, 피아와 『얼터너티브』가 가지고 있던 것...!
있지, 당신! 당신은 알고 있는거지! 이 기록이... 여기에 쓰여 있는 것이... 진짜인지 어떤지!
<돌 슬로터>
...
<츠바이>
다물고 있지 말고 뭐라도 말해! ...말할 생각이 없다면... 억지로라도 뱉게 할테니까!
<나레이션>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돌 슬로터. 그 칼날은, 기사들의 공격을 정확히 쳐냈다.
<츠바이>
엣...!?
<아니에스>
라니... 이건... 어떻게 된거지... 기사와 츠바이와 내가 밀리다니...
<츠바이>
나 때문에? 내가, 이렇게 초조해해서...?
<아니에스>
아니, 달라. ...단순히 강해.
<츠바이>
그럴리가 없어...! 『얼터너티브』는, 피아의 수하같은 녀석들이잖아!
기사랑 내가 뒤쳐지다니, 있을 수 없어! 분명, 내 탓이야. 내 기분이 흐트러져서...
<츠바이>
괜찮아... 괜찮아... 나한테는 나의 마스터가 있어. 피아도 쓰러뜨렸고...
그런 기록 따위 거짓말. 절대로 그래...
<츠바이>
...윽! 《빅토리아》! 가라!
<돌 슬로터>
...
<츠바이>
쳐냈다!? 그런!
<아니에스>
그럼, 이건 어떨까. ...발도!
<돌 슬로터>
...
<아니에스>
어이쿠, 안되나. ...하지만, 틈은 만들었어. 기사! 츠바이!
<츠바이>
알고 있어! 기사, 저 녀석을 잡자! 그리고... 말하게 하겠어! 뱉게 하겠어!
이 기록에 있는 말은, 전부 전부 전부, 거짓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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