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차 하면서 틀딱추억 되새김질하는데 새삼 1, 2, TOB 삼부작이 정신나간 겜이라는 생각이 드네

1편은 아무래도 첫작품이라 발더스게이트를 중심으로 소드코스트에서 좀 깔짝하는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있을건 다 있음. 

악신의 더러운 피를 가지고 태어나서 애미 얼굴도 모르는 불쌍한 놈이 자칫 소드코스트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 위기를 구하는 서사도 멋지고, 메인스토리 줄기에서 벗어난 온갖 모험이 꼼꼼하게 고봉밥으로 들어차있는데다, 혜자 확장팩에서는 발더란의 자취 쫓기 + 약간 공포물스러운 웨어울프섬 탐험(여기서 씁쓸한 로맨스도 깨알같이 넣어놓음) + 본편에서 음모의 중심에 있던 도플갱어한테 멸망한 드워프일족의 탑과 악마 이야기 등등... 시발 써놓고 보니 진짜 많네

2편은 뜬금없이 먼 남쪽의 대도시 아스카틀라로 끌려가는데, npc와 퀘스트와 탐험요소로 가득한 도시를 구석구석 핥고 나서도 쿠오토아, 사후아긴, 비홀더, 일리시드, 드로우도시까지 다 때려박은 언더다크 대모험을 거쳐 엘프나라 설다네셀라를 구하는 영웅이 되고

거기에 확장팩이라기보단 그냥 3편으로 쳐도 될 스케일의 TOB에 와서는 나와 마찬가지로 바알의 피를 이어받은 필멸자를 초월한 힘을 가진 형제들을 다 때려잡고 최종적으로 바알의 심복이었던 다크스토커를 무려 바알의 왕좌에서 9레벨 마법을 퍼부으며 쳐죽이고 '모든 신들이 주목하는 대사건의 주인공'인 나님에게 너 아빠처럼 될래 아님 포기할래 선택을 요구받는...

스케일이 엄청나게 큰데 그렇다고 밀도가 떨어지지도 않고, 포가튼렐름의 재밌는 온갖 것들을 마구잡이 때려넣은 시발섹스게임이었네..

출발은 그저 암살자들에게 쫓기는 불쌍한 청년이었는데 종국엔 신성을 획득하냐 마냐를 고민하는 에픽히어로가 되는 뽕이 차다못해 빤스가 다 젖는 서사 실화냐..

이후로 아이스윈드데일, 네버윈터나이트, 토먼트 등등 할 수 있는 crpg는 거의 다 해봤지만 결국 발더스를 능가하는 재미와 감동을 준 작품은 없었던거 같다

저런걸 어떻게 만들었나 신기할 정도고, 스벤빈케가 왜 3편을 만들고싶어 안달이 났는지 새삼 이해하게 됐다

틀딱들이 괜히 주인공 직업 바꿔서 수십회차를 한게 아니었어... 아 뽕차서 2회차 잠시 멈춰놓고 트릴로지 하러 간다